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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 남북한의 3.1운동 기념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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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6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북한은 더 이상 핵이 자신을 지켜줄 수 있다는 기대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진정으로 평화와 체제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개방과 변화의 길 / 한 때 ‘3.1 인민봉기의 날’이란 이름으로 기념보고회 형식으로 행사를 하던 것도 근년에는 일절 중단 / 3.1운동을 주도한 민족 지도자 33인도 일제에게 독립을 구걸한 나약한 부르주아라고 평가 절하하고.)

한국에서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제96주년 3.1절에 전국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풍성하게 펼쳐졌습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3.1절 기념식을 개최하고 기념식에 맞춰 정부서울청사 본관과 광화문 거리 주요빌딩 벽면에 대형 태극기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3.1절 공동결의문을 우리 민족끼리에 게재하고 통일은 외세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야 한다는 외세론만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제96주년 3.1절 기념사에서 광복 7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몸을 바치신 순국선열들의 희생과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께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며 3.1 운동은 한국의 기적의 역사를 일구어낸 믿거름이라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남녀노소 신분과 계층 종교와 사상의 차이를 뛰어넘어 오직 독립을 향한 열망과 애국심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민족 대단결의 3.1운동 정신은 우리 대한민국이 가난과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반세기 만에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을 동시에 꽃피우는 ‘기적의 역사’를 일구어낸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우리 민족은 70년 전 오랜 항일투쟁의 결과로 되찾은 독립의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남과 북으로 갈라져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고 분단국가로서 지금까지 군사적 대치와 긴장을 이어 오고 있다며 분단 70년을 또다시 반복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정부는 통일이 꿈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이며, 미래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실질적인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통일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남북 모두에 축복이 되는 구체적인 통일 준비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통일 준비는 결코 북한을 고립시키는데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박 대통령은 또한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와서 공동 번영과 평화의 길로 가도록 하자고 강조하면서 이산가족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남북이 함께 하자고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북한은 더 이상 남북대화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진정성 있는 대화와 변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모든 협력의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합니다. 무엇보다 남북 이산가족들의 절절한 염원을 풀어드리는 것이 시급한 일입니다. 이산가족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매년 남한에서만 4천 명 가까운 이산가족들이 세상을 뜨고 있는 비극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과 상봉의 정례화, 서신교환 등 이산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협의를 조속히 갖기 바랍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민생차원의 협력과 민족문화 보전사업의 확대도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금년 중에 남북한 간 의미 있는 스포츠, 문화, 예술 분야 교류와 민생차원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족 동질성 회복에 기여하는 순수 민간교류를 적극 장려할 것입니다. 남북한은 민족문화 보전사업의 확대와 역사 공동연구에 착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60여 년 간 단절된 남북 간 철도운행 재개를 위한 철도 복원사업 등 이행 가능한 남북 공동 프로젝트를 협의해서 추진하는 것도 남북 모두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북한은 더 이상 핵이 자신을 지켜줄 수 있다는 기대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진정으로 평화와 체제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개방과 변화의 길로 나오기를 바랍니다.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으로부터 올해 남북한이 3.1운동 기념행사를 어떻게 치렀는지 알아봅니다.

임채욱 선생: 서울에서는 지난 3월 1일 3.1절 기념행사가 세종문화 회관에서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지요. 물론 대통령이 참석해서 기념사도 했지요. 서울에서는 정부 주관 행사 외에도 민간단체가 개별적으로 여는 행사도 많지요. 그런데 평양에서는 기념행사 같은 것이 없었습니다. 한 때 ‘3.1 인민봉기의 날’이란 이름으로 기념보고회 형식으로 행사를 하던 것도 근년에는 일절 중단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의 3.1절이 3.1정신을 구현하여 통일조국을 이룩하려는 기념행사라면 평양에서는 김일성 아버지 김형직이 주도했다는 ‘3.1인민봉기’가 있을 뿐이었는데 그조차 흐지부지합니다.

과연 남한과 북한은 3.1정신을 어떻게 이어 받고 있는지에 대한 임채욱 선생의 설명입니다.

임채욱 선생: 서울에서의 3.1절은 상해임시정부에서 부르던 대로 ‘3.1절’이라 부르면서 저 기미년 3월 1일에 외쳤던 자주와 단결, 그리고 평화라는 독립선언서에 담긴 이념을 3.1정신으로 규정하면서 이를 내세웁니다만 평양에서는 이러한 33인의 독립선언서 정신도 무시합니다. 독립선언서에는 정의, 인도, 생존이 민족적 요구라고 밝히면서 광명정대하게 행동할 것을 주장했는데 평양은 이를 투항주의라고 보지요. 그래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33인도 민족대표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들이 민족대표라고 자처하지만 부르주아 사대주의자들일 뿐이어서 우리 독립을 외국에 청원하는 의존적 태도를 보였다고 비난하지요. 결국 3.1운동은 독립을 얻는데 실패한 운동이라고 보고 폄하하는 것이지요.

임채욱 선생은 북한은 3.1운동의 참뜻을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합니다.

임채욱 선생: 북한이 자기들 이념에 따라 3.1운동이 실패했다고 보더라도 사실 왜곡은 하지 말아야 할 텐데 사실을 왜곡까지 하고 있지요. 우선 3.1운동이 서울이 아닌 평양에서 먼저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1919년 3월 1일 평양 장대재에 있는 숭덕여학교에서 수천 명이 참가한 가운데 학생대표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면서 시작되었다는 말을 합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그 때 8살이던 김일성이 참가해서 30리 길을 걸었다는 말도 합니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김일성 아버지 되는 김형직이가 만세시위를 이끌었다는 말도 합니다. 김일성이 참가하고 그 아버지가 이끌었는데도 실패했다고 규정하는 것은 평양에서는 옳게 했는데 서울의 부르주아 사대주의자 때문에 실패했다고 부각시키려는 것이지요.

과연 북한 주민들은 3.1운동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자유아시아방송 정영 기자의 설명입니다.

정영 기자: 김 씨 일가에 대한 우상화 선전에 이용하고 있는데요. 북한주민들도 혁명역사 교과서를 읽고 또 북한 당국이 김씨 일가의 혁명 역사로 미화하면서 배포했기 때문에, 주민들은 3.1운동 자체에 대해 아는 것이 아니고 김일성 일가가 3.1운동에 깊숙이 개입해서 나라의 독립과 일제를 반대하는 그런 애국 운동을 했다 이런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정영 기자는 북한에 있을 때 3.1운동을 김일성 일가의 우상화에 활용한다고 들려줍니다.

정영 기자: 어린 김일성도 8살의 나이에 만세를 부르면서 만경대에서부터 보통문 앞까지 30리를 만세를 외치면서 행진했다면서 그걸 사진으로 형상화 한 작품까지 주민들에게 선전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인민들은 아! 김일성은 8살의 어린 나이에도 애국심이 불타고 일제의 총칼에도 굴하지 않고 만세를 부른 정말 애국 소년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그때 8살 나이에 무슨 철이 있거나 그 내용을 정확히 알겠습니까? 8살에 말이에요. 그러나 북한은 이렇게 거국적인 3.1운동을 김씨 일가의 우상화에 이용함으로써 운동 자체의 어떤 내용 전반을 왜곡하는 그런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교과서에 3.1운동이 수록되어 있지 않다면서 더더구나 유관순 열사를 알지도 못한다고 말해줍니다.

정영 기자 : 북한주민들은 유관순 열사를 잘 모르지요. 물론 교과서에도 수록되지 않았고요. 그리고 3.1운동을 주도한 민족 지도자 33인도 일제에게 독립을 구걸한 나약한 부르주아라고 평가 절하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3.1운동의 어떤 성과 그리고 실패 원인을 따질때 빼놓지 않는 것이 3.1운동이 김일성과 같은 애국적인 영도자의 지도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엔 실패한 운동이었다고 이렇게 왜곡을 하고 있습니다.

정영 기자는 지금도 북한은 3.1운동을 대미 대남 선전에 열을 올린다고 강조합니다.

정영 기자: 대미, 대남 선동을 위해서 주민들에게 외세에 짓밟히면 이렇게 3.1운동처럼 가혹한 외세의 탄압도 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다시 외세에 먹히지 않으려면 제도, 체제에 대한 보위 이런 정신이 강해야 한다. 이런 걸 강조하는 쪽으로 선동하고 있습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