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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 남북한의 정월 대보름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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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을 맞은 지난 5일 강원 춘천시 공지천 의암공원에서 달맞이축제가 열려 행사 참가자들이 쥐불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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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SER: 대보름달 달을 보며 소원을 기원할 때 남북한 주민 누구나가 통일을 가장 큰 소원 / 어렸을 적에 대보름 때는 부럼도 까고 더위를 팔아요 / 대보름 맞이해서 특별식사 떡과 나물 오곡밥 부럼 호두도 나눠 들고 그런 즐거운 시간

정월 대보름을 기억하십니까? 정월 대보름은 우리조상들이 지켜 전승해준 큰 명절입니다. 정월 대보름에는 여름철 더위를 막아준다는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우리 조상들은 먹었습니다. 해가 뜨기 전 생밤, 은행, 잣, 땅콩 같은 견과류를 깨서 먹으면 이가 튼튼해지며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더불어 귀밝이술이라고 해서 보름날 아침에 차가운 청주 한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일 년 내내 좋은 소식을 듣는다고 하였습니다. 정월 대보름을 맞아 한국에서는 서울을 비롯 지방 곳곳에서 갖가지 전통놀이와 정월 대보름의 참 뜻을 기렸습니다. 탈북자들 말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정월 대보름에 꼭 먹는 음식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명태입니다. 명태를 먹어야 허리 통증에 좋다고 하여 먹는다고 합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에서 줄넘기, 연 띄우기 등의 민속놀이를 하는 등 근로자, 청소년 학생들이 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정월 대보름명절을 즐겁게 보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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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욱 선생은 정월 대보름은 달 때문에 정해진 명절이라고 설명합니다.

임채욱 선생: 우리 선조들은 대보름도 설명절의 일환으로 봤습니다. 설과 대보름은 달 때문에 정해진 명절이지요. 해는 낮 시간이 길어졌다 짧아졌다 하지만 없어지지는 않는데, 달은 떠오르다가 안 보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달을 보면서 달 모양에 따라 동식물이나 사람 생활의 변화가 이뤄진다고 보고 달이 나타나지 않으면 물리적인 삶이 전환되는 시기라고 봤지요. 달은 음력으로 초하루에는 보이지 않다가 초사흘이 되면 초승달로 떠오르고 보름이면 완전히 둥글게 되지요. 이처럼 차고 기우는 달을 기준으로 생겨난 새해의 시작이 설이지요. 음력 정월 초하루는 달이 가장 이즈러진 상태로 가는 해와 작별하고 새해를 맞는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대보름은 달이 가장 크게 차오르는 날이므로 활동이 왕성하게 되는 날이지요. 그런가 하면 옛날에는 일년 중 해가 가장 짧은 동짓날을 작은 설로 보기도 했지요. 그것은 동지가 지나면 바로 해가 길어지기 때문에 동지가 일 년의 출발이 된다는 뜻이기도 했지요. 태양을 양이라 하고 달을 음이라 해서 동지는 태양을 중심으로 삼는 태양력에 의한 명절이고 설과 대보름은 달을 중심으로 삼는 태음력에 의한 명절이지요.

임채욱 선생의 우리 조상들 달에게 풍년과 소원을 빌던 전통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임채욱 선생: 우리나라 세시 민속놀이 절반이 설날에서 대보름 사이에 있다고 하지요. 달에게 풍년을 빌고 소원을, 대보름 날 아침에는 오곡으로 밥을 짓습니다. 설에 떡국으로 차례를 지내는 것과 다르지요. 오곡은 곡식을 총칭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보름날 오곡밥을 짓는 것은 대체로 찹쌀 차수수 차좁쌀 붉은 팥 검정콩으로 짓지요. 물론 맵쌀이 들어가도 괜찮지요. 그리고 귀밝이 술을 마시지요. 또 아침 식사 전에 일 년 무사태평을 위해 부스럼을 깨지요. 밤 호두 잣 은행 같은 견과류를 깨서 먹지요. 그러면 종기 난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믿었지요. 또 보름날 연 날리는 아이들은 액연을 띄워 보내는 행위도 하지요. 그동안 띄우던 연에 “액을 보낸다”는 뜻의 글자를 써서 띄우다가 해질 무렵이 되면 그 연줄을 끊어버리는 것이지요.

임채욱 선생은 남북한이 대보름을 민족명절로 쇠고 있다고 들려줍니다.

임채욱 선생: 대보름을 민족명절로 쇠는 것은 남과 북이 다 같습니다. 북한에서는 오랫동안 잊힐 듯 찾지 못하다가 1990년대 들어서서 대보름도 챙기게 되지요. 그것도 최고 지도자의 한 마디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음력설, 청명 단오 추석을 4대 민족명절로 쇠도록 하면서 대보름도 설명절의 연장으로 달맞이 놀이, 횃불 놀이, 연날리기 줄다리기 등 민속놀이를 하는 날로 쇠고 있어 반갑지요. 대보름달 달을 보며 소원을 기원할 때 남북한 주민 누구나가 통일을 가장 큰 소원으로 빌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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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톤 인근 볼티모어 한인 노인센터에서는 지난 4일 정월 대보름 맞이 잔치를 열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지은 총무의 설명입니다.

이지은: 볼티모어 어르신들을 위해서 지난 3월 4일에 정월 대보름 잔치를 열었어요. 미국에서 이민 생활하시는 노인분들을 위해서 고향을 그리는 의미에서 대보름 잔치를 열었고요. 70여 명의 한인 노인들이 오셔서 몇 명씩 팀을 이뤄 윷놀이하시고 1, 2, 3등 하신 분들에게는 상품을 드렸고요. 대보름 맞이해서 특별식사 떡과 나물 오곡밥 부럼 호두도 나눠 들고 그런 즐거운 시간을 지냈습니다. 그래 저희 노인센터는 고향 그리는 노인분들 위해서 해마다 설 잔치라든지, 대보름 추석 때 전통잔치를 열어서 다 함께 모여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총무는 외롭게 지내시는 어른신들이 많이 참석한다고 말합니다.

이지은: 미국 이민 생활하시면서 멀리 떨어져 자녀분 사는 경우 가족끼리 모이는 그런 시간이 없기 때문에 저희가 행사를 열면 적극적으로 참여하세요.

워싱턴 영남향우회는 정월대보름 잔치를 오는 27일 갖기로 하고 경로잔치를 겸한다고 제임스 차 사무총장은 전합니다.

제임스 차: 저희가 영남향우회 주최로 4회째 행사를 갖게되고요. 지난 3년 동안 매년 메시아 장로교회에서 노인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을 위주로 해서 한 150여 분이 참석하십니다. 그분들에게 정월대보름을 맞아서 식사와 떡과 조그마한 선물을 드리고 있습니다.

제임스 차 사무총장은 어른 공경하는 마음으로 매년 정월 대보름 행사를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제임스 차: 일단 저도 한국에 아버지 어머니가 살아 계시고요. 저희가 어른 공경하는 취지에서 아파트에 계신 분들 오셔서 함께 식사하고 여러 가지 문화 공연들을 통해서 그분들이 기쁘게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고 매년 이 행사를 하게 됐습니다.

한 실향민의 정월 대보름의 대한 추억담입니다.

김 모: 우리가 어렸을 때 한 9, 10살 어렸을 적에 대보름 때는 부럼도 까고 더위를 팔아요. 친구들 이름 불러서 내 더위 팔아 내 더위 사라 그러고 더위를 팔았다고요. 그러면 여름에 더위를 안 탄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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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월 대보름에 한국인들이 가장 즐거 먹는 오곡밥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오곡밥 재료는 멥쌀 4컵, 차조 반 컵, 팥 반 컵, 검은콩 반 컵, 땅콩 반 컵, 차수수 반 컵, 소금 한 큰술, 물 7컵입니다.

오곡밥 만들어 볼까요.

먼저 멥쌀과 찹쌀은 각각 씻어서 인 다음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빼놓습니다. 차조와 차수수도 씻어서 이는데 차수수는 특히 여러 번 문질러 씻어 떫은 맛을 없애야 합니다. 팥은 씻어서 인 다음 팥이 터지지 않을 정도로 잠깐 동안 삶습니다. 팥을 삶아낸 물은 7컵으로 만들어 나중에 밥물로 씁니다. 검은콩과 밤콩은 씻어서 물에 담궈 충분히 불립니다. 이제 준비된 멥쌀, 찹쌀, 차수수, 검은콩, 팥을 함께 섞고 밥물을 부은 다음 소금으로 간을 맞춰 끓인다. 끓을 때 차조를 얹고 밥물이 잦아들 때까지 뜸을 푹 들입니다. 그리고 그릇에 풀 때는 골고루 섞어서 푸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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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