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풍 :: 통일문화산책: 북 주민들, 서울말 배우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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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27일 국가정보원에 매수된 남한 간첩 2명을 정탐·모략 혐의로 체포했다며 이들의 기자회견을 녹화 방송했다. 북한은 체포된 최춘길 씨가 남한 드라마를 불법적으로 유포하려 했다면서 남한 드라마 일부 장면을 노출시켰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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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SER: 평양에서 요즘 서울말 하는 것이 유행이 돼서 포고문이 내려지고 그랬어요. 우리 아름다운 평양말이 남조선 말에 퇴색될 위험에 처 있다. /김일성 자신도 시인했듯이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표준어라고 하면 마치 서울말을 표준으로 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될 수 있으므로 문화어란 말을 만들어낸 / 군인들 속에서 지방 말투를 쓰지 말 것에 대한 지시가 내려져서 평양 문화어를 사용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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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오늘은 평양 문화어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북한에서 서울말 배우기 열풍에 대한 것들을 찾아가 봅니다.

북한에서 서울말 배우기가 1980년대 말부터 상류층 사회에서 시작된 것으로 지금은 일반 주민들에게도 퍼졌다고 합니다. 서울 말씨를 쓰면 북송 교포로 간주해서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는 채널 A 텔레비전 방송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한 한 탈북 여성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 평양에서 요즘 서울말 하는 것 유행이 돼서 포고문이 내려지고 그랬어요. 우리 아름다운 평양말이 남조선 말에 퇴색될 위험에 처 있다. 평양말 지키기 위해서 남조선 말 하는 사람들은 적발할지 바로 신고를 하라 했어요. 그런데 그러거나 말거나 요즘 젊은 여자들이 / 아니거든 그렇잖아 해요 / 길거리 지나가면서 얘기를 했는데 보위지도원이 딱 스쳐 지나간 거에요. / 애 내들이 남조선 말을 하는 것을 딱 듣고 / 야 어디 길거리에서 남조선 말하고 그랬어 / 애 내가 결정적인 증거가 없으니까 뻐긴 거에요. / 아니에요. 잘못 들으신 거야요. 저희 평양말 했지요. / 그러니까 / 이 간나들이 거짓말하는 것 봐라. 내가 한참을 따라 가면서 들었거든 / 보위원 역시 한국 드라마에 쩔어 있던 터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남한말이 나온 거에요. / 그래 여대생 한 명이 그러는 지도원 동지는 왜 남조선 말을 하십니까/ 거든 이란말을 북한에서 안 쓰거든요. / 그랬단 말이야 아니란 말이야 이렇게 써요. / 한동안 침묵이 흐르더니 / 운 좋은 줄 알라오 해 조용히 풀려났어요.

그렇다면 북한 지방 사투리를 알아봅니다. 비교적 남쪽 사람들이 알아듣기 쉬운 북한 사투리도 있습니다. 연탁(연착), 시당(시장), 달마구(단추), 지낙(저녁), 지간(주머니), 맥장구(개구리), ‘그것 했네?’(그것 했니), ‘내래 듣습니다’(내가 듣습니다.), ‘왔으꼬마’(왔습니다.), ‘드러갔슴메?(들어갔습니까), ‘왔으까이?’(왔습니까)등등 이고요. 그러나 아래와 같은 함경도 사투리는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젠날에사 돈 있는 사램이나 병원에 갔지비’(전날에야 돈 있는 사람이나 병원에 갔지요), 여기서 멀지 애임’(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그럼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의 이야기 들어봅니다.

임채욱 선생: 특히 함경도 사투리는 문화어인 평양말과 어조 억양 말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의 언어교제를 원만히 할 수 없게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함경도 사투리는 말마디의 첫 소리를 높이는 반면 끝마디는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고, 필요 없이 소리마디를 줄이는 현상도 있으며, 문화어의 기준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문화어인 평양말은 아주 좋은 말이지만, 사투리는 나쁜 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화어는 설령 ‘지주 놈의 상통’ ’대가리를 돌로 까부수다’라는 식으로 험악하게 표현되어도 훌륭한 말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사투리는 ‘낡은 사회의 언어생활이 빚어낸 사회적 유물의 하나’이기 때문에 당연히 없어져야 할 말이고, 따라서 모든 분야에서 문화어인 평양말을 사용해야 하며, 소설 연극 영화 대사도 문화어만 사용해야 합니다. 다만 역사 소설의 경우에는 옛날 말이나 사투리를 제한적으로 쓸 수는 있으나, 이 경우에도 장면 묘사나 등장인물의 설명은 문화어로 해야 한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한 탈북인도 표준어 쓰라는 기억이 있다고 들려줍니다.

: 평양말 쓰고 문화어 쓰라고 했어요. 80년도 그때에 문화어를 많이 쓸 때에 대해서 이야기 했는데.

북한에서 군 복무한 경험 있는 한 탈북인은 1988년 김정일의 지시로 사투리를 쓰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들려줍니다.

: 제가 88년도에 군에 입대 했을 때 저는 지방에서 군에 입대했습니다. 그럴 때에 김정일의 지시가 있었습니다; 88년 4월에 지시가 내려져서 군인들 속에서 지방 말투를 쓰지 말 것에 대한 지시가 내려져서 평양 문화어를 사용해라 이런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그래 가지고 군 안에서도 지방 사람들 말투를 고칠 것에 대해서 강하게 요구를 했었는데

앞에서 북한에서는 함경도 사투리나 평안도 사투리 모두 사용이 억제된다고 했는데, 그 억제가 다음과 같은 말을 보면 순수 언어적 관점에서만 강조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사투리를 아무 거리낌 없이 쓴다면 위대한 수령의 은혜로론 사랑 속에 꽃 피어난 문화어 규범들이 빛을 내지 못하게 되며, 귀여운 꽃봉오리들에게까지 낡은 언어생활의 유물이 오염되게 되다는 것입니다. 결국 사투리도 김일성이 강조하는 문화어를 위해서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김일성이 강조한 문화어는 어떤 말인지 임채욱 선생이 설명해 줍니다.

임채욱 선생: 평양 문화어는 1966년 5월 14일 김일성이 북한의 언어학자들 앞에서 우리말의 민족적 특성을 옳게 살려 나가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가운데 처음 등장했습니다. 김일성의 말은 ‘혁명의 수도인 평양말을 기준으로 하여 발전시킨 우리말을 표준어라고 하는 것보다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옳습니다. 문화어란 말도 그리 좋은 것은 못 되지만 그래도 그렇게 고쳐 부르는 것이 낫습니다.‘ 그렇습니다. 김일성 자신도 시인했듯이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표준어라고 하면 마치 서울말을 표준으로 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될 수 있으므로 문화어란 말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문화어는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데도 북한에서는 문화어의 역사적 뿌리를 이른바 항일혁명투쟁시기에서 찾고 있다고 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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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찾는 문화어 뿌리를 찾아가 봅니다. 북한에서의 문화어는 김일성이 항일무장투쟁시기 언어분야에서 이룩한 혁명전통을 계승해 자라난 언어, 일제의 민족어 말살 정책으로부터 우리말과 글을 지켜낸 언어인 반면에 한자말이 판치고 영어 일본말 찌끼가 섞여 모국어 자격을 잃은 서울말과 똑같이 표준어라 부를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같은 북한 주장에 대한 임채욱 선생의 반박 설명입니다.

임채욱 선생: 그렇습니다. 서울말은 김일성이 듣기에는 ‘잘 먹고 잘 사는 부르죠아놈들과 관료통지배들이나 좋아하는 말’이며 ‘여자들이 남자에게 아양을 떨기 위하여 하는 코맹맹이 소리’ 라는 것이지요. 반면에 ‘평양말은 수십 년간 민족문화가 찬란히 꽃핀 수도의 말로서 세련되게 다듬어진 말이어서 서울말보다 비할 바 없이 우월하’고 뽐내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한국의 언어학자가 듣기에도 북한 문화어는 거친 말투와 웅변조의 억양을 지닌 것이 특징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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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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