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 김일성 문풍 따라 배우기

오디오 오디오 (다운받기)

nk_announcer_600
사진은 북한 아나운서가 이날 오후 3시에 조선중앙TV 방송시작을 알리는 장면.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MUSIC

TEASER: 김일성 문풍 따라 배우기는 김일성 말의 내용뿐 아니라 억양, 음색 등 그 형식까지 배우는 /김부자를 3대 세습으로 세우는 가장 큰 역할을 방송 작가들 그리고 엘리트들이 했습니다. / 아나운서는 올바른 한국어를 사랑하고 지키는 사람인데요

 

문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문풍을 한국에서는 학문을 숭상하는 풍습 또는 문장의 풍류를 말하지만, 북한에서는 ‘사회적으로 인식되는 표현의 체계 또는 그러한 말의 품격으로 정의되는데 한마디로 말을 하고 글을 쓰는 기풍을 말합니다. 그래서 문풍에는 단어, 말과 글의 구성과 짜임, 문체적 특성 등 언어사용의 기풍을 북한에선 문풍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북한에서 김일성 문풍 따라 배우기에 대해 알아봅니다.

 

북한에서 문화어는 김일성의 혁명적 문풍을 구현한 말이며, 김일성 말을 따라 하기라고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은 특정 짓습니다.

 

임채욱 선생: 평양 문화어 사용 강조는 단순히 언어 규범화와 관련된 실무적인 일이 아니라 ‘수령’의 언어 사상과 당의 언어 정책을 구현하는 영예로운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화어를 잘 쓰기 위해서는 김일성의 문풍을 배워야 합니다. 김일성 문풍 따라 배우기는 김일성의 말의 내용뿐 아니라 억양, 음색 등 그 형식까지 배우는 것을 말합니다. 김일성 문풍 따라 배우기는 1986년부터는 김정일 문풍을 따라 배우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986년 5월 14일에 있었던 언어 토론회에서는 김정일의 문풍을 따라 배울것을 결정했습니다. 김정일의 특출한 창조력에 의해 혁명적 문풍의 위대한 모범이 생겨났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는 채널 A 텔레비전 방송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한 한 탈북 여성이 북한에서 방송작가로 일한 경험의 이야기 들려줍니다.

 

탈북여성: 김부자를 3대 세습으로 세우는 가장 큰 역할을 방송 작가들 그리고 엘리트들이 했습니다. 김일성이 처음에 정권을 잡았을 때 국민을 움직이려면 사상이라는 것이 필요했는데 그 사상을 황장엽 선생의 인간 중심 철학을 가져다가 자기의 주체사상으로 만들었고 그 주체사상으로 전국에 무장하게끔 하는 데 있어서 작가들이 전적으로 김일성을 흠모하게 하고 김일성을 우상화 작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구호나무 같은 것들을 써서 항일혁명투쟁을 김일성이 해왔다. 그리고 또 김정일도 백두산에서 광명성으로 태어났다는 것들을 전부 가작으로 해서 작가들이 만들었지요.

 

김일성 3대 세습을 위해 일했다는 이 탈북여성은 북한에서 방송작가나 문화예술계에 활동하는 사람들의 대우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봅니다.

 

탈북여성: 실지로 김일성이 엄청나게 작가들과 문화예술계에 일꾼들에게 굉장히 많은 관심을 돌려줬고 차도 주고 휴양지도 만들고 전적으로 우산장 해금강 호텔 이런 창작 기지들을 만들어 작가들을 파견했고, 또 우유, 커피, 사과 북한주민들이 못 먹어 본 것들을 전부 작가 예술가들은 먹였어요.

 

북한에서 아나운서를 한 탈북여성이 북한에서 방송한 경험으로 한 토막의 내용을 가상해 들려줍니다.

 

탈북여성: 그리운 국방부 동무들아 그동안 잘 있었니 오늘은 미국놈들을 때려부신 재미나고 신 나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겠단다.

 

북한에서 혁명적 문풍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고 있습니다. 첫째, 김일성에 대한 존칭과 높이는 말마디들을 잘 쓰고 있습니다. 김일성을 말할 때 ‘노동계급의 가장 위대한 수령’ ‘인민의 자애로운 어버이’ 같은 말을 만들어내며, ‘-시고’ ‘-시며’ ‘-께서’ 같은 말을 써서 높이기를 아주 잘합니다. ‘-시고’ ‘-시며’ 같은 표현은 육당 최남선 선생의 ‘백두산 근참기’에 나오는 표현입니다. 둘째, 김정일은 말할 때 우리말 어휘들을 잘 찾아 쓰며 또 속담이나 성구를 적절히 사용했고, 셋째, 짧은 형식의 문장을 쓰면서 명언을 많이 만들어내며 전투적인 표현을 잘하고 있습니다. ‘충효는 혁명가의 최고 인격이다’ ‘사상과 뜻이 높으면 인품도 높다’ ‘혁명적 수령관’ ‘절대화’ ‘사상전’ 같은 말들이 그것입니다.

 

임채욱 선생은 북한말 자체를 아예 김일성 민족어로 규정해 버렸다고 말합니다.

 

답변: 김일성 부자의 문풍을 따라 배우는 것은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라는 기치 아래 북한 주민 모두의 사상이 같아야 하듯이 언어생활도 ‘하나의 가락에 천만의 가락을 맞추고 하나의 선율에 천만의 선율을 맞추는 통일 단결’을 추구하려는 정책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은 언어생활에서도 김일성 부자가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로 따라 하라’고 요구되고 있는 것입니다. 1997년에는 김일성 영생화 작업의 일환으로 북한말 자체를 아예 ‘김일성민족어’로 규정해 버렸습니다.

북한에서도 사회적 실용성과 세련미 때문에 서울말을 쓰는 것이 유행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서울말은 한국 어느 지역 사람이나 가장 듣기 좋은 말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한 논문에 보면 남한에서 경기도를 제외한 타도 사람 75% 이상이 서울말이 가장 듣기 좋다고 했고, 서울 경기도 사람은 92%가 서울말을 가장 듣기 좋은 말이라고 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잠시 한국의KBS 월드 방송에서 전 세계 한국인들에게 올바른 한국말을 가르쳐주는 것에 대해 알아봅니다. 두근두근 한국어를 진행하는 가애란 아나운서의 음성 그리고 한국말 함께 배워볼까요?

 

가애란: 아나운서는 올바른 한국어를 사랑하고 지키는 사람인데요. 이제부터 여러분이 한국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제가 책임질게요. / 안녕하세요. 윤백희입니다./안녕하세요. 사모님 건강하시죠./ 들어가세요./ 네 모두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죠. 가장 대표적인 한국어 인사말은 바로 안녕하세요. 입니다. 이 안녕하세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녕이에요. 안녕을 잘 활용하면 여러 가지 인사를 할 수 있는데요. 이 안녕이라는 말은 아무런 문제도 없이 편안한 상태를 말합니다. 친구처럼 친한사이에는 안녕---하고 인사를 할 수 있지요. 안녕 삼동아 삼동아 안녕 이렇게 안녕을 앞이나 뒤에 넣어서 인사를 하면 돼요. 안녕하세요는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하는 예의 바른 인사인데요. 더 격식을 갖추면 안녕하십니까? 라고도 할 수 있어요. 친구에게는 안녕,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어른에게는 안녕하세요. 더 격식을 갖추면 안녕하십니까? 안녕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잊지 마세요.

 

임채욱 선생은 한국에서 보는 북한의 문화어는 ‘표준어의 사생아 아니면 정치적 소수 집단에 의해 인위적으로 왜곡된 우리말의 변종’ 정도이고, 북한에서 보는 한국의 표준어는 ‘외래어로 말미암아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손상되고 오염된 민족어의 수치스러운 부분’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해 줍니다.

 

임채욱 선생: 한국에서는 흔히 남북한 언어의 이질화에 대해서 남쪽은 1933년에 제정된 맞춤법통일안을 그대로 쓰는 등 변화가 없는데, 북쪽이 의도적으로 바꿨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말 자체가 달라져서 언어의 이질화가 온 것이 아니라, 남북한이 다 같이 언어 규범을 변화시켰기 때문에 어느 한 쪽에만 이질화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말에는 혼이 있고, 생명이 있다고 하지요. 그것은 말도 생명체처럼 새로 생기기도 하고, 또는 소멸하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생명체는 반드시 호르몬이라는 자체 분비물 외에도 외부의 주입물인 비타민이 있어야 건강하다고 하지요. 이러한 관점은 나라의 언어 정책에도 해당됩니다.

 

임채욱 선생은 표준어는 대체로 한 나라의 정치 문화 혹은 교통 중심지인 수도의 말인데, 이것은 말의 자연 추세를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임채욱 선생: 표준어는 대체로 한 나라의 정치 문화 혹은 교통 중심지인 수도의 말인데 이것은 말의 자연 주세를 감안한 것이라고 보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수도라는 우위성을 이용하여 수도에서 쓰는 말의 영향을 온 나라에 빠르게 미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런 뜻에서 평양말이 북한의 표준말이 되었다고 하더라고 평양이 한반도의 중심이 아닌 이상, 서울말에 비해서 사투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와서 등장한 문화어의 평양 중심설 탈피 주장은 여러 면에서 주목되고 있습니다.

 

MUSIC BRIDGE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획,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