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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남북한의 공유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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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북한주민들은 석가모니와 예수의 탄생일 대신 수령의 탄생일을 기념합니다. 그리고 불교 교리나 예수교 교리 대신 수령의 말씀을 공부하고 그대로 생활해야 합니다. / 개천절은 남한에서 국경일로 매년 기념식과 여러 행사가 열리고 있죠. 북한에서는 1994년부터 개천절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군제라는 이름으로 열다가 1998년부터는 개천절 행사라고 하고 있습니다.

통일문화산책 오늘은 남북한에서 기념일은 어떤 의미를 가지며 남북한에서 공통적으로 기념하는 공유 기념일에 관해 알아봅니다.

서울문화 평양문화 통일문화 책 소제목 공유 기념일과 행사 내용에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999년 11월 3일 광주에서는 대통령이 참석한 광주학생운동 70주년 기념행사가 있었다. 현직 대통령이 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1964년 박정희 대통령 이후 35년 만이다. 광주학생운동은 3.1운동에 이은 크고도 중요한 민족운동이었다. 북한에서는 매년 11월 2일이나 3일에는 어김없이 기념 보고회를 열고 있다. 1999년 11월 2일에 광주학생운동 70돐 평양시 청년 학생보고회를 열고 남조선 인민들과 청년학생들이 남조선 괴뢰 호전광들의 전쟁도발 소동과 민족반역자들의 사대매국책동을 단호히 짓부숴 버리는 투쟁을 벌이자고 역설했다는 내용인데요. 남북한의 공유 기념일이 너무나 상반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은 남북한에서 기념일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임채욱 선생: 분단 이후 70년간 남북한은 각기 다른 역사 궤적을 그려 왔으므로 기념일도 각기 다르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남북한은 분단 이전 하나였고 같은 조상을 모셨기에 분단 전부터 기념해 왔던 공통의 기념일이야 당연히 많습니다. 말하자면 8. 15 광복 이전에 있었던 역사와 관계되는 수많은 기념일은 남북한에서 공통으로 기념해야 공유기념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따져보면 남북한에서 기념일은 각기의 기념일이 있겠고 또 공통적으로 기념하는 기념일도 있겠습니다. 각기의 기념일이야 해당되는 곳에서만 기념하지만, 공통의 기념일은 같은 뜻으로 기념하는 날이 되겠군요.

남북한에서 공통으로 기념하는 공유 기념일에 관해 알아봅니다.

임채욱 선생: 공유기념일도 분단이전 공유기념일이 있고 분단 후에 새로 생긴 공유기념일이 있다. 민속명절, 다시 말해서 설이라든가, 추석, 한식, 단오 같은 조상대대로 기념해 온 명절을 빼고도 역사적 기념일이야 수없이 많지요. 기념일이라 해서 가령 이성계가 조선을 세운 날까지 기념하는 것은 아니지요. 최근 일제강점기로 인한 기념일만 보더라도 3.1운동, 6. 10 만세운동, 광주학생사건, 8. 15광복절이 있지요. 남북 분단 이후에 생겨난 공통의 기념일도 있지요. 가장 중요한 게 6. 25전쟁 기념일이고 7. 27 휴전기념일, 7.4 남북공동성명 발표기념일, 6.15남북공동선언발표기념일이 있군요.

자유아시아방송의 칼럼니스트 탈북자 출신 김현아 교수는 남한에서 맞아 본 종교 명절에 관해 들려줍니다.

김현아 교수: 남한에서 특이한 것은 종교명절을 휴일로 정한 것입니다. 남한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불교,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 등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불교에는 초파일이라는 명절이 있습니다. 초파일은 석가탄신일로 음력 4월 8일인데 양력으로 5월 초입니다. 이날은 석가모니가 이 세상에 와서 중생들에게 광명을 준 날이라고 합니다. 초파일은 불교의 가장 큰 명절로서, 기념법회, 연등놀이, 관등놀이 등 각종 기념행사가 열립니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중국•일본•인도 등지에서도 연등놀이가 열립니다.

김현아 교수는 남한에서와 달리 북한에서는 석가탄신일이나 성탄절을 기념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김현아 교수: 북한만은 석가탄신일도, 성탄절도 기념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북한은 수령의 생일을 기념합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정하고 이날에 각종 행사를 조직합니다. 그래서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에도 종교가 있다고 합니다. 북한의 종교는 김일성교라는 것입니다. 북한주민들은 석가모니와 예수의 탄생일 대신 수령의 탄생일을 기념합니다. 그리고 불교교리나 예수교교리 대신 수령의 말씀을 공부하고, 그대로 생활해야 합니다. 충실성의 4대 원칙은 종교에서 하느님을 받드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당의 유일적령도체계의 10대 원칙에는 수령을 신격화하고 권위를 절대화해야 한다고 공공연하게 밝혀놓고 있습니다. 신격화란 다시 말하면 수령을 신처럼 모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1972년 7.4 남북공동선언은 남북의 양 정권이 통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최초의 합의로서 큰 의의를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임채욱 선생으로부터 남북한에서 7.4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는 차이점을 알아봅니다.

임채욱 선생: 1972년 7월 4일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발표된 남북공동성명은 전문과 7개항에서 분단조국을 통일하기 위한 기본원칙과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해야 할 중요과제까지 설정한 남북한 당국의 합의 문서였지요. 그러나 남북대화가 이듬해 1973년 8월 중단되면서 이 문서는 휴지조각처럼 되어 버렸는데, 남북한 다 같이 한동안은 7월 4일이면 공동성명의 의의를 되새기는 토론회를 연다든가 하면서 기념했는데 지금은 남북한 다 이날 별 행사 없이 보내지요. 북한은 1992년 공동성명 발표 20주년이 되던 해부터 공동성명의 3원칙, 즉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 김일성의 제안이었다고 말한 다음부터는 여기에 초점을 맞춰 성명도 내고 했지요. 특히 남한에 비해 북한은 대남 보도 공세만은 잊지않고 매년 계속하고 있습니다.

분단이전 공유기념일 중 8.15 광복절은 어떻게 기념하는지에 관한 임채욱 선생의 설명입니다.

임채욱 선생: 남북한에서 공통으로 기념하는 공유기념일인 3월 1일 독립만세운동, 8월 15일 해방기념일, 10월 3일 개천절 중에서 국경일 수준인 것은 8.15기념일뿐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날이 광복절이고 북한에서는 해방기념일로 되어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광복절이 대한민국 정부수립기념일과 겹치지만 광복에 비중을 두고 기념을 하고 있지요.

북한에서는 초기에 소련에 의한 해방기념을 강조하여 명칭도 ‘위대한 소비에트 군대에 의한 조선인민의 8.15해방 경축대회’라고 했지요. 기념식장에는 소련국기와 인공기가 함께 내걸렸고 소련국가가 연주되기도 했지요. 해방과정에서 소련의 역할이 컸음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1950년대 말까지는 이런 형식으로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들어서면서 중국과 소련 사이에 중소이념 분쟁이 생기자 기념식 명칭에서 ‘소비에트’라는 표현을 없애버립니다.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기념행사 규모도 축소되고 중앙보고대회라는 것도 없애버립니다. 20주년, 30주년 대회를 원산, 청진같은 지방에서 여는 것으로 끝냈지요. 1990년대에는 중앙보고대회가 두 차례 정도 열리고는 남북한, 그리고 해외동포들이 모여서 범민족대회라는 형태로 무슨 축전처럼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8.15기념일 행사는 크게 열지 않는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남북한에서 3. 1운동기념일은 어떻게 기념하는지!

임채욱 선생: 3.1운동 기념일도 매년 성대하게 여는 남한에 비해 ‘3.1인민봉기의 날’이라면서 중앙보고회 형식으로 열기는 하지요. 하지만 남한에서처럼 3.1독립선언서 낭독도 없이 바로 보고문만 읽고 ‘김정일 노래’ 연주로 식을 끝내고 있지요. 보고 내용은 대개 3.1인민봉기가 평양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는데, 그 시위를 이끈 사람들은 김일성 아버지인 김형직이가 가르친 청년들이었다는 것입니다. 김일성도 3.1만세 시위에 일곱 살 나이로 참가했지만 3.1절 행사를 축소하는 것은 이 운동이 큰 지도자가 이끌지 못해서 실패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김일성은 나중에 이 행사가 축소된 것을 박창옥 같은 사람이 3.1운동을 잘못 평가해서 그렇게 되었다면서 그에게 책임을 돌려 버립니다.

임채욱 선생은 남한에선 매년 개천절 행사를 갖는 것과는 달리 북한에선 1994년부터 개천절 행사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채욱 선생: 10월 3일 개천절은 단군이 나라를 세운 날이지요. 본래는 양력 10월 3일이 아니라 음력 10월 3일이지만 1949년 대한민국 문교부가 음력을 양력으로 바꾸기 위한 위원회도 구성했으나 환산이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그대로 양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정한 것이지요. 개천절은 남한에서 국경일로 매년 기념식과 여러 행사가 열리고 있죠. 북한에서는 1994년부터 개천절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군제라는 이름으로 열다가 1998년부터는 개천절행사라고 하고 있습니다. 행사는 평양시 강동군 대박산에 있는 단군릉에서 대체로 제사, 기념사, 연설, 예술공연 순으로 진행되죠. 북한에서 단군행사가 열리게 된 것은 1993년 단군릉이 발견됐기 때문에 단군이 신화 속에 나타나는 인물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인물이라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그간에는 단군을 부인해왔지요. 단군을 신화 상의 인물이라고 부인하기보다 그 실제인물로 평가하는 것이 정통성을 주장하는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본 것이죠. 어떻든 뒤늦게라도 단군을 인정하는 행사를 여는 것만도 좋게 평가할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