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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남북한 행사장의 만세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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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북한에서도 만세 개념은 있습니다. ‘만세삼창’ 형식은 없습니다. / 1호 행사 조직과에서 그렇게 박수를 치면서 만세를 부르라고 시키거든요. 그래서 강제적으로 시키기 때문에 그런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는 겁니다.

서울문화 평양문화 통일문화 책 소제목 공유 기념일과 행사 중 만세 삼창 부문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기념행사에서 으레 만세 삼창이 있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진 것 같다. 학교 운동회나 단체의 단합대회, 무슨 규탄대회 때 볼 수 있던 것도 옛 이야기이다. 그래도 3.1 운동 기념식 때는 만세 삼창이 외쳐진다. 하기야 한국에서 각종 행사에 등장하는 국민의례도 틀에 박힌 것이고, 행사 끝에 하는 만세 삼창도 못마땅하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만세 삼창이라면 흔히들 일본의 만세 삼창을 연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유래를 따져 올라가면 만세의 뿌리는 우리 조상들이 신 나면 손을 들고 외쳤던 야허나 중국의 산호만세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야허는 만세 동작처럼 손을 위로 쳐들과 외치는 모습인데, 씨름판에서 상대를 눕힐 때나 산에서 큰 나무를 잘라 눕힐 때 지르던 함성이었다. 오늘날 만세가 승리의 외침으로 불러진다면, 만세 대신에 야허를 외쳐도 무방할 것 같다. 1897년 9월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가 되던 날, 지금의 조선호텔 자리인 원구단에서 등극 의례를 행하면서 이 산호만세가 처음으로 불러졌다고 한다.

통일문화산책 오늘은 남북한 행사장에서 갖는 만세삼창의 의미와 유래에 관해 알아봅니다.

남북한 행사장 모습은 어떻게 다른지 임채욱 선생의 설명입니다.

임채욱 선생: 한국에서는 국가적 행사나 지방자치단체 행사, 또는 개별 기관이나 단체 행사에서는 국민의례부터 시작합니다. 국민의례에는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이 포함되죠. 그다음 기념사나 치사, 축사가 이어지는데 북한에서는 해당 행사 관련 보고회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그래서 정해진 보고자가 나와서 보고를 하게 되는데 이때 보고가 끝나면 연설도 합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보고와 연설은 그 성격을 달리하죠. 보고는 해당 기념행사와 관계되는 전반적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고 연설은 어느 한 부분만 언급하는 것을 말합니다.

임 선생은 남북한에서의 구체적인 행사 내용도 소개합니다.

임채욱 선생: 가령 삼일운동 기념식을 보면 한국에서는 국민의례 다음에 저 유명한 3.1 독립선언서를 먼저 낭독합니다. 그다음 대통령 기념사가 있고 3.1절 관계 공연이 있고, 3.1절 노래 제창이 이어진 다음 만세삼창으로 끝납니다. 한편, 북한의 3.1절 기념식은 가장 먼저 보고를 하는데, 보고자는 대체로 조국 통일 민주주의 전선이란 단체의 의장이나 서기국장이 맡는데 어쩌다가 당비서가 맡는 경우도 있었지요. 보고가 끝나면 김일성이나 김정일 만수무강을 비는 음악 연주로 끝내고 있습니다. 기념식도 3월 1일 당일이 아니라 하루 전인 2월 28일에 행하고 있지요.

임 선생은 한국 행사에서처럼 만세 삼창이 북한에서는 없다고 말합니다.

임채욱 선생: 북한의 행사에서 만세삼창은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3.1절 행사 외에는 만세3창이 잘 없지만, 3.1절 행사 만은 반드시 만세삼창을 하고 있죠. 3.1운동은 3.1만세운동이라 할 정도로 만세로 시작했고, 만세로 이어진 민족운동이었죠. 그래서 한국의 3.1절 행사에서는 독립유공자가 반드시 만세3창을 외치는 것으로 끝을 내고 있습니다.

만세3창의 유래는 어떠하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임채욱 선생: 잘 모르는 사람들 중에는 만세3창이 일본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신나면 손을 높이 쳐들고 ‘야허’라고 외쳤습니다. 야허는 씨름판에서 상대방을 눕혔을 때나 산에서 큰 나무를 잘라 눕혔을 때 외치던 소리였지요. 만세가 찝찝하면 ‘야허’라고 외친들 어떻겠습니까. 만세란 말도 사실은 일본 이전에 중국에서 쓰던 말이었죠. 중국에선 ‘산호만세’라고 해서 의례주재자가 ‘산호’라고 외치면 참가자들은 ‘만세’라고 화답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제국주의자들이 들어오기 전, 1897년 고종임금이 대한제국 황제가 되던 날, 산호만세를 불렀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1889년에 일본 왕이 행차할 때 국민들로 하여금 연도에서 엎드려 고개를 숙이게 하느냐 하다가 서양식으로 손들고 환호를 하게 하자고 결정을 하고 중국의 예를 따라 만세를 부르도록 한 것이 만세삼창의 시초였습니다. 그러니까 만세3창이 꼭 일본에서 왔다고 볼 필요가 없지요.

만세삼창이 담고 있는 독립정신의 뜻에 대한 설명입니다.

임채욱 선생: 우리나라에서 만세는 항일독립운동 기간에 독립정신의 상징으로 용솟음쳤다고 하겠습니다. 하르빈 역에서 일본 총리대신이던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쏜 안중근 의사는 ‘대한 독립만세’를 비장하게 외쳤습니다. 또 청산리 전투에서 이긴 김좌진 장군과 병사들도 ‘대한 독립만세’를 목매어 외쳤으니 만세는 진정 우리 민족에게 있어 항일투쟁의 외침이었죠.

북한에서는 왜 만세3창을 하지 않는지?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도 만세 개념은 있습니다. ‘혁명사상 만세’라든가 ‘김정일 동지 만세’같이 만세라는 말을 씁니다. 그리고 북한 군중들은 그들 지도자가 나타나면 ‘만세’, ‘만세’라고 외칩니다. 이렇게 만세의 뜻도 있고 행위도 있지만, ‘만세삼창’형식은 없습니다. 북한에서 만세는 좋은 뜻으로 부르는 ‘만세’ 외에 대충하면서 일이 잘되는 것으로 허풍 치는 것도 만세를 부른다고 합니다. 김일성은 말하기를 “만세만 부르는 사람이 당에 충실한 사람이 아니다. 만세는 안 불러도 당 사업을 잘하는 사람이 충실한 사람이다”라고도 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만세를 부르는 것보다 일 잘하는 것이 낫다”고도 말했지요. 말하자면 허풍친 사람이 많아서 주민들이 만세를 부르는 것도 부정적이 된 것이지요. 이에 따라 북한에서 만세는 당과 수령을 위한 구호로서는 남았지만, 동작으로서의 만세삼창은 소멸하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정영 기자는 북한에서 만세삼창은 만세를 세 번 부르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정영: 만세삼창을 안 하는 것은 아니고요. 뭐 정치 행사 예를 들어서 김일성 김정일 찬양하는 정치 행사가 가끔 있거든요. 김일성 주석 생일이라든가 아니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그리고 요즘에는 김정은 시대이기 때문에 뭐 생일이나 사대명절을 기해서 정치 행사를 하는데요. 그때는 만세 삼창을 하거든요. 만세 삼창이라는게 뭐 만세 세 번을 부르는 게 아니고요. 열광적으로 환호하면서 박수를 치면서 외치는 구호가 만세거든요. 만세를 세 번만 부르는 것이 아니고, 여러 번, 한 1분에서 3분 정도 열호하는 그런 관행을 보이고 있는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만세 삼창이라는 것은 3.1일 반일 애국 시위 때 만세 삼창을 하지 않았습니까? 개인을 숭상하거나 김 씨 일가 외에 다른 사람을 찬양하는 그런 만세를 부르지 못하게 되어 있고요. 예를 들어서 장성택 2013년도 처형되지 않았습니까? 그때도 장성택 측근들이 1번 동지, 장 부장 동지, 이런 만세를 불렀다가는 골로 가는 현상이 있습니다.

정영 기자는 북한에선 정치 행사 때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정영: 우리가 가끔씩 조선 중앙텔레비전을 통해서 보게 되는데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인들과 만난다거나 혹은 훈련 일꾼대회나 이런 커다란 대회에 나갔을 때는 1호 사진을 찍거든요. 1호 사진을 찍을 때는 한 100명, 200명, 최고 한 500명씩 연단에 쭉 세워 놓는데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한 번씩 당과 국가의 지도 간부들과 함께 사진 배경대에 다가가거든요. 그럴 때 거기에 선 참가자들이 열광적으로 박수를 치면서 만세를 부르는데요. 정말 정상이 아닐 정도로 열호하는 것으로 자꾸 비춰지곤 하는데 그때는 1호 행사 조직과에서 그렇게 박수를 치면서 만세를 부르라고 시키거든요. 그래서 막 박수를 치면서 만세를 부르는데 정치행사 때 마다 그걸 보면 정말 주민들이, 거기 참가자들이 지도자를 향해서 좋아하는 것 같지요. 사실을 그렇지 않거든요. 강제적으로 시키기 때문에 그런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는 겁니다.

북한의 행사장에서는 합창 시를 읊고 있는데?

임채욱 선생: 한국의 행사장에서는 관련되는 공연을 하기도 하지요. 3.1절 행사나 광복절 행사, 개천절 행사에서 음악, 무용들 곁들인 공연을 하는데 북한에서는 합창 시를 공연하고 있습니다. 합창 시는 여러 사람이 시나 대사를 집단적으로 읊는 것인데 하나의 대사를 노래하듯이 똑같은 속도, 박자, 억양으로 제창하기도 하고 합창하기도 하며 또 독창으로 읊기도 합니다. 30분 이상 계속되기도 하고 온갖 표정과 동작들이 섞여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