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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남북한의 개천절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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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평양 단군릉에서 열린 개천절 남북 공동기념행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북한에서는 강동군에 단군릉이 웅장하게 건립되었지만, 역사교육보다는 김일성 위대성을 선전하기 위한 우상화 자료로 많이 사용되고 / 북한에서 단군 관계 논문에서 단군은 주체사상이라는 프리즘을 통해야만 보이는 한계를 알게 합니다.

백과사전 위키백과에 개천절(開天節)은 대한민국의 국경일의 하나로, 날짜는 10월 3일입니다.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세운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하늘을 열었다는 ‘개천(開天)’이란 말은 환웅이 하늘에서 백두산의 신단수 아래로 내려온 것, 혹은 기원전 2333년에 단군이 고조선을 처음 건국한 것을 의미합니다. 이날에는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를 게양합니다. 현재 대종교의 4대 경절로 중광절 · 어천절 · 가경절 · 개천절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통일문화산책 오늘은 10월 3일 개천절을 맞아 남북한이 단군의 존재를 보는 관점과 개천절이 통일문화 형성에 가져올 의미를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으로부터 알아봅니다.

먼저 개천절의 유래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임채욱 선생: 개천절은 단군이 나라를 세운 것을 기리는 날이지요. 우리나라가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기 전인 1900년에 단군을 기리는 개천행사를 했는데, 이 전통이 상해 임시정부에도 이어져서 국경일로 정해졌지요. 광복 후 대한민국 정부는 이를 계승하여 1949년 개천절을 국경일로 정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매년 기념행사를 거행해 오고 있지요.

북한에서도 단군을 기리는 행사를 10월 3일에 행한다고 하지요.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는 1994년 12월에 단군제라는 이름으로 첫 행사를 했는데 이듬해부터는 한국에서처럼 10월 3일에 개최하고 있습니다. 1998년부터는 행사명칭도 ‘개천절 행사’로 변경했습니다.

단군행사에 어째서 개천절이란 의미가 붙었나요?

임채욱 선생: 개천절의 개천은 하늘을 연다는 의미로 환인이라는 천신이 하늘을 열어 아들인 환웅을 땅으로 내려보내는 것을 말합니다. 그 내려온 곳이 태백산으로 알려졌습니다. 환웅은 하늘에서 내려올 때 무리를 3천 명을 데리고 오는데 그 가운데는 바람을 다스리는 풍백, 구름을 다스리는 운사, 비를 다스리는 우사가 포함되지요. 환웅은 곡식과 사람의 운명과 병, 형벌, 선악 등 인간의 360가지 일을 맡아서 세상을 다스리게 되지요. 이 때 범 한 마리와 곰 한 마리가 있어 환웅에게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빌어서 환웅은 쑥 한줌과 마늘 스물 쪽을 주면서 이걸 먹고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곰은 이를 잘 지켜 스물하루 만에 여자로 되었으나 호랑이는 이를 못 참아서 사람이 되지 못했지요. 그 뒤 사람이 된 웅녀가 아기 갖기를 원해서 환웅이 사람으로 변해서 웅녀를 잉태시키지요. 여기에서 단군이 태어납니다. 단군은 서기전 2333년에 나라를 세우는데 단군조선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이죠. 따라서 단군은 우리나라 최초의 개국 시조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군은 개국 시조는 되지만, 민족의 시조라고는 하기는 어렵겠지요.

북한에서는 단군 존재를 부인해온 것으로 알려지는데 어떻게 단군을 찾게 되었는지요?

임채욱 선생: 아시다시피 북한에서는 정권수립 후부터 한 번도 단군 관계 행사를 한 일이 없었지요. 그러다가 1993년 10월에 평양특별시 안에 있는 강동군에서 단군릉이 발견되었다고 발표하면서부터인데, 이 능을 김일성 지시로 개축공사를 해서 현재 단군릉이라고 하고 있지요. 단군릉이 있는 곳은 강동군 강동읍에서 서북쪽으로 좀 떨어진 문흥리 대박산 동남쪽 기슭이지요. 처음 이곳에서 유물이 많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두 사람분의 팔다리뼈와 골반뼈가 나와서 이를 감정해보니 남녀의 뼈로 나타 되고 다시 남자뼈를 두 개 연구기관에서 전자상자성공명법이란 방법으로 측정을 해보니 둘 다 5011년 전의 사람뼈라서 단군의 유골로 판명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군은 신화에 나타나는 인물이 아니라 실재인물이라는 것이지요.

북한의 단군인식 흐름은?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 단군은 언급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지요. 공산주의 식 사고로서는 단군은 신화에 나타나는 대상일 뿐이었죠. 교과서에도 단군은 가르치지 않았고 연구도 하지 않은 것이지요. 그러다가 1960년대에 이지린이라는 역사학자가 단군은 죽은 뒤 하늘에 간 것이 아니라 아사달의 산신이 되었으므로 하늘의 신이 아니라 땅 위의 군주라는 주장을 내놓습니다. 그 후 20년이 지난 1980년대 말 쯤 강인숙이란 역사학자가 단군신화는 후세에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단군조선이 건국될 때 이미 형성된 것이므로 역사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합니다. 그러다가 단군릉을 발견했다는 1993년 10월 이후부터는 단군이 실제로 살아 있었던 왕이라는 주장을 하는 발표모임도 열고 연구논문도 나오게 되지요.

북한의 단군 관을 자세하게 설명한다면?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 단군에 대한 연구를 보면 세 가지로 설명됩니다. 첫째가 단군은 분명히 5011년 전에 태어난 실존인물이고 둘째 단군이 오늘의 평양에 세운 고조선이 우리나라 최초의 고대국가이며, 셋째 오늘의 평양은 단군의 출생지이며 건국지이고 또 고조선의 수도이며 조선 민족의 발상지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단군을 신화의 주인공에서 일약 국조요, 민족의 시조로 만들어 버리는데서 더 나아가서 통일문제로까지 연결시킵니다.

단군 문제를 통일문제에까지 연결시킨 그 내용을 들어볼까요?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 말하는 주장은 이렇습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을 우려하는 북과 남, 해외의 모든 동포들은 정견과 신앙, 재산 유무의 차이를 초월하여 단군을 조상으로 하는 같은 민족이라는 물보다 더 진한 피의 동질성을 우선시하면서 외세에 의해 이 지구상에서 우리 민족만이 겪고 있는 분단의 비극을 조선의 넋, 민족의 폭넓은 도량으로 끝장내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남북한이 단군을 모신 개천절 행사도 공동으로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임채욱 선생: 2002년 10월 3일 그러니까 13년 전 개천절 날, 서울에서는 정부주관으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외에도 남북한 민간단체가 주관하는 단군행사가 서울과 평양에서 열렸는데 서울에서 열린 행사에는 북한 인사들이 한 사람도 없었는데 평양 단군릉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남쪽에서 간 사람들이 기념식에도 참석하고 학술토론 행사에도 참가했으니 절름발이 공동행사나 마찬가지였지요. 더욱이 북한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단군의 건국 정신인 홍익인간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으니 이는 단군을 올바르게 인식 못 하거나 알면서도 필요한 내용만 인정하겠다는 것이니 공동행사가 된 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홍익인간 정신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자는 뜻으로 사람끼리 서로 돕고 북돋워서 서로 잘 살게 하자는 인류 호혜평등과 공생공영의 길을 말하는 것이지요. 이것을 외면한다면 배고픈 인민과 거들먹거리는 당 간부가 서로 눈 흘기는 북한에서 단군이 무슨 의미를 갖겠습니까.

그래도 단군이 갖는 통일문화에서의 의미를 찾는다면?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는 그간 단군을 외면한 데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단군 존재를 강조하고 있지만, 그것은 잘 들여다보면 주체사상이란 내용을 담기 위해서 필요한 하나의 형식으로만 단군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단군 관계 논문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이 가르쳐 준 주체사상으로 단군 문제를 풀었다고 말하는데, 이를 보면 단군은 주체사상이라는 프리즘을 통해야만 보이는 한계를 알게 합니다. 북한이 진정으로 단군을 찾으려면 1997년부터 사용 중인 주체연호를 그만두고 서기와 함께 단기를 쓰는 일부터라도 해야 할 것입니다. 실로 포옹과 화합이라는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은 민족의 일체감으로 승화돼서 남북이 하나 되는데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2011년 10월 3일 방송 ‘단군 조선과 김일성 조선’편 내용 일부를 함께 듣겠습니다.

김광진: 남한에서는 조선의 시조 단군의 뜻을 기려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정신과 함께 10월 3일을 국경일로 정하여 제천행사를 비롯해 민족의 뿌리인 단군신앙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사정이 다르죠. 비록 평양 시 강동군에 단군릉이 웅장하게 건립되었지만 역사교육보다는 김일성 위대성을 선전하기 위한 우상화 자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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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