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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남북한의 상징수와 선호숫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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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11일 국방부는 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북 추정 무인기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기체에 숫자가 적혀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우리 민족의 상징수는 33이 아닐까 싶군요. 3.1 독립만세 시위 때 33인이 이끌었고 지금도 서울에서는 보신각종을 33번을 치고 /김일성은 숫자 9를 좋아하였는지 자기의 신변을 보위하는 호위사령부 부대의 명칭을 ‘963군 부대’라고 지었습니다. 앞자리에 9라는 숫자를 놓고 뒷자리에 붙은 숫자 6과 3을 합하면 합이 9가 되도록

남한의 중앙일보는 2012년에 한 중 일이 좋아하는 수와 싫어하는 수에 관한 기사가 실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사람이 좋아하는 숫자는 3이다. 한두 개로는 뭔가 부족하고 아쉽다고 느낀다. 그래서 가위바위보나 게임을 할 때도 한두 번으로는 안 되고 삼세번을 해야 패배를 인정하고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착하고 아름다운 여주인공은 셋째 딸이 많고 아들도 대개 삼 형제다. 일상생활에서도 삼색 나물이나 삼색 과일 등 3과 관련된 낱말이 많다.

한국사람이 3을 좋아하는 역사는 단군신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환웅이 천부인 세 개를 주어 인간세상을 다스리게 했다거나 무리 삼천을 이끌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왔다는 이야기에는 공통으로 3이 들어 있다. 비•바람•구름 등 세 가지를 다스리는 사람을 두었다거나 곰이 삼칠일을 잘 참고 견뎌 여자가 됐다는 것에도 모두 3이란 숫자가 들어 있다.

중국인들은 8을 행운의 숫자로 여기고 좋아한다. 숫자 ‘八(빠)’의 발음이 ‘돈을 벌다’는 ‘파차이(發財)’의 ‘파(發)’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 날짜를 2008년 8월 8일 8시로 정한 것을 봐도 중국인들이 8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중국에서 8자로만 된 자동차 번호판은 경매에서 몇천만 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은 ‘7’과 ‘8’을 좋아한다. ‘7’은 한국처럼 '러키(lucky) 7'이라고 해서 좋아하고 '8(八)'은 점점 번창(발전)하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좋아한다.

3국이 싫어하는 숫자도 다소 차이가 있다. ‘4’는 공통적으로 꺼리는 숫자다. ‘죽을 사(死)’자로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은 9도 싫어한다. 일본어에서 ‘구(く)’로 시작되는 말이 대개 ‘고생(くろう, 구로), 똥(くそ, 구소), 어두운(暗い, 구라이), 쓸모없는(くだらない, 구다라나이) 낡아빠지다(くたびれる, 구타비레루) 등과 같이 좋지 않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다. ‘빗(くし, 구시)’은 ‘구(く)’로 발음 난다는 이유만으로 일본인들이 싫어한다. 아무리 새 빗이라도 길에 떨어진 것은 줍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빗’이 ‘빚’과 발음이 같으므로 길거리에서 ‘빗’을 주워오면 ‘빚을 진다’고 해서 꺼리는 이가 있기는 하다. 중국인은 ‘3’과 ‘7’을 싫어한다. ‘싼(三)’과 ‘흩어지다’는 뜻의 ‘싼(散)’이 발음이 비슷해 ‘3’을 싫어하는 것이다. '7'은 ‘치(七)’와 ‘화내다’를 뜻하는 ‘성치(生氣)’의 ‘치(氣)’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싫어한다. ‘3’과 ‘7’을 좋아하는 한국인과는 대조적이다.

‘인간존재는 수에 둘러싸여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은 수나 숫자를 의식하면서 살아간 다 할 것입니다. 통일문화산책 오늘은 남북한의 상징 수라든가, 선호 수가 어떤 것인지 그 세계를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상징 수나 선호 숫자에 대해 말해주시겠습니까?

임채욱 선생: 네. 우선 수와 숫자는 다른 개념이란 것부터 말씀드릴게요. 여기에 1234란 숫자가 있다면 이건 1234만큼의 수량을 나타내고 있지요. 이때 쓰인 1, 2. 3. 4는 각각 1을 나타내는 기호, 2를 나타내는 기호, 3을 나타내는 기호, 4를 나타내는 기호이지만 합하면 1234란 수량을 나타내는 숫자가 되지요. 그러니까 숫자는 수를 표현하기 위한 기호이지요. 그 숫자는 1에서 10까지 있지만, 그것이 나타내는 수는 무한하지요.

11도 있고 534도 있고 15000도 있고 100만도 있지요. 수는 단위만 해도 일, 십, 백, 천, 만, 억, 조에서 끝나지 않지요. 현재 한국의 연간 국가 예산이 몇백 조 단위로 되어 있습니다만 이것이 늘어나면 다음은 경(京) 단위, 그다음은 해(垓), 이런 식으로 나가지요. 일경이 10의 16 제곱인데, 그 이상 되는 10의 64 제곱도 있고, 또 그보다 많은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숫자 중에서 어떤 의미를 나타내려고 하는 숫자가 상징 수지요. 상징 수는 1, 3. 5처럼 한 자리 숫자로 되기보다 두 개가 합해서 어떤 것을 상징하는 것도 있지요. 가령 8.15라든가 10. 26처럼 두 개 숫자가 무슨 내용을 상징하는 것이지요. 물론 12, 15, 18처럼 두 자리 숫자도 있고 386, 415처럼 두 자리 이상의 숫자로 된 것도 있지요. 선호숫자도 1, 3, 5처럼 한 자리 숫자도 있지만 두 자리, 세 자리 숫자도 있을 수 있지요.

사람마다 나라마다 상징 수가 있고 선호숫자가 있는지요.

임채욱 선생: 상징 수는 일괄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선호숫자는 나름대로는 다 있다고 봐도 되겠죠.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좋은 수, 길수와 싫어하는 수 다시 말해서 기피 수가 있지요. 이처럼 나라마다, 민족마다 좋아하는 숫자가 있기 마련이죠. 개인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조선조 고종은 3과 7을 지극히 좋아했다든가, 미국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의 야구선수 래리 워커는 3에 집착한 나머지 등번호 33, 결혼날짜 10월 3일 3시 33분, 타석에 스윙도 딱 3번만 하는 괴짜였다고 합니다. 나라별로는 중국이나 일본은 8을 선호하는데 베트남 사람은 8을 싫어한다든가, 그리스 사람이 4, 7, 12를 좋아하는데 이탈리아 사람은 13과 17을 싫어하는 것 등 다 다르지요. 결국, 선호하는 숫자가 나중에 상징 수가 될 수도 있겠지요.

우리 민족의 상징수나 선호숫자는요?

임채욱 선생: 우리 민족의 상징수는 33이 아닐까 싶군요. 3.1독립만세 시위 때 33인이 이끌었고 지금도 서울에서는 보신각종을 33번을 치고 있지요. 선호숫자도 3이나 9일 것 같지요? 우리 민족은 예나 지금이나 3을 특히 좋아하지요. 물론 3은 세계적으로도 좋아하는 보편적인 길수이지요.

북한은 상징조작을 중시한다는 면에서 상징 수라든가 선호숫자를 많이 찾을 것 같습니다.

임채욱 선생: 그렇습니다. 북한은 상징을 많이 찾는 편이지요. 상징 수는 아무래도 9. 9라든가 10. 10, 7. 27 같은 게 되겠지요. 9월 9일 정권을 세웠고 10월 10일 노동당을 창건했으며 7월 27일 휴전일을 전승절로 격상해서 기념하는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지요. 그밖에 상징 수를 찾아보면 아주 많습니다. 가령 평양 대동강 쑥섬에 통일전선탑을 세웠는데 56개의 화강암으로 이뤄졌습니다. 이것은 1948년 4월에 있었던 남북정치협상회의에 참가한 정당이나 단체가 쉰여섯 개라는 것을 상징하고 있죠. 1997년 김일성 사망 3주기에 영생탑을 세웠는데 높이는 82m, 탑 양쪽면에 새겨진 진달래는 82송이였습니다. 이건 김일성 사망 나이를 나타내고 있죠. 이런 건 간단히 알아차릴 수 있는데 주체사상탑이 25,550개 화강암으로 축조됐다는 것은 알고 보니 김일성 70회 생일 때 맞춰 70년을 날로 바꾸면 그렇다는 것이군요. 또 있죠. 낙랑구역 통일거리에 세워진 조국통일 3대헌장기념탑은 밑변이 61.5m랍니다. 이건 6.15선언을 나타내기 위해 61. 5라는 수를 쓴 것입니다. 참 단군릉 계단은 1,994개라는데 이건 단군릉이 개축된 해 1994년을 상징하는 것이라는군요. 또 많지요. 북한 간부들에게 주는 차량 번호 앞자리가 216으로 되어 있는 것은 김정일 생일 2월 16일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김정일 명언을 2016개를 모아 책을 만든다든가 하기도 하죠. 더 걸작도 있죠. 평안북도에서는 1999년부터 2000년까지 5만 5000여 정보의 땅을 정리하면서 경지면적을 4,221.6정보나 늘렸다는데 이 4,221.6이라는 수치는 김정일 생일 42년 2월 16일에 맞춘 것이죠.

지난 7월 방송된 북녘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자 김주원입니다. 프로그램에서 북한에서는 어떤 수를 잘쓰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김주원: 북한에서는 이미 1980년대부터 김일성 일가와 관련해 8과, 9라는 숫자가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8호농장, 8호작업반, 8호제품과 함께 9호열차, 9호사업소라는 말은 평양과 지방, 도시와 농촌, 바닷가와 산골 가릴 것 없이 어디서나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북한에서 비밀 사업은 모두 숫자로 불리고 있습니다. 김일성은 숫자 9를 좋아하였는지 자기의 신변을 보위하는 호위사령부 부대의 명칭을 ‘963군부대’라고 지었습니다. 앞자리에 9라는 숫자를 놓고 뒷자리에 붙은 숫자 6과 3을 합하면 합이 9가 되도록 이름 지었습니다. 김일성이 통치하던 1980년대 이전에는 숫자 9를 많이 썼는데 1980년대 중반 김정일이 권력에 개입하면서 숫자 8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금수산의사당경리부 승용차와 화물차는 ‘평양98’, 산하 8호, 9호제품 수송차량은 ‘평양99’를 사용했습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br><br>

TEASER: 우리 민족의 상징수는 33이 아닐까 싶군요. 3.1 독립만세 시위 때 33인이 이끌었고 지금도 서울에서는 보신각종을 33번을 치고 /김일성은 숫자 9를 좋아하였는지 자기의 신변을 보위하는 호위사령부 부대의 명칭을 ‘963군 부대’라고 지었습니다. 앞자리에 9라는 숫자를 놓고 뒷자리에 붙은 숫자 6 3을 합하면 합이 9가 되도록<br><br>

남한의 중앙일보는 2012년에 한 중 일이 좋아하는 수와 싫어하는 수에 관한 기사가 실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br><br>

한국사람이 좋아하는 숫자는 3이다. 한두 개로는 뭔가 부족하고 아쉽다고 느낀다. 그래서 가위바위보나 게임을 때도 한두 번으로는 되고 삼세번을 해야 패배를 인정하고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착하고 아름다운 여주인공은 셋째 딸이 많고 아들도 대개 삼 형제다. 일상생활에서도 삼색 나물이나 삼색 과일 3 관련된 낱말이 많다. <br><br>

한국사람이 3 좋아하는 역사는 단군신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환웅이 천부인 개를 주어 인간세상을 다스리게 했다거나 무리 삼천을 이끌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왔다는 이야기에는 공통으로 3 들어 있다. ·바람·구름 가지를 다스리는 사람을 두었다거나 곰이 삼칠일을 참고 견뎌 여자가 됐다는 것에도 모두 3이란 숫자가 들어 있다. <br><br>

중국인들은 8 행운의 숫자로 여기고 좋아한다. 숫자() 발음이돈을 벌다파차이(發財)() 비슷하기 때문이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 날짜를 2008 8 8 8시로 정한 것을 봐도 중국인들이 8 얼마나 좋아하는지 있다. 중국에서 8자로만 자동차 번호판은 경매에서 몇천만 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은78 좋아한다. 7 한국처럼 '러키(lucky) 7'이라고 해서 좋아하고 '8()' 점점 번창(발전)하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좋아한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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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이 싫어하는 숫자도 다소 차이가 있다. 4 공통적으로 꺼리는 숫자다. 죽을 ()자로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은 9 싫어한다. 일본어에서() 시작되는 말이 대개고생(くろう, 구로), (くそ, 구소), 어두운(, 구라이), 쓸모없는(くだらない, 구다라나이) 낡아빠지다(くたびれる, 구타비레루) 등과 같이 좋지 않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다. (くし, 구시)() 발음 난다는 이유만으로 일본인들이 싫어한다. 아무리 빗이라도 길에 떨어진 것은 줍지 않는다고 한다. <br><br>

한국에서도 발음이 같으므로 길거리에서 주워오면빚을 진다 해서 꺼리는 이가 있기는 하다. 중국인은37 싫어한다. ()흩어지다 뜻의() 발음이 비슷해3 싫어하는 것이다. '7'()화내다 뜻하는성치(生氣)()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싫어한다. 37 좋아하는 한국인과는 대조적이다. <br><br>

‘인간존재는 수에 둘러싸여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은 수나 숫자를 의식하면서 살아간 다 할 것입니다. 통일문화산책 오늘은 남북한의 상징 수라든가, 선호 수가 어떤 것인지 그 세계를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br><br>

먼저 상징 수나 선호 숫자에 대해 말해주시겠습니까? <br><br>

임채욱 선생: . 우선 수와 숫자는 다른 개념이란 것부터 말씀드릴게요. 여기에 1234란 숫자가 있다면 이건 1234만큼의 수량을 나타내고 있지요. 이때 쓰인 1, 2. 3. 4는 각각 1을 나타내는 기호, 2를 나타내는 기호, 3을 나타내는 기호, 4를 나타내는 기호이지만 합하면 1234란 수량을 나타내는 숫자가 되지요. 그러니까 숫자는 수를 표현하기 위한 기호이지요. 그 숫자는 1에서 10까지 있지만, 그것이 나타내는 수는 무한하지요. <br><br>

11도 있고 534도 있고 15000도 있고 100만도 있지요. 수는 단위만 해도 일, , , , , , 조에서 끝나지 않지요. 현재 한국의 연간 국가 예산이 몇백 조 단위로 되어 있습니다만 이것이 늘어나면 다음은 경() 단위, 그다음은 해(), 이런 식으로 나가지요. 일경이 10 16 제곱인데, 그 이상 되는 10 64 제곱도 있고, 또 그보다 많은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br><br>

이러한 숫자 중에서 어떤 의미를 나타내려고 하는 숫자가 상징 수지요. 상징 수는 1, 3. 5처럼 한 자리 숫자로 되기보다 두 개가 합해서 어떤 것을 상징하는 것도 있지요. 가령 8.15라든가 10. 26처럼 두 개 숫자가 무슨 내용을 상징하는 것이지요. 물론 12, 15, 18처럼 두 자리 숫자도 있고 386, 415처럼 두 자리 이상의 숫자로 된 것도 있지요. 선호숫자도 1, 3, 5처럼 한 자리 숫자도 있지만 두 자리, 세 자리 숫자도 있을 수 있지요. <br><br>

사람마다 나라마다 상징 수가 있고 선호숫자가 있는지요. <br><br>

임채욱 선생: 상징 수는 일괄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선호숫자는 나름대로는 다 있다고 봐도 되겠죠.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좋은 수, 길수와 싫어하는 수 다시 말해서 기피 수가 있지요. 이처럼 나라마다, 민족마다 좋아하는 숫자가 있기 마련이죠. 개인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조선조 고종은 3 7을 지극히 좋아했다든가, 미국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의 야구선수 래리 워커는 3에 집착한 나머지 등번호 33, 결혼날짜 10 3 3 33, 타석에 스윙도 딱 3번만 하는 괴짜였다고 합니다. 나라별로는 중국이나 일본은 8을 선호하는데 베트남 사람은 8을 싫어한다든가, 그리스 사람이 4, 7, 12를 좋아하는데 이탈리아 사람은 13 17을 싫어하는 것 등 다 다르지요. 결국, 선호하는 숫자가 나중에 상징 수가 될 수도 있겠지요. <br><br>

우리 민족의 상징수나 선호숫자는요? <br><br>

임채욱 선생: 우리 민족의 상징수는 33이 아닐까 싶군요. 3.1독립만세 시위 때 33인이 이끌었고 지금도 서울에서는 보신각종을 33번을 치고 있지요. 선호숫자도 3이나 9일 것 같지요? 우리 민족은 예나 지금이나 3을 특히 좋아하지요. 물론 3은 세계적으로도 좋아하는 보편적인 길수이지요. <br><br>

북한은 상징조작을 중시한다는 면에서 상징 수라든가 선호숫자를 많이 찾을 것 같습니다. <br><br>

임채욱 선생: 그렇습니다. 북한은 상징을 많이 찾는 편이지요. 상징 수는 아무래도 9. 9라든가 10. 10, 7. 27 같은 게 되겠지요. 9 9일 정권을 세웠고 10 10일 노동당을 창건했으며 7 27일 휴전일을 전승절로 격상해서 기념하는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지요. 그밖에 상징 수를 찾아보면 아주 많습니다. 가령 평양 대동강 쑥섬에 통일전선탑을 세웠는데 56개의 화강암으로 이뤄졌습니다. 이것은 1948 4월에 있었던 남북정치협상회의에 참가한 정당이나 단체가 쉰여섯 개라는 것을 상징하고 있죠. 1997년 김일성 사망 3주기에 영생탑을 세웠는데 높이는 82m, 탑 양쪽면에 새겨진 진달래는 82송이였습니다. 이건 김일성 사망 나이를 나타내고 있죠. 이런 건 간단히 알아차릴 수 있는데 주체사상탑이 25,550개 화강암으로 축조됐다는 것은 알고 보니 김일성 70회 생일 때 맞춰 70년을 날로 바꾸면 그렇다는 것이군요. 또 있죠. 낙랑구역 통일거리에 세워진 조국통일 3대헌장기념탑은 밑변이 61.5m랍니다. 이건 6.15선언을 나타내기 위해 61. 5라는 수를 쓴 것입니다. 참 단군릉 계단은 1,994개라는데 이건 단군릉이 개축된 해 1994년을 상징하는 것이라는군요. 또 많지요. 북한 간부들에게 주는 차량 번호 앞자리가 216으로 되어 있는 것은 김정일 생일 2 16일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김정일 명언을 2016개를 모아 책을 만든다든가 하기도 하죠. 더 걸작도 있죠. 평안북도에서는 1999년부터 2000년까지 5 5000여 정보의 땅을 정리하면서 경지면적을 4,221.6정보나 늘렸다는데 이 4,221.6이라는 수치는 김정일 생일 42 2 16일에 맞춘 것이죠. <br><br>

지난 7월 방송된 북녘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자 김주원입니다. 프로그램에서 북한에서는 어떤 수를 잘쓰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br><br>

김주원: 북한에서는 이미 1980년대부터 김일성 일가와 관련해 8, 9라는 숫자가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8호농장, 8호작업반, 8호제품과 함께 9호열차, 9호사업소라는 말은 평양과 지방, 도시와 농촌, 바닷가와 산골 가릴 것 없이 어디서나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북한에서 비밀 사업은 모두 숫자로 불리고 있습니다. 김일성은 숫자 9를 좋아하였는지 자기의 신변을 보위하는 호위사령부 부대의 명칭을 ‘963군부대’라고 지었습니다. 앞자리에 9라는 숫자를 놓고 뒷자리에 붙은 숫자 6 3을 합하면 합이 9가 되도록 이름 지었습니다. 김일성이 통치하던 1980년대 이전에는 숫자 9를 많이 썼는데 1980년대 중반 김정일이 권력에 개입하면서 숫자 8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금수산의사당경리부 승용차와 화물차는 ‘평양98, 산하 8, 9호제품 수송차량은 ‘평양99’를 사용했습니다. <br><br>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