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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남북한의 스포츠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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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북한선수들은 경기마다 사상전, 투지전, 속도전, 기술전을 구현하겠다니 한 번 지켜볼 일입니다. / 이번 리우올림픽 북한 선수단 일행에는 북한에서 온 취재진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금 지구 남반부에서는 올림픽경기가 열리고 있습니다. 남북한 선수들은 제각기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번에 선수 204명에 임원 129명으로 모두 333명이 참가하고, 북한은 선수 31명에 임원 4명으로 숫자상으로 보면 한국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통일문화산책 오늘도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스포츠가 정치에 작용하는 기능과 이를 통치수단으로 이용하는 행태에 대해 한 번 짚어볼까 합니다.

임채욱 선생: 네, 지구촌 3대 스포츠 축제 중 하나인 하계올림픽경기대회가 한창 열리고 있는데요, 전 세계의 이목이 올림픽경기가 열리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로 쏠리고 있지요. 남미, 그러니까 남아메리카대륙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 IOC가 결성된 지 122년 만에 처음이지요. 그만큼 뜻이 있다고 보겠습니다. 무엇보다 대회이념이 ‘Live your passion, 열정을 가지고 살자’ 라니 과연 남미 라틴계 사람들의 낙천적 모습이 드러나고 있군요.

이 뜻있는 대회에 북한선수단 규모가 너무 작군요?

임채욱 선생: 북한선수단은 4년 전 런던올림픽 때보다 더 줄었지요. 8년 전에 열린 베이징올림픽 때는 그래도 60명이 넘었는데 이번에는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도 금메달 목표를 4-5개를 잡고 있다고 하니 놀랄 일입니다. 참가 선수가 몇 배가 되는 한국이 금메달 10개 넘게 따서 10위권에 든다는 목표인데 이와 비교되는군요. 북한선수들은 경기마다 사상전, 투지전, 속도전, 기술전을 구현하겠다니 한 번 지켜볼 일입니다.

김정은은 스포츠를 좋아하고 승부욕이 강하다고 하죠?

임채욱 선생: 네. 김정은은 개인적으로 농구를 매우 좋아하는 편이죠. 그래서 미국 농구선수를 초청해서 경기를 벌인 일도 있었잖습니까. 스위스유학시절에도 미국농구선수 사진을 좋아했다거나 농구공을 안고 잠을 잤다고 하죠. 그런 김정은답게 이런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아버지는 예술적 성향이어서 예술로 조선을 알렸다면 자기는 스포츠를 좋아하니 체육 조선을 널리 알리겠다고 했다는군요.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온 나라가 체육열기로 들끓게 하고 영웅 조선의 새로운 체육신화를 만들자고 했으니 북한 선수들은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사상전, 투지전, 속도전 기술전을 구사하겠지요.

사상전, 투지전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합니까?

임채욱 선생: 북한의 한 선수가 2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이런 말을 한 것을 기억하는지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달걀로 바위를 깰 수 없지만, 사상을 넣으면 깰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셨다”고 했지요. 말하자면 정신무장을 강조하는 것인데 이 말을 한 그때 그 선수는 역도선수인 엄윤철인데 세계선수권대회에도 3번이나 우승을 했고 어떻든 엄윤철의 이 말은 김정은이 스포츠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엿보게 해주지요. 젊은 지도자가 나이 많은 원로들에게 눈에 보이는 성과를 단기간에 내 세울 수 있는 것은 스포츠분야가 아닐까 싶군요.

이처럼 사상전이니 투지전이니 하니까 북한에선 스포츠가 즐기는 운동이 아니라 목표대로 달성해야 하는 하나의 과업처럼 되는군요.

임채욱 선생: 물론 북한에서도 전문체육과 함께 군중체육도 강조하고는 있습니다만 대외적으로 북한을 알리는 전문체육에 힘을 쏟았지요. 군중체육은 김정은이 건설한 마식령 스키장 같은 것으로 배려하는 것 같지만 지금 주민들 형편으로서는 그림의 떡이지요. 김정은이 미래를 내다보고 통 크게 세운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아직은 어렵군요. 올해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체육을 대중화하고 생활화하여 온 나라가 체육 열기로 들끓게 하자고 했지요. 북한에선 스포츠를 순수하게 건강을 위한 문제가 아니라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보지요. 지금 핵실험으로 온 세계로부터 온갖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스포츠를 통해 세계의 하늘에 공화국 깃발을 날리게 하는 것은 스포츠밖에 없다고 보고 있을 것입니다.

한국도 국위선양을 위해 세계적인 대회를 힘써 유치한 결과 세계 3대 스포츠대회를 다 열었다고 하죠.

임채욱 선생: 세계 3대 스포츠대회는 올림픽, 월드컵축구대회, 그리고 세계육상경기대회라고 하지요. 견해에 따라서는 세계육상경기대회보다 겨울스포츠인 동계올림픽대회를 꼽기도 하죠. 어떻게 되든 한국은 올림픽대회, 월드컵대회, 세계육상경기대회를 이미 열었고 이제 평창겨울올림픽을 열 준비를 하고 있지요. 물론 이것은 역대통치자들이 스포츠를 국민화합과 국론통일에 이용하려는 의도에 따라 추진됐던 것이지요. 어느 대통령은 자기에게 부족한 정통성을 얻으려 프로야구, 프로축구를 장려했다고 하는데 이를 3S정치라 했지요. 3S는 잘 알겠지만 스포츠, 스크린, 섹스를 말하죠. 3S정책 중에서 앞의 두 가지는 통치자 입장에서 적극 추진하려 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지요. 한국에서 프로야구가 출범해서 지역감정이 고조되기보다 오히려 승화됐다는 평가도 있는 것처럼 긍정적이지요.

스포츠분야는 남북한이 국제경기를 통해 자주 접촉을 하는데 경기외적인 교류도 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남북한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있는 바람직한 정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임채욱 선생: 하나의 장면이 떠오릅니다. 3년 전, 그러니까 2013년 9월인데 평양 유경정주영체육관에서 아시아클럽역도대회가 열렸는데 85kg급에서 우승과 준우승한 한국선수 시상식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애국가가 연주되고 태극기 2개가 동시에 게양됐지요. 평양관중 들도 다 일어나서 애국가를 들으며 태극기를 바라봤지요. 이는 이 대회가 국제대회이기 때문에 북한은 국제적인 기준에 맞추었던 것이지요. 이걸 보면 북한에서 국제대회가 많이 열리고 한국선수들이 빠짐없이 참가하면서 북한주민의 시야를 넓혀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북한에서 예술분야 일군들은 출신성분을 어느 정도 따지지만 운동선수들은 그런 것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합니다. 보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바탕일수 있지요. 김정은의 체육강국 정책이 남북 간에 친선의 가교가 되고 나아가서 신뢰회복의 계기가 될까를 눈 여겨 보면서 기대하게 됩니다.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2016 리우 올림픽에 자유아시아방송 이규상 기자가 취재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북한 선수들과 관련한 소식 함께 듣습니다.

이규상: 네. 이번 리우올림픽 북한 선수단 일행에는 북한에서 온 취재진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두명의 남성 기자들로 구성된 북한 취재진은 북한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장을 찾아 사진과 영상촬영을 하고 있는데요. 체육복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북한 선수단들과는 달리 일반 복장에 가슴에는 김일성 배지를 달고 있었습니다. 북한 취재진 역시 다른 나라 취재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국제올림픽위원회 로부터 기자 출입증을 발급 받아 경기장에서 취재 활동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역도경기에 모습을 드러내 북한 선수들의 경기를 촬영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들은 가끔씩 북한 선수단 임원들에게 접근해 대화를 나눌 뿐 다른 취재진들과는 전혀 접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