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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경주고분, 평양고분)

평양시에 있는 고산동 고분.
평양시에 있는 고산동 고분.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경주는 고분을 포함해서 경주지역 역사지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게 2000년입니다. 물론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은 1995년에 이미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됐지요.

통일문화산책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남북한에 있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중 경주와 평양의 고분을 찾아보고 그 의의를 음미해 보겠습니다.

먼저 유네스코에 등재된 남북한 문화유산은 지난번 이 시간에 한 번 훑어봤습니다만 다시 한번 간단하게 숫자만 말씀해 주시죠.

임채욱 선생: 네. 유네스코 문화유산은 유형별로 등재됩니다. 크게 세계문화유산이 있고 무형문화유산이 있고 기록유산이 있습니다. 이 3개 유형별로 우리나라는 한국이 문화유산 11건, 무형문화유산 19건, 기록유산 13건이며, 북한은 문화유산 2건, 무형문화유산 2건입니다. 이 셋 외에 자연유산이 있는데 한국은 제주도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등재됐고, 또 경북 청송 지역은 세계 지질 공원으로 등재됐습니다. 한국은 기록유산만큼은 다른 나라에 안 지지요. 우리 선조들이 남긴 기록물이 워낙 대단했으니까요.

경주고분, 평양고분은 언제 지정됐습니까?

임채욱 선생: 경주는 고분을 포함해서 경주지역 역사지구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게 2000년입니다. 물론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은 1995년에 이미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됐지요. 경주 역사지구는 또 크게 5개 지구로 나눠지는데 오늘 이야기하는 경주고분은 그 가운데 대능원지구로 이름 붙여진 신라고분 150여기를 말합니다. 평양고분은 2004년에 등재되는데 평양을 비롯해 주변에 널린 고구려시대 무덤 63기를 말합니다.

그럼 경주 대능원지구 고분을 한 번 볼까요?

임채욱 선생: 대능원지구에는 신라의 왕들과 왕비, 귀족들 무덤이 황남리, 노동리, 노서리에 걸쳐 있는데 모두 150여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 무덤들에서 무덤 주인이 알려진 것도 있고 무덤주인공이 알려지지 않은 무슨 총(塚)이 있지요. 아시다시피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 무덤은 무슨 총이라고 하지요. 총들 중 황남대총, 천마총 들은 너무나 유명한 무덤들이지요. 황남대총은 두 개 큰 무덤이 남북으로 맞붙은 쌍무덤인데,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남북길이 120m, 동서길이 80m가 되지요. 이 무덤 안에서 금관과 금목걸이 등 귀중한 유물이 많이 발굴됐지요. 황남대총에 많이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천마총은 천마도란 그림이 나와서 천마총이란 이름이 붙여진 무덤이지요. 이 무덤에서도 금관이 나왔지만 천마를 그린 말다래가 나와서 그게 눈을 끌었지요. 말다래는 말을 탄 사람 옷에 흙이 튀지 않도록 늘어뜨린 물건이지요. 대개 헝겊이나 가죽으로 만드는데 이 천마도가 그려진 말다래는 자작나무 껍질로 만들어진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경주 고분 설명만 해도 시간이 모자라겠군요. 그럼 평양 고분도 말씀해 주세요.

임채욱 선생: 유네스코에 등재된 평양지역과 그 인근에 위치한 고분은 63기입니다. 4세기에서 7세기 사이에 만들어진 무덤들인데 이 가운데 우리가 잘 자랑하는 벽화무덤들 16기도 있습니다. 이 63기는 평양에 49기가 집중돼 있고 대동군, 남포시, 황해남도 안악군에도 분포돼 있습니다. 평양에 많이 있다고 해서 평양고분이라 했지만 사실은 고구려 고분들이지요. 무덤이란 무덤 모두를 다하면 수 만기가 있겠지만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된다는 것은 보존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 고분들 가운데 벽화가 그려진 무덤이 더욱 중요하지요. 고구려 사람들도 처음에는 무덤을 돌로 덮어 묻어버렸는데 점차 땅 밑에 돌로 만든 방을 만들고 흙무더기를 쌓아 올린 형태로 만들었지요. 이걸 석실 봉토분이라고 하는데 벽화는 이 돌방 안 천장이나 벽에서 발견됩니다. 벽화그림 내용은 생활상을 담은 것이 있고 생활상에 보태서 장식무늬나 사신도 그림, 즉 청룡, 백호, 주작, 현무를 그린 벽화가 있고 또 연꽃을 비롯해서 하늘의 별들과 불교적 색채를 나타내는 벽화들이 있습니다. 고구려 사람들은 무덤을 영혼의 안식처라고 믿고 이처럼 무덤 안을 지상의 집처럼 잘 꾸몄습니다.

많은 고분벽화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어떤 것입니까?

임채욱 선생: 평양에서 조금 떨어진 남포시 강서구역이란 곳 덕흥리에 있는 덕흥리 고분에는 무덤 주인공이 그려져 있고 관직이름과 아랫사람이 보고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당시 고구려 사회상을 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벽화이지요. 또 안악에 있는 안악3호분은 여자들이 음식을 만들고 사냥에서 잡은 고기가 걸려있는 벽화로 유명하지요. 씨름하는 장면이 그려진 씨름무덤(각저총), 춤추는 장면이 그러진 춤무덤(무용총), 거북이 그림이 있는 거북무덤(귀갑총)이 있고 용강대총, 쌍영총, 감신총 등이 알려진 무덤이지요. 이 가운데 쌍영총은 무덤 안에 2개의 팔각기둥이 서 있어 무덤이름을 쌍영총이라 했는데, 이 무덤벽화는 인물도, 풍속도, 사신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수레도 보이고 갑옷 입은 무사, 즉 개마무사라고 하는 개마무사도 보이고 말 탄 무사도 보이고 북치는 사람, 창을 쥐고 춤추는 사람도 있고, 청룡과 백호도 보입니다. 천장에는 당초무늬, 봉황새, 구름으로 장식돼 있고 8각기둥에는 용무늬를 그려 넣었습니다.

경주고분이나 평양고분, 다시 말해서 신라고분과 고구려고분은 우리 조상들의 역사를 말해주는 실증적인 자료들입니다. 남북한은 이를 통해 역사를 알고 후세에도 이를 잘 전해 줄 의무가 있겠지요?

임채욱 선생: 당연하지요. 신라의 능들이나 고구려 고분들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된 있는 이상 세계 사람들이 눈여겨보게 됩니다. 우리 후세뿐 아니라 세계 사람들을 위해서도 잘 보존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남북한이 힘을 합쳐서라도 이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