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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윤동주 시인을 기린 한해 )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내 개장한 '별마당도서관'에서 한 시민이 윤동주 기념 전시품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내 개장한 '별마당도서관'에서 한 시민이 윤동주 기념 전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북한 문학잡지 ‘조선문학’이나 ‘청년문학’에서도 올해 윤동주 기사는 안보였습니다. )

올해는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으로 미국 워싱턴에서도 워싱턴 윤동주 문학회 주최로 기념행사가 지난 11월 11일 열리는 등 전 세계에서도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남한 연합뉴스도 지난 11월 2일 한국 조폐공사가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메달을 출시했다고 보도 한 바 있습니다. 올해 1년 윤동주시인을 기리는 행사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통일문화산책 오늘은 윤동주 시인 탄생 100년 행사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윤동주가 간 길을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되새겨보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윤동주 시인 기리는 행사가 많았는데 북한에서도 행사가 있었습니까?

임채욱 선생: 한국, 중국, 일본에서 별의 시인 윤동주를 기리고 추모하는 온갖 행사가 많았지요. 한데 북한에서의 행사는 알 수가 없습니다.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북한 문학잡지 ‘조선문학’이나 ‘청년문학’에서도 올해 윤동주 기사는 안보였습니다.

그럼 한국에서 열린 행사부터 소개 좀 해주시지요.

임채욱 선생: 저도 모든 자료는 갖고 있지 못합니다. 한국에서는 시인협회, 문인협회가 1월에 세미나를 열었고 한국작가회의에서는 4월 뮨동주 문학의 밤을 열었습니다. 시인의 모교인 연세대에서는 2월에 교정에 있는 윤동주 시비 앞에서 추모행사를 열었고 연중 6차례에 걸쳐서 <윤동주와 나>란 제목으로 시인, 소설가, 영화감독, 연극연출가 등등이 강연을 했고 5월에는 금호아트홀에서 기념음악회를 열었습니다. 기념음악회는 4월 부산시립합창단의 연주회, 6월 광양시립합창단의 기념연주회, 그리고 여러 교회 단위의 공연 등으로 1년 내내 이어졌습니다.

중국에서는 어떤 행사가 있었나요?

임채욱 선생: 윤동주시인이 자란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에서는 2월 추모행사가 열렸습니다. 시인의 묘소에서 열린 이 행사는 용정 윤동주 연구회주최로 용정과 연길시 시민 200여명이 참가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모든 참가자들이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집체적으로 낭송했습니다. 3월에는 연길에 있는 연변대학에서 “100년의 기억, 윤동주를 읽다”라는 제목으로 특강이 있었고 4월 연변박물관에서 열린 ‘조선족 전통문화 한마당’에서도 윤동주를 기리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프로그램들은 기본적으로 별 하나에 아름다움과 별 하나에 따뜻함과 별 하나에 우주와 별 하나에 우리들 조선족 자신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합니다. 또 연변자치주 현지에서는 윤동주 자취를 찾아 생가와 묘소를 찾는 답사행사도 조직돼서 많은 조선족 동포들이 시인을 추모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다음 일본에서는 어떤 행사가 있었나요?

임채욱 선생: 먼저 서울시인협회가 일본 도쿄에서 <윤동주 시인이 그리운 밤>이란 주제로 한국에서 온 시인들 40여명과 현지 동포, 그리고 윤동주 시를 사랑하는 일본인들이 모인 가운데 강연과 시 낭송으로 윤동주시인을 기렸습니다. 또 11월에 서울예술단은 <윤동주, 달을 쏘다>라는 창작가무극을 도쿄 릿교대 캠퍼스에서 공연했습니다. 10월 교또시 우지시 우지강변에선 윤동주시비가 세워졌습니다. 이곳은 동주시인이 귀국을 앞두고 찾은 곳이기도 해서 뜻있는 장소인데, 시비를 세운 한국과 일본 참가자들은 이날 아리랑을 함께 부르고 시인의 <새로운 길>을 함께 낭송했습니다.

새로운 길을 낭송해보시겠습니까?

<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건너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올 한해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윤동주 관련행사가 많이 열렸는데요, 다 연관이 있는 곳이지요. 그런 곳의 하나가 평양이기도 한데 북한에서는 관련 행사가 없었군요.

임채욱 선생: 아시다시피 윤동주시인은 만주땅, 지금은 중국 동북3성 중 하나인 길림성 연변자치주 용정땅 명동촌에서 태어나서 그 곳에서 소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다가 평양에 와서 숭실중학교를 다닙니다. 이 때 문학활동을 하게 되지요. 숭실중학이 문을 닫게 돼서 다시 용정으로 돌아가서 광명학원 중학부에 편입했다가 졸업합니다. 그리고 서울에 와서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서 릿교대학 영문과에 들어갑니다. 같은 해 도시샤대학 영문과로 다시 옮깁니다. 1943년 7월 귀향하려고 하기 직전에 항일운동 혐의를 받고 일본경찰에 검거됩니다. 2년형을 선고받고 후꾸오까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중 광복되던 해 2월에 생을 마칩니다. 28살의 젊은 나이였습니다. 그러니까 평양도 그가 활동했던 곳이지요.

작품에 대해서도 간단히 말씀해 주시지요.

임채욱 선생: 윤동주 시인은 정확히 말하면 정식 등단한 일도 없고 생전에 자기 시집을 낸 일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의 주옥같은 시들을 모아 온 친구가 있었고 가족이 있었습니다. 약 110편에 이르는 그의 유고들은 다행히 살아남아서 오늘날 순수하게 살아가고자 한 그의 의지를 이들 작품들을 통해 읽게 합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