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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평창 동계 패럴림픽 대회)

11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좌식경기에 출전한 북한 마유철(오른쪽)과 김정현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답하고 있다.
11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좌식경기에 출전한 북한 마유철(오른쪽)과 김정현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북한은 장애인을 드러내지 않으려 해왔지요. 아시다시피 평양에는 장애인이 얼쩡거리지도 못하게 해왔습니다. 한마디로 장애인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이지요.

성공적으로 끝난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같은 곳에서 동계 패럴림픽 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선수는 몇 명 안 되지만 참가한 패럴림픽에 대해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이야기 나눠봅니다.

먼저 패럴림픽이란 말을 짚어봐 주시겠어요?

임채욱 선생: 패럴림픽은 장애인올림픽입니다. (북한에서는 장애자올림픽이라 합니다.) 마비를 뜻하는 패러리시스((Paralysis)와 올림픽이 합해진 말이지만 지금은 같은 방향을 뜻하는 평행(Parallel)과 올림픽의 합성어로 봅니다. 왜냐하면 처음처럼 하반신 마비장애인만 참가하는 경기대회가 아니라 지금은 다른 부분 장애인도 참가하며, 또 올림픽대회가 열리는 곳에서 올림픽대회와 나란히 열린다고 해서입니다.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 패럴림픽의 역사를 말해주시죠.

임채욱 선생: 제2차 세계대전이 1945년에 끝나지요? 전쟁에서 다친 사람이 많을 것 아니겠습니까? 영국에서 이들 전쟁부상자, 전상자들을 치료하고 재활하려고 스포츠를 활용하려 한데서 장애인경기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처음에 척수장애인, 그러니까 하반신마비 자들만 경기를 했는데 1952년부터는 국제대회로 규모가 커졌고 1960년부터는 여름올림픽이 열리는 곳에서 열기로 해서 1960년 7월 로마에서 제1회장애인올림픽대회가 열렸습니다. 그 뒤 1972년부터는 척수장애자 외에 다른 장애인도 참가하는 경기로 확대됐습니다. 한편 동계패럴림픽, 겨울 장애인올림픽은 1976년 스웨덴 오른휠즈비크에서 처음 열립니다. 이후 겨울철 올림픽이 열리는 곳에서 평행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패럴림픽입니다.

남북한의 패럴림픽, 다시 말해서 여름 패럴림픽, 겨울패럴림픽 참가는 어떻습니까?

임채욱 선생: 한국은 여름 패럴림픽은 1968년 이스라엘에서 제3회대회가 열릴 때 처음 참가했고 겨울 패럴림픽 참가는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대회 때부터 참가해서 이번 평창대회까지 8번째 참가합니다. 한편 북한은 6년 전 영국 런던 하계 패럴림픽에 첫 참가를 했고 이번 평창대회에 겨울 패럴림픽 첫 참가를 했습니다.

북한의 패럴림픽대회 참가는 좀 늦었네요?

임채욱 선생: 이랬을 것 같습니다. 북한은 장애인을 드러내지 않으려 해왔지요. 아시다시피 평양에는 장애인이 얼쩡거리지도 못하게 해왔습니다. 한마디로 장애인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에 장애인이 없을 수 있습니까?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장애인 존재를 인정하는 조직을 만드는데 이름해서 ‘조선 장애인 보호 연맹’입니다. 작년에는 장애인 보호 사업에서 성과가 컸다는 보도도 몇 번 나왔는데요, 장애자 생산작업반에 필요한 설비들을 잘 보장해 줬다는 내용과 장애자들이 필요한 도구들, 밀차, 지팡이, 안경 등이나 다른 보조도구들도 잘 챙겨줬다는 보도였습니다. 또 손 말 심의위원회에서는 3600개의 어휘를 손짓으로 알도록 하고 가르치는 일도 했다는 보도였습니다. 여기에서 손 말은 한국에서 수화(手話)라고 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 맹 학생을 위한 교과서 발행을 하고 장애자열람실을 늘리기도 했습니다. 장애자관련 국제기구들과도 교류를 늘리고 국제장애인의 날(12월 3일)에는 기념행사나 토론회도 열었습니다. 토론회 주제가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하고 활력있는 사회를 향하여>였는데 이를 보면 북한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이제는 바르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장애인 정책은 어떻습니까? 간단히 말한다면?

임채욱 선생: 나라에서 실시하는 복지정책은 본래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 아닙니까? 한국에서도 1961년 <군사원호보상법>으로부터 시작해서 온갖 사회보장정책, 복지정책을 실시해 옵니다만 어디 만족스런 답이 있습니까. 장애인복지정책도 전체 사회보장정책 범위 내에서 실시되고 있지만 아직은 미비한 부분도 많지요. 장애인 편의시설, 의료시설 등 확대할 부분도 많습니다.

그럼 패럴림픽으로 다시 화제를 돌려서 이번 평창패럴림픽 규모를 설명해주시죠.

임채욱 선생: 네, 지난 9일부터 모레 18일까지 열흘간 평창, 정선, 강릉에서 열리는 동계패럴림픽에서는 49개 나라에서 570명의 선수가 참가해서 6개 종목을 다투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북한선수 몇 사람도 포함돼 있습니다. 경기종목 6개는 스키종목에서 알파인스키와 크로스칸트리스키 2종류이고 아이스하키경기, 바이에슬른, 스노보드 그리고 휠체어를 타고 하는 컬링경기, 이렇게 6종목이였습니다.

북한의 참가는 이번에도 주목됐습니까?

물론이지요. 이번에도 와일드카드 형식으로 참가가 가능했는데요, 스키 선수 2명을 포함해서 여섯 사람입니다. 북한은 선수 여섯 사람을 포함해서 선수단 24명이 참가했습니다.

이번 팰럴림픽의 성과라고 한다면 뭣이라고 하겠습니까?

임채욱 선생: 평화올림픽, 문화올림픽, 환경올림픽, 경제올림픽, 정보통신올림픽을 내세우면서 ‘하나 된 열정’을 향해 평창동계올림픽의 감동을 이어갔지요. 이 중에서 가장 큰 성과라면 한국의 뛰어난 정보기술과 전자기술로 무장한 정보통신기술(ICT)이 돋보인 올림픽이라고 하겠습니다. 지난번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관중석 전체를 하나의 커다란 스크린으로 만들고 하늘에는 드론이 뜨고 무인자동차가 달리고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었던 대회였던 것처럼 이번 패럴림픽도 스포츠 축제지만 다른 면에서는 한국의 첨단기술이 전통과 융합된 모습을 선보인 대단한 잔치판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 있습니다. 88서울올림픽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자부심을 내세운 대한민국의 국격을 올린 올림픽이였다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자유주의와 개인주의를 발산하려는 젊은 층의 탈 국가주의적, 탈 민족적 성향을 확인한 올림픽이였듯이 패럴림픽도 그 연장선상에서 육체의 장애를 극복하려는 정신적 한계를 확인하는 젊은이들의 도전무대였습니다.

황연대성취상이 있지요?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아서 수상자를 알 수 없습니다만 가장 훌륭한 선수에게 주는 상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채욱 선생: 네, 장애인올림픽에서는 대회가 끝난 뒤 가장 훌륭한 선수(MVP)를 뽑아서 황연대 성취상을 줍니다. 이 상은 한국의 장애인 여의사 황연대를 기리는 상입니다. 황연대는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고 여의사가 되고 교수가 돼서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되고 훌륭한 일을 합니다. 그래서 국제장애인체육위원회(IPC)에서는 패럴림픽에서 가장 훌륭한 남녀 선수에게 이 상을 주고 있는데 황연대 씨가 직접 시상을 합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