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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남북행정지명 1000년의 역사)

RFA 기사 원문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 본사에서 관계자들이 김정호 대동여지도 채색본을 펼쳐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 본사에서 관계자들이 김정호 대동여지도 채색본을 펼쳐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한국에서는 올해 도 이름을 지은 지 천년(1000년)이 된다고 큰 행사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통일문화산책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천 년의 역사를 가진 행정지명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먼저 우리나라 전체 도 이름은 서기 1018년에 다 지어진 것인가요.

 

임채욱 선생: 아닙니다. 천년이 되는 도는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 셋뿐입니다. 그러니까 서기 1018년, 지금부터 1000년 전에 이 이름이 지어졌고 다른 도 이름은 그 뒤에 지어 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전국 어느 도나 다 해당되는 것도 아니고 더욱이 북한지역 도는 해당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요.

 

그렇더라도 우리나라 행정구역 이름이 천년이나 이어졌다니 대단한 것 아닙니까, 그리고 8도 이름도 이 3개 도 이름을 포함해서 정해진 것이니까 그걸 아울러서 한 번 살펴보지요.

 

임채욱 선생: 네, 그렇게 하지요. 사람 사는 곳에 지명이야 당연히 있기 마련이고 그 중에서도 행정구역을 나누면서 생겨나는 행정지명도 고대부터 생겨났지요. 그런데 현재와 같은 도 이름, 그러니까 경기도다 경상도다, 전라도다 하는 것은 1000년 전 1018년에 생겼다는 것이지요. 다른 도 이름은 한 400년이 지난 조선 3대 왕인 태종 13년에 확정됩니다. 이 해가 1413년인데 이 때 오늘날과 같은 도 이름 8개가 정해지지요.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강원도라는 이름이 그것입니다.

 

그렇다고 1413년에 도 단위 행정구역이 처음 생겼다는 것은 아니겠지요? 우리나라 도 단위 행정구역이 생겨난 것은 언제인가요?

 

임채욱 선생: 1018년에 경기도다 경상도다 하는 이름이 태어난 것은 도단위 행정구역 이름이 그렇게 지어졌다는 것이지 다른 지역에도 도단위 행정지명은 있었지요. 다만 오늘날 이름과 달리 삭방도(강원지역)다, 양광도(충청도 일부지역)다, 황해도 지역은 서해도다 했던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 행정단위로 도 이름이 처음 정해진 것은 고려 성종 때인 995년인데 이 때 전국을 10개도 128개 주 449현으로 구획합니다. 이것이 1018년 5도 양계로 됐다가 조선 태종 때 오늘날 남아있는 8개도로 정해집니다. 이 8개가 다시 남북도로 나눠지면서 13개도가 되는 것은 1896년입니다.

 

그럼 1018년에 경기도가 생긴 연혁을 좀 살펴볼까요?

 

임채욱 선생: 경기도는 고려의 도읍지인 개경과 그 배후지역이라 할 개풍군(덕수), 장단군(임강), 황해도 금천군(강음, 토산), 파주(적성, 파평) 일부지역을 합해서 경기라고 이름한데서 시작됩니다. 그게 1018년인데 내내 경기란 이름이 계속된 건 아니고 중간에 없어지기도 하고 그 이름이 쓰이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포괄지역이 오늘날 경기도 지역뿐이 아니고 황해도 일부도 포함되는 지역이였습니다.

 

경상도는 어떻게 정해집니까?

 

임채욱 선생: 서기 995년 고려 때(성종 14년) 전국을 10개도로 나눌 때 경상도 지역은 영남도(상주관할지역), 영동도(경주, 김해관할), 산남도(진주관할)로 나눠졌는데 1106년 이 세 지역을 합해서 경상진주도라 한 것이 경상도란 이름의 시작이지요. 그 뒤 경상주도, 진합주도, 상진안동도, 경상진안도 등으로 바뀌다가 1314년 고려 충숙왕 때 경상도란 이름으로 됩니다. 이 뒤부터는 계속 경상도로 불리게 되지요.

 

다음 전라도가 정해진 경위를 설명 부탁합니다.

 

임채욱 선생: 전라도는 고려 성종때인 995년 이 지역은 강남도와 해양도로 불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018년 전라주도라고 부르게 되는데 이것이 조선시대에 전라도로 확정됩니다. 그 뒤 전남도라고도 고쳤다가 광남도로 고쳐지기도 하고 전광도로 고쳐지기도 했지만 결국 전라도라는 이름으로 남았습니다.

 

북한지역 도 단위 행정지명도 살펴봐야지요.

 

임채욱 선생: 1,000년은 되지 않지만, 오늘날 북한지역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는 1413년 조선 태종 때 정해집니다. 그전까지는 황해도 지역은 서해도, 평안도 지역은 서계, 함경도 지역은 동계 등으로 불립니다.

 

황해도 연혁을 설명해 주시지요.

 

임채욱 선생: 황주와 해주 이름을 딴 황해도는 995년 관내도라 불리다가 1106년 서해도가 됩니다. 한 때 풍해도가 되기도 했다가 1417년에 황해도가 됩니다. 그 뒤 황연도가 되기도 했지만 1896년 황해도로 확정됩니다.

 

이어서 평안도 연혁을 부탁드립니다.

 

임채욱 선생: 평안도는 고려 현종 때 이전에는 관서도 또는 패서도라 불리다가 1018년 서계(西界)란 행정명칭으로 바뀝니다. 1413년 조선 태종 때 8도제를 정할 때 평양과 안주 이름을 따서 평안도가 됐습니다. 한 때 서북면이라 불리기도 하고 평안동도와 평안서도로 나눠지기도 했지만 1896년 청천강을 경계로 평안남북도로 확정됩니다.

 

끝으로 함경도 연혁입니다.

 

임채욱 선생:  10도 제이던 995년에는 이 지역을 강원도 일부와 함께 삭방도라 불렀습니다. 그 뒤 1018년 동계로 구분되다가 1055년 동북면, 1413년 8개도로 정할 때 영흥과 길주를 따서 영길도라 했습니다. 바로 얼마 뒤 함길도로 됐다가(1416년) 또 영안도(1470년)가 되고 1509년에 함경도가 됩니다. 그 뒤부터는 함경도가 굳어졌고 1896년에 남도와 북도가 분리됩니다. 함길도는 함흥과 길주, 영안도는 영흥과 안변일 것입니다.

 

행정구역 개편이야 행정의 필요성에 따라 새로 생겨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는데 광복후 북한은 8도 체제를 무너뜨리고 새로 도 단위 행정구역을 만들었지요?

 

임채욱 선생: 네, 광복당시 13개도였지요. 38선으로 황해도,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가 북쪽지역이 돼서 이북5도가 됐지요. 강원도 일부(21개 군 중 북쪽 9, 남쪽 10, 2개 군은 남북양쪽) 경기도 일부(2개군)도 북한지역이 됩니다만 전체적으로는 5개도였지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바로 다음 해 1946년 강원도 38이북 9개 군과 함경남도 원산시, 안변군, 문천군, 경기도 연천군, 포천군 일부를 통합해서 북한쪽 강원도를 만듭니다. 또 1949년 1월에는 자강도를 신설하는데 평안북도 자성군, 강계군, 후창군, 위원군, 초산군, 희천군과 함경남도의 장진군 일부를 통합한 것입니다. 그리고 6.25전쟁이 끝난 뒤인 1954년 10월에 함경북도 산악지역 10개 군을 통합해서 양강도를 신설하고 황해도를 남도와 북도로 분리합니다. 그래서 9개 도를 만드는데 이건 남쪽의 9개 도와 맞추려 한 것입니다. 남쪽도 제주도를 전라남도에 분리해서 9개 도였지요.

 

오늘은 남북한의 도 단위 행정구역을 명칭 위주로 살펴봤습니다. 다음 기회에 행정구역 개편의 전반적인 모습도 알아보겠습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