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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한국인

한식 세계화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봇물

                                                                                04/08/2009         
                                                        
이탈리아의 피자, 일본의 스시처럼 한식을
전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인기 메뉴’로 만들 묘안은 없을까.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농림수산식품부 주관으로 열린 ‘한식 세계화 2009 국제심포지엄’에서 다양한 전략과 아이디어들이 쏟아졌습니다.

세계적 요리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의 샤를 쿠앵트로 아시아지역 부회장은 “프랑스 음식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게 된 세 가지 키워드는 탁월함, 혁신, 전통”이라면서 “프랑스 음식은 요리에 예술과 문화적 요소를 결합하고 와인, 치즈 등을 활용한 요리법을 개발해 지금의 높은 수준에 이르게 됐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프랑스는 원산지품질등급표시제(AOC)를 통한 식품 관리, 국제박람회를 통한 식문화 홍보, 조리인력 양성 등을 추진해 왔으며 지금도 전 세계 소비자들의 식습관 변화에 맞춰 혁신과 창조를 거듭하고 있다”면서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홍보강화, 포장기술ㆍ유통방법 개발 등을 통해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조태권 광주요(도자기업체) 대표는 “음식문화의 세계화를 개인이나 중소기업 위주로 풀어 가면 많은 시간과 낭비가 따른다”며 “정부가 나서 세계 최고급의 음식문화 요소들을 한국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정부가 국제 공모전을 열어 세계화가 가능한 대표적인 한식당 모델을 마련한 뒤 여기에 자본력과 조직력을 갖춘 대기업의 자본이 결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 대표는 “음식은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세계 공용어인만큼 일단 세계 최일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한식당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지화 된 한식 메뉴 개발ㆍ브랜드 고급화 중요

‘놀부NGB’란 브랜드로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640여 개 한식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 중인 김순진 회장은 “철저한 사전준비와 현지조시가 중요하다”면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해외 진출 성공 요령을 소개했습니다.

김 회장은 우선 해외 진출 전 현지법인을 설립해 2년간 현지의 식생활 문화, 선호 메뉴, 상권 등 시장 상황을 조사하고 물류와 유통망, 법률적 문제 등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통 한식을 고집하기보다 현지 기호에 맞는 소스와 음료를 개발하고 메뉴를 다양화했으며 고급 실내장식과 식품위생시설에 대한 투자로 브랜드를 고급화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회장은 “현지화된 한식 메뉴, 고급화, 조리사 파견, 철저한 지적재산권 관리, 오피니언 리더 대상 한식홍보가 해외 진출의 성공 요인”이라면서 “글로벌 한식브랜드 육성을 위해 메뉴나 상품보다 ‘놀부’라는 스타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두바이 버즈알아랍호텔의 수석 총괄조리장인 에드워드 권은 “세계적으로 음식의 트렌드가 많이 바뀌고 있다”며 “한국 음식도 전통에 기초를 두되 세계의 젊은 트렌드 리더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21세기형 새로운 한식 장르, 한식당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일본 스시(초밥) 음식점을 운영할 때 조리사와 종업원 등이 10명 정도가 필요하다면 한정식은 수십 가지 반찬 수 등으로 30명이 필요하다는 점도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 비용을 많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찬연설 시간에 그는 “해외에 진출하는 한식 레스토랑은 인테리어, 음악, 유니폼, 조명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해선 안 된다”며 시대에 맞는 조리법, 서비스 교육, 정부 직영 한식전문학교 운영, 한식 요리책 발간 등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식재료 조달ㆍ한식조리 전문 인력 문제 등 정부 지원 절실

이 외에도 김일천 CJ푸드빌 대표이사는 “정부 내 통합적 한식 세계화 추진 전담 조직이 창설돼 시장조사ㆍ식재료 조달ㆍ전문 한식조리 인력 조달 등 공공재적 성격의 인프라 기반에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나정기 경기대 외식조리학과 교수는 한식 밥상의 구성 체계를 많은 음식을 공간에 한데 벌여놓는 형태에서 코스 요리처럼 시간 차를 두고 음식을 내놓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단품 메뉴 중심의 코스 메뉴 개발에 나설 것을 주문했습니다.

또 오영석 ㈜영명 대표는 ‘국내 야채ㆍ식자재 공급 식품총물류센터 개설과 전문 한식 요리사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고, 오정택 SK경영경제연구소 실장은 ‘한국형 빅맥이라 부를 수 있는 대중적 보급형 메뉴, 테이크 아웃 메뉴 개발’을, 이원준 액센츄어 총괄대표는 ‘한식에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가미될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일본, 태국,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요리 전문가들이 나와 자국 음식이 어떻게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게 됐는지 ‘노하우’를 소개했습니다.

가토 가즈타카 일본푸드서비스협회(JRO) 전무이사는 “일본은 일식의 세계화를 위해 정부와 민간기구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했다”며 “특히 JRO는 주요국에 현지 조직을 설립해 일식당 간 정보 교환, 홍보, 일본 식재료의 수출 촉진 활동을 펼쳐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가토 회장은 “현지 상황 분석, 위생관리기술 및 조리기술 보급 등이 중요하다”면서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도 한국 정부와 민간이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한식의 해외진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ㆍ태국ㆍ이탈리아 요리 세계화 성공 비법 소개

수라차이 찌우 짜른 싸쿤 태국 카세사르대학 교수는 “지난 2002년부터 태국정부는 키친 오브 더 월드라는 태국음식 세계화를 추진해왔다”며 “태국 음식의 성공요인은 고객을 따뜻하고 정중히 환대하는 태국의 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대표적 태국음식인 ‘톰냠꿍’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식재료를 사용해 태국 식자재 수출에 기여했다”면서 “음식 세계화에는 상품뿐 아니라 문화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탈리아 요리학교 ALMA의 안드레아 시니갈리아 교수는 “음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른 지역에 음식과 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이 중요하다”면서 “이런 인력들은 숙련된 조리기술 및 풍부한 감성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한식을 세계화하기 위한 정부의 추진 전략안이 발표됐습니다. 방문규 농식품부 식품산언정책단장은 ‘한식 세계화 추진 전략(안)’을 발표했고, 조대식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장, 조현재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국장 등이 토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