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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재즈,재즈

[재즈, 재즈, 재즈] 스윙재즈 ①

201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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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PHOTO

1947년 뉴욕시 아폴로 극장에서 자신의 악단을 지휘하는 듀크 앨링턴(오른쪽).

안녕하세요. 자유아시아방송이 새로 선보이는 음악 프로인 <재즈, 재즈, 재즈(Jazz, Jazz, Jazz)>를 맡은 변창섭입니다. 한민족은 남한 사람이나 북한 사람이나 다 음악을 참 좋아합니다만, 음악을 좋아하시는 북한 청취자 여러분 가운데서도 ‘재즈’(jazz)라는 음악이 생소한 분이 많을 것 같네요. 재즈란 미국에서 처음 생겨 오늘날 전 세계인이 즐기는 가장 미국적이고 독창적인 즉흥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연주자들이 원래의 곡을 재편성해 자유자재로 연주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음악 가운데서도 가장 자유스런 음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재즈를 ‘자유의 음악’이라고도 하지요.

재즈는 20세기 들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뒤 성장해오면서 시대별로 여러 종류의 재즈가 나왔는데요. 오늘 첫 순서에서는 그 가운데서도 1930년대에 널리 유행한 '스윙 재즈'를 주로 들려드릴까 합니다. 여기서 ‘스윙’이란 말은 몸을 흔드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먼저 들어보실 곡은 이 재즈 프로의 주제곡으로 나온 '비긴 더 비긴(Begine the Beguine)‘이란 곡입니다.

Artie Shaw's Begin the Beguine


어떻습니까? 곡이 시작된 뒤 흘러나오는 악단 지휘자 아티 쇼의 흥겨운 클라리넷 연주를 듣기만 해도 어깨춤이 절로 나지 않습니까? 이런 스윙 재즈는 보통 4분의 4박자로 돼 있어 이런 재즈가 유행하던 1930년대 당시 각종 연회나 무도회의 춤곡으로도 아주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곡은 원래 콜 포터가 1935년 작곡해 인기리에 상영된 뮤지컬, 즉 악극단 <주빌리>에 나오는 아주 긴 곡이지만 아티 쇼가 이걸 3분 정도로 편곡해 연주한 뒤 대단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비긴 더 비긴’이란 뜻은 ‘비긴이란 춤을 시작해요’란 뜻인데요. 춤을 추는 연인의 기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들어보실 곡도 스윙 재즈인데요. ‘스윙의 황제’라고 불리던 베니 굿맨(Benny Goodman)이 피아노 주자인 테디 윌슨과 드럼 주자인 진 크루퍼와 함께 연주한 ‘바디 앤 소울’(Body and Soul)'입니다.

Benny Goodman Trio's Body and Soul


‘바디 앤 소울’이란 ‘육체와 영혼’이란 뜻인데요. 이 곡은 잘 들어보시면 클라리넷과 드럼, 피아노 등 3가지 악기가 연주되고 있지요? 세 악기가 어우러진 이런 음악을 재즈에선 트리오라고 합니다. 영어로 ‘트리오’란 한국어로 ‘3’이란 뜻입니다. 베니 굿맨은 ‘스윙 황재’라고 불리울 정도로 스윙 시대에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재즈 연주자인데요. 재미있는 점은 미국 사회에 흑백차별이 존재하던 1930년대 베니 굿맨은 이런 인종차별을 무시하고 과감히 흑인 피아니스트인 테디 윌슨을 악단에 기용했다는 점입니다. ‘육체와 영혼’이란 곡은 특히 흑인 피아니스트 윌슨의 잔잔한 연주가 일품인데요, 이런 흑백의 멋진 조화 덕분인지는 몰라도 이 곡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듣습니다.

여기서 재즈를 한 곡 더 듣기 전에 북한에 있을 때 평양교향국립악단의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다 러시아 유학 중 탈북한 뒤 지금은 남한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김철웅 씨로부터 재즈란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봤는데요. 김철웅 씨가 북한을 탈출하기로 결심한 데는 재즈와 같은 자유로운 서구 음악을 하고 싶은 충동이 컸다고 합니다.

김철웅: 클래식 내지는 북한 음악을 하다가 러시아 유학을 갔을 때 재즈를 비롯한 팝을 듣게 됐고, 이런 장르는 북한에서 연주가 안 되고 있는데 내가 들었던 곡이 울려서 이런 곡이 계기가 돼서 탈북을 하게 됐다. 재즈라는 것은 어찌 보면 자유로운 음악의 상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자유로움에 동참하고 싶어 탈북을 감행하게 됐다. 재즈야 말로 쉽게 한마디로 정의하긴 그렇지만 어쨌든 자유의 대명사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김철웅 씨에 따르면 북한에는 러시아풍의 폴카 음악이 유입돼 주민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하는데요. 이 폴카는 4분의 4박자로 된 춤곡들이 많아 미국의 스윙 재즈와도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하네요. 이번에 들으실 곡은 앞서 소개한 백인 재즈연주가인 아티 쇼와 베니 굿맨과 달리 흑인 재즈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 미국 재즈사에 금자탑을 남긴 듀크 엘링턴이 연주하는 ‘Take the A Train'이란 곡을 들어보시겠습니다.

Duke Ellington's Take the A Train


이 곡을 잘 들어보시면 엘링턴의 잔잔한 피아노 반주가 깔리면서 트럼펫 독주가 들리지요. 그걸 연주한 사람은 쿠티 윌리엄스라는 트럼펫 연주자인데, 이 곡은 여러 명이 집단으로 연주하지만 윌이엄스의 트럼펫 독주가 참 인상적이지요. 엘링턴은 수많은 재즈 명곡들을 남겼는데, 특히 그가 남긴 곡들은 대부분 다른 재즈 연주자들이 ‘필수 곡’으로 연주할 만큼 엘링턴은 재즈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특히 엘링턴은 빅 밴드라고 해서 10여명의 소규모 밴드로 이뤄진 악단을 위한 스윙 재즈를 완성, 발전시킨 주역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번엔 재즈사에 획을 그은 천재적인 재즈 음악인으로 통하는 루이 암스트롱이 부른 ‘I Can't Give You Anything But Love’란 노래를 들어보시겠습니다.

Louis Armstrong's I Can't Give You Anything But Love


루이 암스트롱은 찢어지게 가난한 흑인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독학으로 배운 코넷과 트럼펫 연주와 특유의 재즈적 발성으로 재즈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거목인데요. 재즈 연주가들 가운데 암스트롱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천재 재즈 연주인으로 통합니다. 방금 들으신 'I Can't Give You Anything But Love'란 곡은 ‘당신께 줄 건 사랑뿐이예요’란 뜻인데요. 암스트롱의 흥겹고 구성진 목소리에다 음악 후반부에 암스트롱이 직접 연주한 흥겨운 트럼펫 소리가 일품이지 않습니까?

이제 마쳐야 할 시간인데요. 여러분, 오늘 처음으로 선보인 <재즈, 재즈, 재즈> 어떻게 들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재즈 프로를 한껏 사랑해주시길 바라면서 <재즈, 재즈, 재즈>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칩니다.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