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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남북한의 자녀 양육과 가정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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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북한의 어머니날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수령을 중심으로 한 그들에 대한 충성심을 교육하는데 모범 보인 이런 가족들이 모범적인 가족이다./ 어버이라는 말 자체를 여느 일반 사람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단업니다. 그 단어는 어버이 수령님, 어버이 장군님 이외에는 어버이라는 말을 하면 정치적으로 걸리는 단어입니다. / 남북한 어린이의 장차의 좋은 만남을 위해서는 가정에서 효성이라는 덕목 하나라도 양육과 교육의 공통분모로 해야 할 것입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어버이날, 어린이날, 부부사랑의 날 등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다양한 기념일들이 있습니다.

어머니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미국의 28대 윌슨 대통령은 어렸을 때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는 하나밖에 없는 자녀를 키우기 위해서 낮에는 산기슭을 일구어서 닭을 키우고 밤이면 헌 재봉틀 하나로 옷을 수선하면서 삯바느질을 해서 자녀를 키웠습니다. 아들은 어머니의 은혜에 보답하는 심정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수석으로 졸업했습니다. 아들은 졸업하는 날 졸업생들을 대표해서 졸업 연설을 하게 되었고 학장으로부터 대통령을 대신해서 금메달을 받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자랑스러운 아들의 영광스러운 졸업식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얼굴은 그을렸지, 입고 나갈 만한 변변한 옷 한 벌이 없어 참석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아들은 ‘어머니, 어머님이 참석하지 않는 졸업식이 제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어머니,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참석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모습 때문에 아들을 부끄럽게 할까 봐 뒷좌석에 숨다시피 졸업식에 참석했습니다. 아들은 ‘제가 이런 영예를 얻게 된 것은 두 분의 공로 덕분입니다. 하나는 비천하고 없는 저에게 교육의 길을 열어주신 교수님들 덕분이고, 둘째는 가난한 가운데서도 삯바느질하면서 저를 위해 기도하고 희망을 갖도록 격려하신 어머님의 한없는 사랑 때문입니다.’ 하고는 대통령이 보낸 영광스러운 금메달을 목에 걸고 내려와 어머니의 목에 걸어 드렸습니다.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그들을 격려해 주었습니다. 이 아들은 1902년 프린스톤 대학의 총장이 되었고 그로부터 10년 후 민족자결주의 원칙을 외쳤던 미국의 28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의 외침에 많은 약소국가들이 힘을 얻었고 그래서 한국도 삼일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가 바로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대통령입니다. 그렇게 그가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어머니의 은혜를 잊지 아니하는 아들이었기에 그가 재임하던 1914년, 미국 의회에서 5월 둘째주일을 어머니날로 정했습니다. 그때부터 전 세계 교회가 5월 둘째주일을 어머니날로 지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1956년에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지정하였다가 1973년 3월 30일에 대통령령 6615호로 어버이날로 개칭됐으며, 북한에는 어버이날은 없고 김정은 정권 이후 2012년 어머니 날이 생겼는데 한국의 언론은 김정은 노동당 제1 비서에 대한 여성의 지지를 확대하기 위해 제정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잠시 어머니 노래 들어봅니다.

통일문화산책 오늘은 남북한의 자녀 양육과 가정교육에 대해 알아봅니다.

임채욱 선생은 ‘북한에서 부부, 자식 사이, 형제 사이의 사랑이 중요해도 참다운 동지적 사랑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김정일이 말했다’며, ‘남편과 아내 사이도 동지관계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북한의 가족관’이라고 설명합니다.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도 어린이가 바르게 사회화되려면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세 살 버릇 여든 살 까지 간다’는 속담대로 자식들의 성격을 어릴 때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하면서 사랑과 예절이 몸에 배인 어린이로 자라날 것을 강조하고 있지요. 하지만 김정일이 말했듯이 가정에서 맺어지는 부부 사이, 부모와 자식 사이, 형제들 사이들의 사랑이 아무리 중하다 하더라도 참다운 동지적 사랑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강조합니다. 이러니 부모의 사랑이 아무리 깊다고 해도 혁명동지의 사랑보다는 깊지 않고 남편과 아내 사이도 동지관계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북한의 가족관이기 때문에 어린이의 양육과 교육도 이런 바탕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겠습니다.

한 탈북여성은 북한도 일찍부터 가족혁명화방침을 내놓고 모든 가족구성원이 당과 수령에게 충성을 다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가족 중 한 사람이 잘못하면 연대적인 책임을 묻는 연좌제를 실시함으로써 주민들의 일탈을 막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어버이는 유일한 한 사람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탈북인: 어버이라는 말 자체를 여느 일반 사람들한테는 말할 수 없는 단어죠. 어머니 아버지의 합친 존경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쪽에는 그 단어는 어버이 수령님, 어버이 장군님 이외에는 어버이라는 말을 하면 정치적으로 걸리는 단어입니다.

탈북 피아니스트로 잘 알려진 서울 교대 김철웅 교수는 북한에서 자녀 교육의 첫 번째는 수령에게 충섬심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김철웅: 북한에서의 가정교육은 아직도 유교적 전통이 강하다고 보는데요. 아무래도 아버지가 가정의 세대주로서의 역할, 그리고 어머니의 역할 이런 것들이 합산돼서 가정교육이 이뤄진다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적인 것은 모범적인 가정, 그렇다면 수령을 중심으로 한 그들에 대한 충성심을 교육하는데 모범 보인 이런 가족들이 모범적인 가족이다. 이렇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철웅 교수는 또 북한에서 음악교육은 김씨 일가의 어린 시절을 따라 배우는 노래라고 들려줍니다.

김철웅: 유치원 시절부터 음악 교육은 상당이 체계적으로 되어 있는데요. 유치원 시절에는 노래와 춤 시간이 있습니다. 그 노래라는 것은 어릴 때부터 세뇌교육에 해당하는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어린 시절을 따라 배우는 노래들, 그리고 내가 얼마나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 태어나서 행복한지를 노래하는 것, 또 그리고 북한의 노동당을 찬양하는 이런 노래들을 중심으로 그에 따른 율동도 가르칩니다. 아무래도 어린이날이니까? 어린이들 곡 중에서 제가 기억하는 곡은 색동저고리라든지, 나는 야 꽃봉오리라든지, 또 그리고 최근에 유튜브에서 유명했지요. 대홍단 감자라든지, 이런 노래들을 들을 수 있겠습니다.

임채욱 선생은 한국의 자녀교육에서 잘못된 점을 지적합니다.

임채욱 선생: 한국의 많은 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공부만 잘하면 결과적으로 효자동이가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공부해라’는 채근 속에 능력을 배양하는 지식교육은 있는데 심성이나 태도에 관계되는 인간교육은 보이지 않는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엊그저께가 어린이날이었습니다만 선물을 사주고 맛있는 음식을 먹여 주었지만, 어린이의 터무니 없는 욕구를 억제시킨다거나 절제를 가르치는 부모는 없는 편인 것 같습니다. 부모들 중에는 지기 자식의 어긋난 행동에도 꾸중을 게을리한다든가 아이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는데도 그냥 두는 사람도 많지요. 생활 습관상의 나쁜 버릇뿐이 아니지요. 전통규범에 대해서도 무지하다 보니 자기 자식에게 자기 성씨의 본관을 가르치려 들지도 않고, 할아버지 산소를 모르는 경우도 많지요. 한국의 부모들 중에는 자기 자식을 충성 동이로 키우는 일에도 관심이 없어서 국경일이나 기념일에 국기를 손수 달게 하는 아주 초보적인 교육에도 등한한 것을 봅니다. 한마디로 양육은 되는데 훈육되는 어린이는 잘 안 보이는 것입니다. 자녀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저지르고 있는 부모의 죄를 나열하면 수십 가지가 넘을 것 같습니다.

임채욱 선생은 남북한 어린이 양육과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임채욱 선생: 어린이가 나라의 보배라는 데는 남북한이 다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나라에 충성 동이 부모에게 효성동이이라는 바람에서 강조점이 다른 면은 분명 있습니다. 부모의 사랑보다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혁명동지의 사랑이 더 귀중하다고 배우는 북한 어린이의 생각이 현실적인 가정생활과는 거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상 지향성이 강한 북한에서는 이를 항상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북한에서 어린이보육교양제가 실시되었을 때 한국에서는 이 제도에 의해 탁아소에 자라는 어린이들은 백지 같은 두뇌 속에다가 그들 수령의 영상을 심고 혁명정신을 담으려 하기 때문에 인격형성이나 사회화과정에서 기형적으로 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이론대로만 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탁아소에 맡겼다가도 엄마 품에 안기는 순간부터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찾고 자란다면 우려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린이의 양육의 책임을 나라에서 진다고 했지만 1980년대부터는 어린이의 첫째가는 교양자는 어머니라면서 북한에서도 가정교육의 일차적인 책임을 어머니에게 돌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남북한 어린이의 장차의 좋은 만남을 위해서는 가정에서 효성이라는 덕목 하나라도 양육과 교육의 공통분모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