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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남북한 광고의 세계)

사진은 북한의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TV'가 북한의 대표적 맥주 브랜드인 '대동강 맥주'를 소개하는 영상.
사진은 북한의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TV'가 북한의 대표적 맥주 브랜드인 '대동강 맥주'를 소개하는 영상.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북한과 같은 곳에서는 제일 먼저가 정치선전광고이고 제일 마지막이 상품광고가 되는 것이지요.

 

남북한에서 이달4월은 정치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선 대통령을 뽑기 위한 정치선전광고가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고, 북한에선 선대통치자를 기리는 정치행사를 비롯해서 많은 기념일 행사가 예정돼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런 행사의 선전광고를 해외에서도 하고 있는데, 통일문화산책 오늘 이 시간에도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이러한 ‘광고의 세계’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임채욱 선생: 네. 한국에서는 정치선전광고가 오늘도 파다하게 벌어지고 있지요. 북한에서도 4월에는 이른바 태양절을 비롯해서 누구 출생일, 선대 통치자들의 원수칭호 기념일, 또 무슨 추대일등이 있습니다. 그래서 선전광고도 많이 하는데 이런 선전광고는 선전활동의 한 영역입니다.

 

북한에서는 광고를 어떻게 봅니까?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 광고는 근로자들의 사회문화생활과 물질생활에 편리를 보장해 주려는 수단이라고 하지요. 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생활에도 적극 참가시켜서 문명한 생활을 마련해 주려는 것으로 보지요. 그러니까 사회문화생활, 사회정치생활, 물질생활에 도움되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지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광고가 가진 기능 중에서 상품을 팔기 위한 선전이 가장 중요하고 다음으로 기업선전광고나 공익광고, 그리고 정치선전광고가 있지만 북한과 같은 곳에서는 제일 먼저가 정치선전광고이고 제일 마지막이 상품광고가 되는 것이지요.

 

북한에서 선전광고는 어떤 형태로 이뤄집니까?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 선전은 혁명전술 3대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혁명전술은 대중을 조직하고 동원하기 위해서 조직을 잘 꾸리고 투쟁을 이악하게 하고 선전을 잘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선전을 잘하려고 정치선전광고에도 비중을 두고 있지요.

 

그럼 일반광고라고 할 수 있는 상품선전광고는 있긴 합니까?

 

임채욱 선생: 물론 상품선전광고도 합니다. 북한에서 선전은 정치선전과 문화교양선전도 있지만 광고선전도 있습니다. 정치선전은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콤뮤니케이션인데 해외언론을 통해 정치광고 형태로 해오고 있습니다. 문화교양선전은 사회주의적 생활문화를 잘 할 수 있게 이끌어 준다고 말합니다. 광고선전은 상품에 대한 상업광고인데, 소비자에게 상품정보를 알려주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자극해서 판매고를 높이는 광고산업까지는 아직 먼 길을 가야할 것입니다.

 

정치선전광고는 어떤 모습을 보입니까?

 

임채욱 선생: 주로 외국 신문, 특히 미국신문에 자기들 통치자를 선전하는 광고를 내는데 돈을 많이 들여서 어떤 때는 전면광고로 실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광고를 기사로 둔갑시켜서 외국언론이 자기들 통치자를 옹근 한 면에 걸쳐서 특집기사로 실었다고 말합니다. 완전히 거짓말이지요. 지난날에는 가끔 비동맹에 해당하는 나라들 신문에도 돈 내는 정치선전광고를 싣고는 그 신문들이 통치자의 신년사를 크게 실었다고 보도를 합니다. 그런 나라들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시리아, 소말리아, 수단과 같은 나라들입니다.

 

문화교양선전광고나 상품광고는 어떤 형태로 됩니까?

 

임채욱 선생: 문화교양선전광고는 한국으로 치면 기업체 선전광고나 공익광고 같은 것이지요. ‘조선무역(Forein Trade of DPRK)’이나 ‘금수강산’ 같은 외국인 대상 잡지에는 기업광고도 실리고 상품광고도 실리고 있습니다. 또 군중강연, 예술공연, 체육경기를 통해서도 광고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김일성 경기장에도 음식점 같은 봉사기관이나 기업체의 광고간판이 있습니다. 상품광고는 대중종합지 ‘천리마’같은 잡지에도 실리고 신문은 평양신문에서 주로 상품을 알리는 광고가 실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정치선전광고가 있지요?

 

임채욱 선생: 물론 있지요. 정당에서 하는 정치선전광고야 흔히 보는 것이지만 한 개인이 자기의 정치견해를 피력하는 광고도 많지요. 정치견해뿐 아니라 국가발전에 도움 된다고 생각해서 자기주장을 담은 정치적 광고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정치적인 견해는 아니지만 자기 개인의 어떤 주장을 광고하는 것도 있습니다. 1990년대 서울의 한 시민은 6개월 사이에 통일문제에 대한 자기 의견을 대형 광고형태로 무려 9번이나 싣고 있습니다. 또 이런 광고도 있습니다. 일반각 60도는 작도로 3등분할 수 없다는 진리를 발견했는데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자기 돈으로 2년에 걸쳐서 7차례나 5단통 광고를 한 사람도 있습니다.

 

기업선전광고나 공익광고는 어떤 것입니까?

 

임채욱 선생: 기업체 선전광고는 개별 기업체가 자기들 회사를 좋게 인식화시키기 위해서 돈을 들여서 광고 선전하는 것이지요. 공익광고는 대체로 정부기관이나 공익단체가 어떤 사안을 두고 널리 알리려고 광고를 하는 것이지요. 가령 교통관계 정부기관은 교통사고를 줄이려는 광고를 하고 보건관계 정부기관은 담배가 몸에 안 좋다면서 금연을 하자라는 광고를 하는 것을 말하지요. 뭐 공공장소에서 질서를 지키자는 광고나 식품위생을 잘 지키자는 광고 같은 것이 다 여기 해당하지요.

 

남북한의 광고세계를 비교하면 같고 다른 점이 있습니까?

 

임채욱 선생: 비교작량이 안 되는 세계죠. 광고의 질이라든가 량이라든가 하는 면에서 천양지차가 있지요. 한국에선 우선 광고회사만 해도 작년 기준으로 1천개가 넘습니다. 광고비도 작년만 해도 10조 8000천억 원이라고 하니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이 광고비는 세계에서 12번째 많은 것입니다. 북한도 1990년대 후반에 나진선봉자유무역지대에서 외국기업이 광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도 제정해서 광고판, 광고탑, 전기광고물, 전자광고판을 만들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지만 실제 투자하는 외국기업이 없으니 광고가 있을 수 없게 된 것이지요.

 

북한은 앞으로 한국의 자본주의 식 광고를 허용할 수 있을까요?

 

임채욱 선생: 북한이 종전에 한국광고에 대해서 하는 말은 이랬지요. “미제강점하의 남조선 광고는 미국식 생활양식을 미화분식하고 범죄와 타락을 설교하며 개인이기주의와 황금만능의 사상을 주입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퍼부었지요. 그렇지만 앞으로 북한도 상품광고의 파급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현재 평화자동차에서 나오는 자동차 소개광고 정도가 있지만 언제까지 그런 상태로 있겠습니까? 중국만해도 상업광고가 전면적으로 허용돼서 당국으로부터 허가 받은 광고업체만 해도 5만개가 넘는다고도 합니다. 중국에는 보디페인팅 행위예술가도 있어서 이 사람을 이용한 광고도 하는 수준이지요. 한국의 광고수준은 지금 아날로그 식 광고뿐 아니라 디지털 식 광고에서도 세계적 수준이어서 그런 광고세계를 북한이 당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겠지요. 하지만 한국은 앞으로 여러 면의 남북한 교류에서 한국의 광고기법이 줄 문화적 충격을 유의 하고 잘 살펴봐가면서 북한 상업광고의 올바른 길잡이 준비를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해야겠지요.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