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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평창올림픽과 남과 북)

사진은 2006년 열린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회식 때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하는 모습.
사진은 2006년 열린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회식 때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동계올림픽을 북한에서는 겨울철올림픽이라 하는 것을 시작으로 남쪽에서는 스피드 스케이팅이라 하면 북쪽에선 속도빙상경기라고 하고 남쪽에서 아이스하키라고 하는데 북쪽은 빙상호케이라고 합니다.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제23회 동계올림픽이 곧 막이 오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세계인의 겨울축제인 평창올림픽에 대해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임채욱 선생: 네,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6일간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 강릉, 정선에서 ‘하나된 열정’을 구호로 해서 그야말로 세계인의 겨울축제가 열리게 됩니다. 이번 대회에는 (93)개국이 참가신청을 했는데 북한도 포함됐습니다. 북한의 참가는 여러모로 주목되는데, 한국은 주최국으로 모든 것을 양보하면서 북한과 공동으로 입장하고 여자아이스하키는 단일팀을 구성해서 출전하기로 했지요.


한국은 1988년의 여름올림픽에 이어 이번에 겨울올림픽을 열게 되니까 아주 대단한 일이지요.


임채욱 선생: 네. 전 세계적으로 봐서도 여름올림픽과 겨울올림픽을 다 치른 나라는 의외로 몇 나라밖에 안 됩니다.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입니다. 중국이 4년 뒤(2022년) 여름올림픽에 이어 겨울올림픽을 열게 되는 나라로 보태집니다. 국제스포츠계에서는 여름올림픽과 겨울올림픽, 그리고 월드컵축구대회와 세계육상경기대회를 4대 대회라고 하고 이것을 다 개최한 나라를 스포츠대국으로 치는데 한국은 이 4대 대회를 다 치른 나라가 되지요.


북한은 선수단 외에 예술단도 오지요?


임채욱 선생: 선수단 규모는 선수 22명에 임원이 24명입니다. 그런데 선수단 외 예술단이 오겠다고 해서 받아주는데 140여 명입니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처럼 경기하러 오는 건지, 예술 공연으로 핵과 미사일 때문에 잔뜩 화난 남쪽사람 마음을 누그러트리려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북한은 1980년대 이산가족 상봉을 둔 회담 때도 예술 공연을 교환하자고 고집을 부려서 남쪽에서 응해준 일도 있지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좋은 방향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고 우려되는 부분도 있겠지요?


임채욱 선생: 그렇지요. 북한의 참가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는 계기를 마련하는 쪽으로 된다면 바람직하겠지만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듯이 북한이 올림픽참가를 국제제재를 벗어나려는 기회로 활용하려고 한다면 결코 좋은 일이 생기지는 않지요. 그렇게 되면 북한을 위해 멍석을 깔아준 사람들은 두고두고 후회하게 되겠지요. 스포츠는 스포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데, 그걸 이용해서 어떤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발상은 그야말로 정치적인 것이어서 경계를 해야 하는 일일 것입니다.


북한의 참가에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적극성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임채욱 선생: 국제올림픽위원회로서는 대회가 평화제전의 뜻에 맞게 원만하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북한의 돌발행위나 남북한 의견 상치 같은 것이 염려스러운 것이지요. 그래서 단일팀 구성에도 찬성하고 공동입장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기야 주최국인 한국으로서도 작년 11월 유엔본부에서 평창올림픽 휴전결의안이 채택되도록 피겨여왕 김연아가 특별연설까지 하도록 했던 터이니 올림픽 기간의 평화를 목맬 수밖에 없지요. 가장 큰 변수인 북한이 참가한다니까 다행스럽게 여기게 됐지요.


북한이 자기들 참가를 평창올림픽에 ‘구원의 손길’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죠?


임채욱 선생: 북한 언론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대 최악의 인기 없는 경기대회로 기록될 수 있는 이번 올림픽에 우리가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고 있다“(노동신문 1. 20) 글세요, 두 번 떨어진 끝에 세 번 만에 얻은 올림픽 개최인데 개회식 입장을 공동으로 하다 보니 개회식 입장 때 주최국 국기도 양보하게 된 것인데, 북한은 자기들이 참가하게 돼서 대회가 잘 치러지는 것으로 말하고 있군요. 아마도 그 대가를 내라고 하겠군요. 이거야말로 선의를 역이용하는 것이지요.


개회식 입장 때 함께 들게 되는 한반도기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지요.


임채욱 선생: 한반도기에 우리나라 지도가 들어갔는데 지도가 들어간 깃발은 1963년 스위스 로잔느에서 다음 해에 열릴 도꾜올림픽대회 단일팀 구성을 위한 협상 때 IOC위원장(에이버리 부런디지)이 제안했던 일이 있지만 지금의 한반도기와는 관계가 없어요. 지금의 한반도기는 1990년 중국 베이징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위한 협상 때 나온 것입니다. 그때 남쪽은 흰색 바탕에 녹색 한반도 지도와 그 밑에 영어로 ‘KOREA’를 표기하자 했고 북쪽은 흰색바탕에 황토색 지도와 그 밑에 영어로 ‘KORYO’를 표기하자고 했지요. 그러다가 나라이름 표기 없이 그냥 지도만 넣기로 하고 색깔은 하늘 색으로 정해 진 것이지요. 그게 몇 번 사용됐지만 주최국이 된 마당에서도 이걸 쓴다는 것은 큰 양보를 하는 것이지요. 무엇을 위한 한반도기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국가는 ‘아리랑’을 연주한다지요?


임채욱 선생: 네. 입장식 때 아리랑을 연주하는 것으로 됐지요. 하나 정확히 인식할 것은 한반도기나 아리랑은 개회식 입장과 폐회식 때, 그리고 여자아이스하키 경기 때만 그렇게 한다는 것입니다. 개별 경기 때는 태극기나 인공기를 사용합니다. 응원도 마찬가집니다.


여자하키 경우 북한선수를 일부 포함해서 단일팀을 구성한다는데 경기력 저하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채욱 선생: 당연하지요. 아이스하키처럼 속도감 있는 경기에선 선수들 간 손발이 맞는 것이 아주 중요하지요. 늘 손발을 맞춰도 어려운데 낯선 선수와 경기규칙 용어가 서로 틀린 상태에서 훈련하고 시합에 임한다는 게 쉽지 않지요.


남북한은 올림픽 경기종목에서 이름도 다르게 부르겠지요?


임채욱 선생: 그럼요. 먼저 동계올림픽을 북한에서는 겨울철올림픽이라 하는 것을 시작으로 남쪽에서는 스피드 스케이팅이라 하면 북쪽에선 속도빙상경기라고 하고 남쪽에서 아이스하키라고 하는데 북쪽은 빙상호케이라고 합니다. 알파인 스키는 고산스키경기가 되고 노르딕 복합경기는 북방형스키경기라고 합니다. 프리스타일 스키는 교예스키가 되고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은 짧은주로 속도빙상경기가 됩니다. 바이애슬론은 스키사격경기라고 하지요. 우리말을 살리려는 그 정신은 남쪽도 배워야 하겠지요. 어떻든 기대와 우려를 안고 이제 올림픽은 열립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겨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올림픽 찬가를 힘차게 불러야겠죠.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