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한국전쟁 참전 영웅인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육군 대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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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지난 21일 미국을 방문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의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담하게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안찬일 박사가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안 박사는 특히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평화안정이고 그래서 북한의 선택에 대해 폭넓은 기회를 제공한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보는데, 그러나 북한이 이 과정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제재의 연속 등 경고도 잊지 않았습니다. 하여 오늘은 ‘다시 높은 단계로 도약한 튼튼한 한미동맹 시대’ 이런 제목으로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마련하는 등 한미동맹의 새로운 도약 기회를 마련했다고 보는데요. 먼저 그 의미부터 짚고 넘어갈까요?
안찬일: 네! 이번에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을 존중한다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한”(North Korea)이라는 약칭이 아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이라는 정식 국호를 명기한 게 대표적 사례입니다. 미국이 늘 자신들을 무시·폄훼한다고 여겨온 북으로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북쪽이 북·미 대화·협상 재개의 ‘조건’으로 줄기차게 제기해온 제재 완화와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문제와 관련해선 진전된 방안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핵과 제재가 뒤엉킨 북·미 적대관계를 “어떻게” 해소하려고 하는지는 밝히지 않은 셈인데, 출범 초기 안팎의 각종 난제에 집중하느라 ‘준비’가 부족한 사정 때문일 수도 있고, 북-미 양자 대화 과정에서 직접 밝히려 이번엔 공개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과 공동성명에서 밝힌 대북정책 기조는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역풍’을 차단하고 ‘대북 관여’ 쪽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잡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질문 2: 아 그렇군요. 그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구체적 내용과 성과들을 살펴보며 한 단계 높은 단계로 뛰어오른 한미동맹의 성과도 설명해 주시지요.
안찬일: 네 우선 첫째로, 남북대결을 해소할 ‘협상의 연속성’을 확보했다는 것입니다. “2018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의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했다”는 공동성명 문구가 대표적 실례입니다. 한반도 냉전 구조 해체의 강력한 힘이 작동한 2018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계승하겠다는 공식 선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정교하고 실용적인 접근 방법”으로 “북한과의 외교”를 탐색하겠다는 공동성명 문구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기존의 평화 프로세스 방식에 박수를 보내며 모든 문제를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대화의 방식으로 풀어나갔으면 하는 기존의 입장을 재천명한 것입니다.
질문 3: 북한과 미국의 대화, 그러니까 북미대화에 대한 한미 양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안찬일: 둘째로 이 부분을 강조했는데, 북·미 대화의 전용 창구를 지정·개설했다는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성김 대사가 대북 특별대표로 일하게 된 것을 발표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성 김 씨는 한국인으로 과거 대한민국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분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미국이 북한과 대화의 준비가 돼 있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이 일반의 예상을 깨고 북한 인권 대사보다 대북 특별대표를 먼저 임명해 공개한 사실은,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 인권’보다 ‘북핵 문제’를 우선 과제로 삼아 ‘갈등’보다 ‘대화·협상’을 선호한다는 방증이어서 북쪽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계 이민 1.5세대인 성김 대사는 20년 넘게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관여해온 미국의 정통 외교관(6자회담 대표, 대북정책특별대표, 한국대사 등)으로 ‘온건 합리 성향’이라 북의 거부감이 적다고 본 것입니다.
질문 4: 이번에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공식 국호를 불러준 것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는데 이 대목에 관해서도 설명해 주시죠.
안찬일: 네! 북한 ‘존중’ 의사를 강조하며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 나름 애를 썼는데 공동성명에서 북한을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부른 게 ‘존중’의 징표라면, 북쪽이 “반공화국 모략 선동”이라고 비난해온 ‘인권문제’와 관련해 “북한 인권 상황 개선 협력” 과제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 계속 촉진” 의지와 한 문장으로 엮어 ‘대북 자극’을 줄이려 했다는 것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로,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 가능성을 원천 배제하지 않은 사실도 북쪽엔 ‘나쁘지 않은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나의 외교안보팀이 북의 외교안보팀을 만나서 ‘핵 문제’와 관련한 북쪽의 정확한 협상 조건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김 위원장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김 위원장이 북핵 문제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무언가를 약속한다면 만날 수 있다“고 했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과거 두 차례 진행된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세 번째 만남은 반드시 성과를 전제로 만나겠다는 것입니다.
질문 5: 이와 같은 대한민국의 외교적 성과는 한미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공통분모를 마련한 기초 위에서 미국의 새로운 정부와 북핵 문제 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하여 세계 많은 국가들의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향후 평양 정권의 반응은 어떠할지 그것이 알고 싶습니다.
안찬일: 한미 정상의 이러한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문제 해결 방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의 호응도가 높으리란 기대는 아직 일러 보입니다. 아마도 적어도 중국의 입장 뒤에 평양 반응도 드러나리라 봅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의 시금석으로 꼽은 한·미 연합군사 연습 중단 여부와 관련한 실마리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 “합동 군사 준비 태세 유지의 중요성 공유”를 명시했습니다. 또 북쪽이 ‘핵 위기’로 포장된 ‘북·미 적대관계’ 해소 방법론으로 줄기차게 제기해온 “단계적 접근-동시 행동”과 관련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언급을 피했습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단계적 접근에 한미 간 인식을 함께하고 있다”며 “북한의 긍정적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다르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또 이번에 미국 대통령은 한국군 55만 명분의 코로나 백신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해 역시 한미동맹은 탄탄하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안찬일: 네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MUSIC
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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