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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관련소식/증언-북한생활1

탈북자 출신 이지명 작가가 보는 남, 북한, 그리고 그의 소설

이지명 작가의 책 ‘두형제 이야기’

/RFA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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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희곡 작가였던 이지명 작가, 지금은 남한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으로 북한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자유 문인으로 그리고 지금은 북한의 인권상황을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작품에서 잘 표출해 내 한국 사회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지명 작가는 최근 장편소설 ‘두형제 이야기’를 출간했습니다. 이 작품은 아버지는 같지만 어머니가 다른 이복형제로서 이념상 차이로 인한 갈등으로 서로 싸우고 죽이려고까지 하는 사상의 대립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이지명 작가가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그와 함께 이 작가는 남쪽에서 북한에 그 어떤 평화의 손길을 내밀고, 그 어떤 경제적 이익을 준다 할지라도 북한 정권이 추구하는 사상과 노선이 남한과 다른 이상 어떤 화합도 이룰 수 없음을 강조하고 싶어 이 소설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RFA 초대석 오늘은 탈북작가 이지명 씨와 최근에 출간한 ‘두형제 이야기’에 관해 이야기 나눕니다.

질문: 이지명 작가님 어떤 분인지 소개 부탁합니다.

이지명: 저는 2004년에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국 영사관을 통해서 대한민국에 2004년 11월 3일에 입국했습니다. 근 16년이 되어오는데요. 대한민국에 와서 여러 가지 정착 과정을 거쳤고, 북한에서는 희곡 작가로서 수령 충성작품을 많이 썼고, 대한민국에 와서부터 내가 쓰고 싶은 작품들을 창작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소설가협회를 통해 2008년 장편소설 ‘삶은 어디에’를 출간하면서 등단했습니다. 2008년 12월 초에 출간된 이 소설은 곧 KBS 한민족 라디오 극장 31부작 방송드라마로 각색돼 2009년 1월 한 달 동안 방송됐습니다. 여기서 힘을 얻고 이후부터 계속 작품 활동을 해왔습니다. 장편으로는 2014년 12월 ‘포 플라워’를 출간했고 이번에 ‘두 형제 이야기’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질문: 한국에 와 작품 활동 하면서 어떤 작품들을 해 오셨습니까?

이지명: 2015년에 출간된 남북 공동 소설집에 제가 ‘인간이 향기’라는 단편 소설이 실린 것이 일본에서 일본어로 번역 출간이 됐고, 그 이후에 출간된 공동 소설집에 단편소설‘금덩이 이야기’를 실었는데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이 소설을 50분 분량 라디오 드라마로 제작해 방송했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북한 문학 강의를 대학생들 앞에서 했고, 질문도 많이 받았습니다. 앞으로 계속 순수문학은 하지 않으시는가? 라는 질문에 현재 분단된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이해가 아직도 한국인들에게는 부족하기 때문에 저는 북한 실상을 알리기 위한 인권 문학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그것이 북에서 온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앞으로도 계속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북한 인권 문학에 치중할 것입니다.

질문: 이지명 작가님의 최근 장편소설 ‘두 형제 이야기’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시지요.

이지명: 이 작품은 두 형제의 대립을 통해 현재 남북관계의 실체와 앞으로의 미래를 예고해 보고자 쓴 소설입니다. 어머니가 남쪽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북한에선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그만큼 남쪽은 적국이란 얘깁니다. 숨겨진 집안 비밀을 지키기 위해 서로 싸우는 두 형제의 이야기는 그 자체가 분단된 두 나라의 이념과 추구하는 노선이 반드시 누가 누구를 쓰러뜨려야 결말이 나는 심각한 문제라는 겁니다. 남쪽에서 평화를 제안한다고 해서 남북이 화합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은 말 그대로 꿈일 것입니다. 현재 북한 정권이 추구하는 정책적 노선이 바뀌고 개혁개방으로 나아가지 않는 이상 남북의 화 합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두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저는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의미로 소설을 쓴 것이고요.

질문: 두형제 이야기에서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작품의 특징이 있다면

이지명: 북한 전 주민, 그들은 다시 말해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들의 현재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25년 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될 때부터 지금까지 아사 위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오로지 정권의 눈치만 보며 모든 권리를 박탈당한 채 죽지 못해 삽니다.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자들이 저들의 안위와 부귀영화를 위해 수천만 주민들을 희생시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헌법상 국민들인 북한 주민들의 참상은 못 본 척 외면하고 오히려 북한 정권과 손을 잡고 말도 안 되는 평화를 운운하고 있습니다. 4,27판문점 선언 때만 해도 당장 통일이 되는 듯 했습니다. 결과는 어떻습니까, 그런데도 대한민국 정권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해 북한에 평화를 구걸하고 있습니다. 슬픈 일이 아닌가요? 난 그것이 안타깝고 또 분통이 터져 이 작품을 썼습니다. 북한은 절대 대한민국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반드시 없애 저들의 야망인 적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이를 갈고 있다고요.
3대 세습 정권이 한반도의 암 덩어린 줄도 모르고 그 정권과 평화를 공존하는 그 자체가 저는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두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서…

질문: 북한에서 창작활동 회고는

이지명: 북한에서 창작은 수령의 위대성선전과 당에 충성하는 인간 전형을 창조하는 과정이죠. 내가 구상한 글을 쓰면 안 됩니다. 그건 죽음입니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글이 아니면 순식간에 매장되기 쉬운 그곳에서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회고도 가끔 해봅니다. 아마도 그건 한국에 와서 자유 문학을 접하게 된 덕일지도 모르죠. 시키는 서방질이나 하는 작가를 과연 작가라고 말할 수가 있을까요?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글 한 자 잘못 써 일순간 추락돼 유명을 달리하고 평생 해보지 못한 탄광 지하 막장이나 두메의 벌목장으로 쫓겨 가 고생하던 많은 작가들의 처참한 모습들이......
정치범으로까지 몰려 처형된 작가들 또한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북한엔 예속의 틀을 벗어난 작가란 없습니다.

질문: 북한 동포들에게 주고 싶은 말은

이지명: 요즘 북한 주민들은 정권에 반기를 든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3대 세습 정권에 맹종맹동하고 있습니다. 물론 폭압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럴수록 절대 힘을 놓지 말라는 겁니다. 생계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산 세월이 이제는 20년이 넘습니다. 그 기간 가슴에 쌓인 울 분과 한이 엄청나게 쌓였을 겁니다. 그러나 어둠이 짙으면 반드시 새날이 밝게 마련입니다. 북한 정권이 언젠가는 꼭 새로운 세력에 의해 바뀔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나라가 개혁 개방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먹고 입고 쓰고 사는 의식주 문제는 전혀 걱정이 없을 것 아닙니까, 지금 현재 처한 상황에 절대 주눅 들지 말고 꿋꿋하게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RFA 초대석 오늘은 탈북작가 이지명 씨와 최근에 출간한 ‘두형제 이야기’에 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