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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AN CHANIL’S WEEKLY DIAGNOSIS

군사적 행동을 보류한 북한의 속셈은 무엇일까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북한이 6월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열어 총참모부가 제의한 전면적 군사행동을 보류한다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과연 북한 당국이 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 그 배경’에 대해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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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기: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잘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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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 : 몇 일 전까지 한반도에서 곧 화약 냄새가 풍길 것 같더니 평양의 결심으로 다시 평화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안 박사님! 왜 북한이 군사행동을 철회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안 찬 일: 배경은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북한은 군사행동을 경제적으로 보장할 물질적 준비가 너무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결기로 북한은 전쟁도 불사한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전쟁도 돈으로 하고, 쌀로 하고, 전기가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아직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뭔가 기대하는 북한이 군사행동으로 판을 완전히 깰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은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2: 그러니까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마음 하나 변하면서 다시 남북한 치열한 대결전은 원상태로 돌아가는 분위기로 바뀐 거죠.

안 찬 일: 그렇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전격 보류하면서 북한군은 최전방 지역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재설치한 지 사흘만인 24일 전부 철거했습니다.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군사행동 조치 예고 등으로 4·27 판문점선언 및 9·19 군사합의 시행 이후 최고조로 치솟았던 한반도의 긴장지수도 일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 3: 이번에 북한은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란 말을 사용했는데 과거에도 이런 현상이 있었는지요?

안 찬 일: 김정은 위원장은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전했습니다. 북한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해 온 저로서도 노동당 행사 중 ‘예비 회의’란 말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그러니까 예비회의를 하여 우선 급한 불을 끄고 나중에 본회의를 한다는 건데 현재 코로나19 등으로 여러 가지 제약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노동당이 과연 시급하게 본회의를 열지도 주목됩니다. 이번 회의도 중앙군사위원들이 모두 모인 것이 아니라 ‘화상회의’로 진행되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류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16일 '공개 보도'에서 '남북 합의된 비무장화된 지대'의 군부대 진출과 대남전단 살포 협조 문제를 관련 부서들로부터 접수했다며 이에 대한 군사행동 계획을 작성해 당 중앙군사위의 승인을 받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북한군은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 민경초소 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의 조처를 예고했었습니다.

질문 4: 실제로 노동당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 결과는 실천으로 나타나고 있는지요?

안 찬 일: 김정은 위원장의 보류 지시에 따라 최근 포착됐던 북한의 대남 군사 동향에도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북한은 지난 21일부터 최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재설치 작업에 나서 최소 30여 곳의 확성기를 재설치했으나, 이날 오전부터 철거를 시작해 전부 철거를 완료했다고 한국 정부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북한이 거의 준비를 마쳤다고 소개했던 삐라(대남전단) 살포도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군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비무장지대(DMZ) 북측지역 내 '잠복호'(민경초소)에 진출했던 북한군 병사들도 대부분 식별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관영 및 대외선전 매체들에 연일 수차례 등장했던 대남 비난 기사도 이날은 전무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일방적으로 단절한 판문점 채널과 동·서해지구 남북 군 통신선, 함정간 국제상선공통망 등의 정상 가동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5: 그러면 이와 같은 북한 당국의 발 빠른 움직임에 한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안 찬 일: 일단 한국 정부는 북측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신중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의 보도를 보았고 이 보도를 면밀하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 "남북 간 합의는 지켜야 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 간 통신선 차단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던 북한의 태도가 돌연 누그러진 것은 주민 결속과 대남 경고, 국제사회의 이목 집중 등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으로서는 대남 군사행동에 곧바로 착수했다가는 한국과 미국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치고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재개의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고 여겼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문 6: 그런데 이번에 당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는지요?

안 찬 일: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격적인 '대남 군사행보 계획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도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배경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이번 회의가 '화상회의'로 열렸다고 전했습니다. 통상 김 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는 노동당 중앙본부청사에서 고위 간부들이 모인 가운데 열리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방식의 회의가 열린 것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옵니다. 북한이 이날 회의가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5차 회의의 '예비회의'라고 밝힌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먼저 나옵니다.
이는 북한이 곧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5차 회의의 본회의를 개최한다는 뜻으로, 이날 회의가 격식보다는 내용에 초점을 맞춘 방식의 회의였기 때문에 비대면 방식을 택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선택의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릅니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대남 전단(삐라) 살포 준비 및 접경지역의 대남 확성기 설치가 한창 진행 중이던 23일에 회의를 연 것을 감안하면, 이번 회의가 긴급하게 소집됐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김 위원장이 국면 전환의 필요성을 느껴 직접 이 같은 방식의 회의를 소집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를 다시 언급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의 몸상태가 대면 회의를 열기 어려운 상태 아니냐는 시각입니다. 이번 회의의 결정은 북한이 이례적으로 강경하게 나섰던 대남 기조를 일시에 전환하는 것인데, 이 같은 중요한 결정을 내리면서 비대면 방식의 회의를 주재한 것은 의아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참고로 김 위원장의 마지막 공개 활동은 지난 6월 7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13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것입니다. 당시 북한 매체에 등장한 그의 모습에서는 이렇다 할 건강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판단입니다.

질문 7: 끝으로 이번 북한의 돌발적인 군사행동의 주동자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었는데, 혹시 그가 사태의 심각성에 비추어 비판되거나 격하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안 찬 일: 가능성 없지 않습니다. 물론 사전에 이번 사태의 연출을 김 위원장과 김여정 1부부장이 짜고 진행한 것이라면 모를까 개성공단에서 거대한 폭발사고까지 일으킨 김여정 부부장이 순탄하게 넘어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만약에 김여정 1부부장의 씨나리오 대로 남과 북이 군사행동으로 치달았으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자칫 북한은 군사적으로는 물론 경제적으로 파멸을 초래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 당국도 김여정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사: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다음 주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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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과연 북한 당국이 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 그 배경’에 대해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