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7월 8일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지 26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사실 김정은 정권은 여러 면에서 지난 기간 선대 수령들의 흔적을 지우는 노력들을 해 온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가 공식 행사장에서 내려지고, 축지법이 잘못되었다느니, 개인숭배는 해롭다느니 하는 강조 문구들이 그 대표적 실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다시 급부상한 이른바 민족최대 추모의 날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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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기: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잘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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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지난 8일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지 26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느 때와 달리(지난 태양절 4.15)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이 안치되어 있는 태양궁전을 당 정 군의 최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참배하면서 유독 선대 수령 띄우기에 분주했습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올해는 북한이 중요시하는 이른바 정주년, 즉 꺾어지는 해도 아닙니다. 북한은 정치행사에서 5년, 10년 이런 정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하는데 올해는 26주기로 그냥 평범하게 넘길수도 있었는데 유독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과 군대 정부의 고위간부 대부분을 대동하고 참배하였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지난 4월 15일 이른바 태양절에는 태양궁전을 쳐다보지도 않았던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루고 있는 모습 입니다. 더구나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해 북한의 최고위 간부들 어느 누구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사진 활영 시에만 벗었겠지만 이는 그만큼 선대 수령에 대해 예의를 갖추었다는 것으로 좀 이례적인 것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6월 김여정 제1부부장의 난동으로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등 한 바탕 소란을 겪고 난 뒤, 그것을 수습하고 오히려 김일성 주석의 시신을 이용해 크게 무너져 내린 김정은 리더십을 복구원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분석됩니다.
질문: 아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제 김정은 정권의 권위와 위신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그 탈출구로 선대 수령의 상징성을 이용했다는 말씀이죠. 글쎄... 이미 김정은 위원장 자신이 지우고자 했던 과거의 영광과 환의가 과연 역사속으로 사라진 구시대의 지도자를 대 부각시키려는 방식으로 가능한 일일까요?
안찬일: 옳은 말씀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오늘도 경멸하지만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에도 아무런 미련이 없습니다. 간혹 북한의 고도 성장기였던 오륙십년대를 향수로 간직하고 있는 나이 드신 분들도 있지만 그들은 이미 북한 세대에서 퇴진한 소수 집단일 뿐입니다. 더 이상 김일성 김정일 두 선대수령을 숭배되거나 찬미될 아무런 의미가 없는 역시 퇴물들이란 말씀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 때 설레발레 설치던 김여정도 곁에 없는 허전한 상황에서 작고한 선대의 ‘권위’를 끄집어 내 새로운 리더십을 창조하려 한 들 북한 간부들과 인민들 어느 누가 따르려 하겠느냐 이 말입니다.
질문: 그런데 북한 정치무대에서 요즘 또 하나의 특징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즉 이미 5개월이 넘도록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이설주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래 조상에 대한 참배에는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 도리인데 이번 태양궁전 참배에도 이설주는 안 보였습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당연히 이설주는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 것이 후손된 도리입니다. 그런데 그는 지난 2월 25일 구정 설맞이 공연 때 오랜만에 등장한 장성택 행정부장의 부인 김경희와 함께 모습을 보여준 후 현재까지 5개월 동안 단 한 번도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뭔가 문제가 있다는 말입니다. 일설에는 김여정 1부부장과의 갈등설, 심지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불화설까지 평양에서 흘러나오고 있지만 확인할 길은 아직 없습니다. 확인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20여 일 동안 원산에 은둔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전용열차에 모란봉악단을 실어다 공연을 보며 즐겼다는데 그 과정에서 이설주와 심각하게 다투었다는 소식이 간간히 들려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어린 자녀들이 있어 코로나19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접근권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불화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공식활동을 진행하던 부부가 갑자기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북한 정치의 이상한 행태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질문: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 부장관 비건이 서울을 다녀갔습니다. 때 맞추어 북한의 외무성 제1부상 최선희는 “미국과는 절대 마주앉지 않는다”는 말을 곱씹었습니다. 또 비건 역시 서울 발로 “누가 마주앉자고 했냐”고 받아쳐 역시 평양이 더 갈증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최선희 1부상의 발언을 어떻게 분석해야 할까요?
안찬일: 현재 최선희는 북한 대미외교의 간판 스타입니다. 그의 입을 통해 우리는 평양의 대미관을 얼마든지 읽을 수 있습니다. 그가 자꾸 미국과 마주 앉고 싶지 않다고 반복하는 것은 결국 빨리 좀 만나자는 시그널로 받아들여도 될 것 같습니다. 미국과 마주앉는 정면돌파가 없는 한 북한 핵문제는 답이 없습니다. 특히 11월 3일 트럼프의 대선 전에 북한은 열매를 거두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평양은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적 대안’이 영향력을 잃을 경우 ‘강경노선’으로 선회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의 공포 속에 빠져들고 있는 느낌입니다. 일단 비건은 서울 방문을 통해 남북관계도 잘 되길 바라고 같은 시각에 트럼프 대통령도 워싱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날린 이상 이제 공은 평양으로 넘어갔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네 오늘도 북한의 핵심 아젠다 몇 가지로 북한의 주간 움직임을 분석해 봤습니다 인사: .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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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시간에는 ‘다시 급부상한 이른바 민족최대 추모의 날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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