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지난 6월 16일 큰 사고를 치고 잠적했던 김여정이 10일 나타났습니다. 노동당 제1부부장이며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겨우 공식 권력 서열 40위에나 오를까 말까 할 김여정은 현재 북한 정권의 2인자입니다. 그가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500여 킬로그램의 폭약을 동원해 공중분해시킨 지 약 1개월 만에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이른바 담화라는 것을 통해서인데, 지금부터 그의 담화문을 통해 김여정의 위상과 나아가 그야말로 대남정책뿐 아니라 대미정책의 콘트롤타워임을 발견하게 하는 위상을 체크해 보고자 합니다.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이현기: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잘 지냈습니다.
SIGNAL MUSIC
질문 1: 먼저 김여정 제1부부장의 언론관이라고 할까요. 그가 어떤 언론 매체를 이용하고 있는지가 상당히 궁금했는데 이번에 그 실상이 드러났다고요?
안찬일 : 그렇습니다. 과거 김정은 위원장과 김여정이 미국의 CNN을 주로 시청한다. 혹은 외국 방송은 자유아시아방송만 들으라고 고위 간부들에게 말했다는 설이 있었는데 이번에 그들은 자신들의 언론이 아닌 외부 언론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김여정 1부부장은 자신의 담화에서 “나는 최근 며칠 어간 미국 사람들이 련일 발신하고 있는 우리와 관련한 괴이한 신호들을 보도를 통하여 듣고 있다. 나중에는 조미 수뇌회담 가능성까지 시사하게 된 미국 사람들의 심리변화를 TV 보도를 통해 흥미롭게 시청하는 것은 아침 식사 시간의 심심풀이로서는 그저 그만이였다. ” 바로 이 대목이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김여정도 어김없이 하루 세 끼를 먹는 사람입니다. 아침에 북한의 조선 중앙 TV는 방송을 하지 않습니다. 오후에는 5시에 뉴스가 있고, 그다음 뉴스는 저녁 8시 종합뉴스가 있습니다. 결국 김여정은 북한 조선중앙TV가 아니라 한국의 TV를 통해 대북 메시지를 읽거나 미국의 뉴스채널 CNN을 고정 시청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이번에 밝혀진 것입니다.
질문 2: 아 그렇군요.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서 나타난 또 다른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안찬일: 다음 두 번째로 그는 하나의 전망이 아닌 결론 자의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 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또 모를 일이기도 하다. 두 수뇌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백한 것은 조미 수뇌회담이 누구의 말대로 꼭 필요하다면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비 실리적이며 무익하다는 사실을 놓고 그러한 사건을 점쳐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거의 디시젼 메이커 즉 결정권자다운 표현으로써 그가 대남사업뿐 아니라 대미사업도 장악하고 있다는 암시로 되는 것입니다.
질문 3: 그런데 김여정 1부부장의 담화에는 미국에 대한 내정간섭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는 평가가 있는데 그 점은 어떤 내용인지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김여정 1부부장은 “그리고 지금 수뇌회담을 한다면 또 그것이 누구의 지루한 자랑거리로 만 리용될 것이 뻔하다. 미국은 대선 전야에 아직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가봐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미국이 그런 골치 아픈 일에 맞다 들려 곤혹을 치르게 되겠는가 아니겠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기들이 처신하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때 없이 심심하면 여기저기서 심보 고약한 소리들을 내뱉고 우리에 대한 경제적 압박이나 군사적 위협 같은 쓸데없는 일에만 집념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미국은 바로 그때 2019년 초 하노이에서 부분적인 제재해제를 해주는 것 같은 시늉을 내면서 얼마든지 우리의 핵중추를 우선적으로 마비시켜 놓고 우리의 전망적인 핵계획을 혼탕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 정도면 북미관계는 비관적으로 보이기까지 하지 않습니까?
질문4: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무슨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하는 데 그 내용은 어떤 것입니까?
안찬일: 네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문 원문을 그대로 인용하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조미 수뇌회담이 열렸을 때 우리 위원장 동지는 북조선경제의 밝은 전망과 경제적 지원을 설교하며 전제조건으로 추가적인 비핵화조치를 요구하는 미국 대통령에게 화려한 변신과 급속한 경제번영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 제도와 인민의 안전과 미래를 담보도 없는 제재 해제 따위와 결코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하여서와 미국이 우리에게 강요해온 고통이 미국을 반대하는 증오로 변했으며 우리는 그 증오를 가지고 미국이 주도하는 집요한 제재봉쇄를 뚫고 우리 식대로, 우리 힘으로 살아나갈 것임을 분명히 천명하시였다. 이후 우리는 제재해제문제를 미국과의 협상의제에서 완전 줴던져버렸다. 나는 《비핵화조치 대 제재 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 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북한은 다시 반미사상으로 돌아갔으며, 비핵화 문제 역시 기대하지 말라는 의사를 분명히 피력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북미 관계 개선과 북한의 비핵화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져주는 담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말미에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사를 전한다는 식의 메시지를 남김으로써 북미관계의 하나의 가느다란 희망의 줄기는 남겨두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안찬일: 네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MUSIC
오늘 이 시간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입을 통해 본 평양의 대미정책’에 관해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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