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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한국인

지구촌의 한인들(뉴질랜드 한뉴문화원 한국전 사진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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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대 한뉴문화원 원장(오른쪽)이 한국전쟁 사진전 개막식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한뉴문화원 제공

지금 뉴질랜드에서는 한 참전용사가 한국 전쟁 중에 찍은 사진을 60년만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사진전이 열려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전시회 영상 보기) 한국전 휴전 60주년을 맞아 뉴질랜드 한인 월드 TV와 한뉴문화원이 주관하는 이 사진전은 지난 6월 4일 공식 오프닝 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22일까지 오클랜드 ‘아트스테이션’ 전시장에서 열린다. 전시된 사진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모리스 씨가 귀중하게 소장한 120여 장의 컬러로 된 슬라이드를 인화해 세상에 첫선을 보인 것이다. 한뉴문화원은 오는 9월에는 참전용사들이 쓴 수필집을 참전용사와 참전용사 가족들에게 선물로 증정해 기쁨을 주게 된다.



자유아시아방송 지구촌의 한인들 오늘은 뉴질랜드서 한국전쟁 사진전을 여는 소식으로 한뉴문화원 김운대 원장으로부터 알아본다. 

뉴질랜드에서 귀중한 625전쟁 기록을 담은 사진전을 주관하는 한뉴문화원은 지난 2011년 한국과 뉴질랜드 간에 문화 교류를 통해서 상호이해를 높이고자 출범한 민간단체로서 한인 동포들과 현지 뉴질랜드인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행사들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김운대 원장은 설명한다.

김운대: 행사의 숫자는 많지 않지만, 충분히 전문성을 살린 행사를 하겠다는 거지요. 일 년에 평균 2가지 행사, 많게는 3가지 정도의 행사를 할 생각으로 있습니다. 저희 한뉴문화원이 출범한 지 1년 반밖에 되지 않았습니다만, 작년 7월에는 한뉴수교 50주년 기념행사로 대규모 공연을 현지 주관해서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지금 전시되고 있는 한국전 휴전 60주년 기념 사진전이 있고, 오는 9월 28일에는 멋진 음악회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 음악회와 함께 저희 한뉴문화원이 작년부터 준비해 온 참전용사 수필집도 완성해서 참전용사 여러분께 선물하려고 합니다.

한뉴문화원과 월드 TV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휴전 60주년 한국전쟁사진전시회가 알려지면서 뉴질랜드 언론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리고 전시회를 열어달라는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고 김운대 원장은 들려준다.

김운대: 올해 가장 뜻있는 행사 중의 하나입니다. 이 전시회를 본 오클랜드 시내 매시 대학교에서는 학생들과 오클랜드 북쪽에 살고 있는 주민을 위해 별도의 전시회를 하자고 제의해 왔습니다. 그래 지금 진행되는 전시회가 끝나자마자 6월 25일부터 매시 대학교에서 전시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6월 25일은 아주 의미 있는 날 아닙니까? 그리고 수도 웰링턴과 한국에서도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기획이 알려지면서 뉴질랜드의 전국 일간지 뉴질랜드 해럴드에서는 전면 기사를 실었는데요. 참전용사들의 한국전쟁 이야기와 함께 저희 한뉴문화원 부원장인 이혜원 씨의 부모님이 625 당시 북한에서 피난 온 이야기도 인터뷰를 통해서 자세하게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오클랜드 로컬 신문인 센트럴 리더스에서는 한국전 당시 같은 부대에서 같이 싸우던 데이비드 메너링 할아버지와 월리 와이어트 할아버지가 나란히 60년 전 사진을 들고 찍은 사진이 전면 기사로 전시회 소식을 자세히 알렸습니다. 그러니까 60년 전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그런 사진이었습니다. 특히 오클랜드 시가 55만 부를 발행하는 아우어 오클랜드라는 잡지에도 전시회 소식이 알려져서 처음부터 많은 시민들과 현지 학생들이 전시장을 찾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가 그만큼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고 각 학교에서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관람객 중에는 자신의 삼촌을 사진에서 찾았다는 아주머니도 있었고, 컬러 사진의 주인공인 모리스 할아버지의 손자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몸이 불편해서 외출을 잘하지 못하던 참전용사 할아버지들도 소식을 듣고 찾아오곤 합니다.

이번 사진 전시는 모두 126점이 전시되고 있으며 100점이 컬러 사진 20여 점이 흑백 사진이라고 한다. 이 사진전을 기획하게 된 동기는 참전용사 수필집을 만들기 위해 뉴질랜드 전국에 흩어져 사는 참전용사들에게 한국전쟁과 관련된 편지나 수필, 시 등과 함께 사진 자료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냈는데 귀중한 사진을 갖고 있는 모리스 먼로우 참전용사를 만나면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김운대: 많은 참전용사들이 글과 사진 자료들을 보내 주셨는데 그중에 뉴질랜드 북섬 동해안에 조그만 도시 네이피어에 살고 있는 모리스 먼로우라고 하는 분이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수필집에 들어갈 사진이 몇 장 정도 필요하냐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 저는 전화를 걸어서 한국전쟁 사진이 몇 장 정도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120여 장의 슬라이드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기쁜 나머지 저는 바로 다음날 모리스 할아버지에게 달려갔습니다. 이곳 오클랜드에서 자동차로 6시간 거리입니다. 자식들은 다 성장해서 다른 도시로 외국으로 나가고 부인도 5년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모리스 할아버지는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사진의 주인공인 모리스 먼로우 참전용사를 찾았을 때 그는 상태가 잘 보존되어 있던 귀중한 사진과 슬라이드 사진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여 주었단다.

김운대: 대뜸 슬라이드를 보여 달라고 하자, 할아버지는 먼지 뭍은 박스를 꺼내서 보여 줬습니다. 거기에는 한국전쟁 중에 찍은 컬러 슬라이드 120여 장과 귀국길에 일본에서 찍은 슬라이드 120여 장이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슬라이드를 보는 순간 아! 이걸 인화해서 사진전을 열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950년 초에 사진으로는 아주 보기 드문 컬러 사진이었고, 슬라이드 상태도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사진도 전문가 수준의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슬라이드를 빌려서 오클랜드로 돌아와서 한 장 씩 스캔을 시작했고 드디어 이번에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사진을 현상한 사진관에서도 이렇게 상태가 좋은 1950년 초에 사진은 처음 봤다고 놀라와 했고 보는 사람들마다 최근에 찍은 사진 못지않다는 그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국 참전 용사인 모리스 먼로우 씨가 컬러 슬라이드를 갖게 된 데는 미국에 펜팔 여자친구 덕분이었단다.

김운대: 모리스 할아버지가 이렇게 칼라 슬라이드를 고이 간직해 올 수 있었던 데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국에 파견됐을 당시 미국 여자 친구와 펜팔이 있었습니다. (50세 이상 되신 분들은 이 펜팔에 대해서 아실 겁니다.)외국에 주로 이성과 편지를 교환하는 편지 친구입니다만 (저도 1960년대 후반부터 한 30년 이상 펜팔친구와 소식을 주고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모리스 할아버지는 자신이 찍은 사진 필름을 미국에 있는 펜팔 친구에게 보냈고, 그 친구는 자신이 다니던 회사 코닥사에서 이 필름을 슬라이드로 만들어서 다시 모리스 할아버지에게 보내 줬습니다. 그래서 이 슬라이드가 지금까지 잘 보관됐습니다.

김운대 원장은 모리스 씨의 최근의 근황과 모리스 씨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에 있다고 말한다.

김운대: 모리스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돌아온 다음 결혼을 하고 부인과 함께 피지와 짐바브웨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가 지난 2008년 짐바브웨에서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뉴질랜드로 돌아와서 지금은 혼자 살고 있습니다. 86살입니다. 몸이 좀 불편합니다만, 이번에 저희들이 사진전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몹시 기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TV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에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한국전쟁 참전으로 한국과는 혈맹 관계로 이어진 나라라고 김운대 원장은 설명해 준다.

김운대: 한국전 당시 뉴질랜드 인구는 200만 명 이었습니다. 뉴질랜드는 유엔참전 16개국 중에서 가장 먼저 병력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나라였고 1950년부터 1957년까지 연인원 6,000여 명을 파견해서 한국의 자유를 지켜 주었습니다. 그러니까 뉴질랜드는 한국과 혈맹 중에 혈맹관계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때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분들은 지금 모두 85세 정도가 됐습니다. 해마다 참전용사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뉴문화원은 이분들에게 좋은 선물을 드리려는 뜻으로 참전용사 수필집을 발간하기로 하고 작년부터 준비해 왔습니다.

김운대 원장에게 참전용사 수필집은 언제나 발간하는지를 물어봤다. 올 가을에 발간되어 참전용사에게 선물로 증정한다고 했다.

김운대: 지금은 원고 타이핑이 끝나고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도 이달 안에 끝날 것으로 보이는데 다음 달 초에는 인쇄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래서 오는 9월 28일 음악회 때 수필집을 참전용사들에게 나눠줄 계획입니다. 9월 28일(서울 수복일)도 의미 있는 날 아닙니까? 나이 드신 분들이 읽기 쉽게 글자 크기를 키우고 책 크기도 A-4로 하기로 했습니다. 너무 두꺼우면 부담스러워 잘 읽혀지 않기 때문에 전체를 한 100페이지 정도로 하고 우선 2,000권 정도 찍어서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에게 우선적으로 배부하고 나머지는 도서관과 학교 등에 나눠줄 계획입니다. 이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아주 귀한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이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수필집에 참여한 참전용사들은 25분이라며, 세상에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흑백사진도 책에 담았다고 한다.

김운대: 뉴질랜드 전국서 25분 정도의 참전용사들이 글을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고이 간직하고 있던 귀한 사진들도 보내 왔는데, (사실은 나이가 많으시므로 자기가 손으로 글을 쓸 수 없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하고 싶었는데 참여하지 못한 그런 아쉬움이 남고요. 사진 중에는 자기가 고이 간직하고 있던 1950년대 초 아주 자그마한 사진인 가로 5센티 세로 4센티 정도 되는 흑백사진들도 많이 있고 지금까지 전혀 공개되지 않은 사진들을 많이 보내왔고 어떤 분들은 또 자기가 특별히 시집을 만들어서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아주 귀한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한뉴수교 50주년 기념 우정 음악회가 작년에 성료된 이야기 들어본다.

김운대: 작년 2012년은 한국과 뉴질랜드가 외교 관계를 맺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각종 행사가 열렸습니다만, 그중에 하일라이트를 장식한 게 바로 한뉴수교 50주년 기념 우정 음악회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악기 대여였습니다. 첼로나 콘트라베이스 같은 큰 악기는 비행기에 싣고 올 수가 없었고 또 타악기 전체도 현지에서 대여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클랜드 시내 악기점을 모두 뒤져도 우리가 원하는 첼로 콘트라베이스 타악기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평소에 이런 악기들은 전공하는 학생들이나 연주자들이 빌려 쓰기 때문에 남아 있는 악기가 없었습니다. 연주회 며칠 전 각 악기점에서 악기가 들어 왔다는 전화를 해 왔습니다. 7월 초 학교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빌려 갔던 악기를 반납하는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타악기 세트와 연주자도 오클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마침 연주회가 없어서 다행히 빌릴 수가 있었습니다. 연주곡 중에 첫 곡으로 안익태 선생의 한국환상곡이 있었는데요. 이곡은 합창단이 꼭 있어야 합니다. 오클랜드에서는 마침 민간 합창단과 뉴질랜드 현지인 합창단이 함께 150여 명의 대규모 합창단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만, 웰링턴에는 교민 숫자가 적기 때문에 거기 살고 있는 한국인 성인 전체가 거의 참여했습니다. 그래서 70여 명의 합창단을 만들어서 연주하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 환상곡 중에 애국가를 들으면서 엉엉 우는 교포들도 있을 정도로 아주 감격적인 음악회였습니다.

김운대 씨가 들려주는 뉴질랜드 자랑이다.

김운대: 뉴질랜드 하면 세계적으로 잘 알려졌습니다만, 자연환경이 쾌적한 나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사람들 인심이 좋고 소박하고 이런 걸 꼽을 수 있습니다만, 한국과 미국과는 계절이 정 반대지요. 지금 뉴질랜드는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오클랜드 같은 경우는 겨울에도 얼음이 잘 얼지는 않습니다만, 지금 현재는 아침 최저가 12도 정도 낮 최고가 17도 정도 쾌적한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지구촌의 한인들 오늘은 뉴질랜드서 한국전쟁 사진전을 여는 소식 한뉴문화원 김운대 원장으로부터 알아봤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