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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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8
재미 남가주 이북도민총연합회가 미국에 사는 실향민 단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12월 15일 망향제를 가졌다. 한국에 사는 실향민들은 1년에 두 차례 망향제를 갖고 있다. 북녘땅에 두고온 부모 형제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며 가슴앓이를 해온 LA 거주 실향민 200여 명은 이날 엄숙한 마음으로 망향제에 참석해 조상을 기렸다.
자유아시아방송 지구촌의 한인들, 오늘은 재미 남가주 이북도민총연합회가 주관한 망향제 소식으로 함께한다.
재미 남가주 이북도민총연합회 최창준 회장은 망향제의 큰 의미를 들려준다. 정말 살아 계시는지 돌아가셨는지도 모르는 불효의 마음으로 엄숙하게 치렀다고 전한다.
최창준 회장: 우리가 고향을 떠나서 고향에 가지도 못하고, 조상님들이 아직 살아 계신지 돌아가셨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연세가 드셔서 돌아가셨을 걸로 생각하고 고향을 향해 제를 올리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매년 하지요. 그런데 저희 해외에 있는 특히나 LA 하면 해외 지역으로서는 제일 큰 지역 아닙니까? 사실상 따지고 보면 한국 다음이 LA 지역인데, 여기서도 고향을 그리는 조상님들에 대한 제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요. 그래 우리가 고향을 생각하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고 해서 제를 올리는 것 그러니까? 범 종교적으로 행사를 하게 됐습니다.
재미 남가주 이북도민총연합회 최 회장은 1년 임기 중에 망향제 행사를 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한다.
최창준 회장: 여러 가지가 행사가 있습니다. 망향제를 한다든가, 소식지를 낸다든가, 송년행사를 한다든가, 탈북자에 대해서 지원금을 준다든가 등 회장으로 약속한 게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망향제인데, 그동안에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긴 하지만 임기 중에 망향제를 했습니다. 참 저로서도 감개무량합니다.
최 회장은 자신은 망향제를 어떻게 치르는지 잘 몰라 유병희 고문의 지휘로 행사가 잘 진행됨에도 감사했다. 그리고 탈북자들도 함께 참여했다고 한다.
최창준 회장: 저도 사실 망향제를 어떻게 드리는지 잘 몰라요. 망향제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지마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는데, 우리 회원 가운데 유병희 씨라고 원로 되시는 분입니다. 한국에서 망향제를 여러 번 치르셨어요. 유병희 고문의 지휘로 제사상도 차리고, 모든 순서를 진행해 주셨어요. 저는 그냥 회장으로서 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한 것뿐이지 세부적인 것은 유병희 고문이 해 주셨습니다. 엄숙한 행사니까? 유병희 고문님이 제사를 낭독했습니다. 그럴 적에는 어떤 분은 참 눈물을 흘리는 분도 계셨고 엄숙하게 진행됐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우리 실향민이나 탈북인이나 똑같은 마음 아니겠어요. 참석한 탈북인들에게 그로서리 상품권을 증정하기도 했습니다.
망향제를 직접 진두지휘한 유병희 고문은 머나먼 객지에서 실향민들이 한마음으로 함께 망향제를 성대하게 갖게 됐다고 설명해준다.
유병희 고문: 우리가 고향을 떠난 지가 짧게는 62년 길게는 67년이 됐지만, 고향에 가지 못하고 객지에서 차례를 지내는 분은 차례 지내고, 고인들이 돌아가신 기일을 아시는 분은 기일제사도 지내고, 그러지 못한 분들은 대부분 고향에 부모 조상님들이 언제 세상을 떠나신 지 모르니까? 1년에 두 번 제사를 드리는 것이 상례입니다만 그래 이번에 LA에서 우리 실향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북한에서 통일을 염원하다가 유명을 달리하신 우리 조상님과 부모님 그밖에 가족들의 영혼을 달래자! 는 뜻에서 제1차 망향제를 치렀습니다. 수십 년을 타지에 있으면서 가족들 돌아가신 기일도 모르는 불효를 저지르고 있어서 그런 불효를 사죄하는 뜻에서 망향제를 열어 가신 분들에게 다소나마 위로가 될까 해서 망향제를 가진 것입니다. 그런데 예상 밖에 실향민들이 한마음으로 성대하게 잘 치렀습니다.
LA 지역 함경남도 도민회 권성주 회장은 해외 실향민으로서 망향제를 갖게 되어 실향민의 한 사람으로 감격했다고 들려준다.
권성주 회장: 저는 1.4후퇴 때 피난 나와서 조국 대한민국에서 자랐지요. 고향을 떠난 지가 67년여가 됩니다만, 저희들을 있게 한 조상님들과 부모님에게 안녕히 계십니까? 하는 이야기를 드린 적이 없습니다. 저희가 그동안에 살기 바빠서 조상님께 제를 못 드렸는데 최근에 전 이북 도민회 회장단이 모여서 중지를 모은 것이 년말을 기해 망향제를 지내는 것이 어떠냐 해서 저희가 지난 12월 15일 망향제를 가졌습니다. 모두들 흡족해하셨고 귀빈들도 함께해 주셨습니다. 고향을 두고 온 저희가 이제는 나이도 많이 들고 하니까? 고향을 그리는 것이 어머니 품을 그리워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모두들 고향에 있는 선산, 언제 돌아가신지도 모르는 부모님들, 형제들을 기리는 마음에서 저희가 북쪽을 향해서 절도하고 마음을 한곳에 모았다하는 그런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참석한 모든분들이 좋아하셨습니다. 올해가 제 1회 였으니까? 계속해서 망향제를 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에 주재하신 유병희 고문님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는데요. 살아 계시는 동안 망향제에 대한 것을 배울 것도 기약했습니다.
실향민 1.5세 폴 김씨는 이번 망향제를 통해서 고향에 대한 것을 새롭게 알게 됐다며 기뻐했다.
폴 김: 저는 아버님이 1세로서 한국에서 돌아가셨는데, 제가 어릴 적에 늘 고향을 그리워하시는 것을 직접 많이 봤어요. 물론 저희 어머니도 북한이 고향이시고요.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렇게 훌륭한 어르신들 고향 분들을 뵙게 됐고 어르신들이 연세가 많아 돌아가셔서 젊은 사람(실향민)으로 봉사할 게 많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번에 망향제는 처음이지만, 참석해 보니 고향 어르신들이 얼마나 귀하신 분들인지 새삼 느끼고 어르들이 계셨기에 저희들이 있고 그래 많은 실향민 1.5세나 2세대가 그 어르신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설령 모르는 후세들이 참여하면 정말 자신의 정체성를 다시한번 느끼게 될거라고 생각되어요. 그래 제가 느낀 점은 이런 행사에 1.5세가 참여하는 것을 권장할 뿐 아니라 한국 어르신들의 전통을 자손대대로 물려받으면서 멀리 이국땅에 있으면서도 고향 그리는 마음과 고향 그리는 형식을 다 배운다는 것이 큰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 지구촌의 한인들 오늘은 재미남가주 이북도민총연합회가 주관한 망향제 소식으로 함께한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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