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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한국인

90 나이에 문학상 탄 실향민 이경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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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나이에 문학상 탄 실향민 이경주 씨.
사진-이경주 씨 제공

미국의 수도 워싱턴 인근에 사는 실향민 이경주 씨는 올해 90을 바라보는 나이에 함북민보 문화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실향민 이경주 씨는 함북 성진 출신으로 그동안 미국과 한국 문단을 통해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하면서 특히 함북민보를 통해 함경인의 자금심을 고취하고 분단 조국과 실향민의 아픔을 게재하며 문화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문화예술부문의 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경주 씨는 앞으로도 글을 통해 통일 한국에 이바지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목요대담 오늘은 함북민보 문화상을 받은 실향민 이경주 씨를 만나봅니다.

지난 2011년 이북 5도민 고국 방문단 행사에 참가해 ‘경모시’를 낭독해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랬다고 들었습니다. 소감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 90줄 바라보는 실향민으로서 감회가 깊습니다. 이 나이에 또 상을 탄다는 게 기쁘고요. 특별히 다른 상도 아니고 문화상을 타서 더욱 기쁩니다.

실향민들을 위한 신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신문인지 소개해 주시지요.

: 북한을 수복하게 되면 바로 모든 국가 행정을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북한지역 각도의 도청이 있습니다. 이북 5도의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등 인대요. 5도민회 중에서 함경북도에서 주는 문화예술상입니다.

지난 2011년에 실향민 고국방문단으로 한국에 다녀오셨는데 그 당시 행사 소식도 전해 주시지요.

: 제가 2011년에 북한에 고향은 둔 해외 실향민들 대상 고국 방문단의 일원으로 초청돼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때 실향민들에게 국가의 발전상을 보여주며 또 여러 가지 실향민들을 위한 행사를 합니다. 행사 중에서도 마지막으로 경모제를 드리는 행사가 있습니다. 경모제는 실향민들이 고향을 떠나와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수십 년이 지나니까? 선친들의 모든 기재사를 드리지 못한 그런 일종의 불효를 뉘우치며 또 선조들에 대한 제를 드리는 일종의 행사입니다.

당시 행사에서 경모시 낭송하신 것과 함북민보에 어떤 글들을 게재해 오셨는지요.

: 당시 행사에 330여 명이 참가했는데 관광객을 포함 4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나의 경모시를 낭송했습니다. 그날 비가 많이 쏟아졌습니다. 제가 낭송하는 경모시를 들으며 눈물과 비가 합쳐져서 아주 애절한 심정으로 경모제를 지냈던 것이 기억 나 가지고 그래 미국에 돌아와서도 계속해 실향의 시를 워싱턴 일원 신문에 게재했으며 또한 함북민보에 계속해서 실향, 고향, 남북통일문제 등에 관한 글을 계속 보내 게재됐지요. 그래 게재가 몇 년 되다 보니까. 외국에 나가 있으면서 고국을 사랑하고 고향을 그리는 그런 실향의 시를 통해서 실향민들의 마음을 고양시키고 또 통일 염원에 관해 기여됐다는 공로로 상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18일에 받았습니다.

미국 워싱턴 지역에서도 시니어를 위한 문학창작 강의를 하신다고요.

: 함경도민회의 고문을 맡고 있고, 이곳 워싱턴 여러 시니어들을 위한 문학창작을 위해 강의하고 있습니다. 거의 20년 동안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몇 권의 시집을 발간하셨는지요.

: 제가 5권의 시집을 발간했습니다. 시집 외에도 신문 등 다른 미디어에도 시를 써서 보내곤 했습니다.

이경주 씨의 첫 시집에 실린 ‘고향에 가면’ 함께 들어봅니다.

구름만 내왕하는 고향
이정표조차 없는 삼팔선 북녘
만약 다시 고향에 가면
그 옛날 개구쟁이로 뛰놀던
동구 밖 금잔디에
원 없이 뒹굴리다.
돌배나무 우듬지에 걸린
꼬리 연도 찾아보고
콩서리 참외 서리
말썽 일던 밭고랑도 돌아보고
그러다 옛친구 만나며
손잡고 냇가에 발가벗고 물장구치리다.
버들 거지 밑에 숨은 모래 뭍이 버들붕어 쉿 쉿 쫓아 보리다.
덜커덩덜커덩 철 다리 구르며 목신 울음의 철마에 실려
정든 고향 찾는 길손 향해 높이 손을 흘들리라
채송화 맨드라미 나팔꽃 피고
담장이 넝쿨 뒤집어쓴
흑 악담 황토 땅에
맨발 벗고 서서 흙내음 맡으며
거미줄 잠자리 채로 나비 잠자리도 잡으리
노을이 서산에 물들고
긴 그림자 키를 넘을 때
초가집 지붕 위로
흰 연기 머리 풀고
멀리 작은 교회당의 종소리 울리면
아련한 추억의 조약돌 찾아 말없이 걸으리
고향에 가면

목요대담 오늘은 함북민보 문화상을 받은 실향민 이경주 씨를 만나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