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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남북한 깃발의 상징문양)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북한 응원단이 인공기를 흔들며 응원을 하고 있다. 뒤로는 태극기가 보인다.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북한 응원단이 인공기를 흔들며 응원을 하고 있다. 뒤로는 태극기가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남북한은 유엔에 가입한 개별국가가 틀림없지만 서로는 한반도의 유일합법성과 정통성을 주장하면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면을 보이게 되지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한은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했습니다. 이를 보는 많은 남쪽 사람들 중에는 착잡한 심정을 가진 사람도 있고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한 사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개별 경기에서는 태극기는 휘날렸고 북한의 인공기도 게양됐습니다. 오늘은 남북한 국기가 가진 상징에 대해서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깃발의 주된 상징문양을 볼까요?


임채욱 선생: 태극과 오각별이라고 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태극기는 태극문양이 가운데 있고 사방에 괘가 있는 국기입니다. 이런 국기는 문장기라고 하지요. 북한 국기는 가운데 붉은 색깔을 넓게 잡고 그 아래 위에 흰색 줄과 푸른색 줄을 그린 바탕에 깃대달린 쪽으로 흰 동그라미를 그려 넣고 그 안에 오각형별이 들어있는 문양입니다. 그래서 남홍색 오각별기라고 하지요.


태극문양과 오각별 문양이 가진 의미를 좀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지요.


임채욱 선생: 태극문양 뿐 아니라 태극기 전체를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먼저 태극기의 바탕인 흰색은 영토를 뜻합니다. 가운데 태극은 국민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4괘는 정부를 뜻합니다. 흰 바탕색은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국민의 마음을 나타냅니다. 4괘는 하늘과 땅, 불과 물을 뜻합니다. 태극은 빨강색의 양과 파랑색의 음이 서로 대립하는게 아니라 서로 포옹하고 조화하면서 끝없이 순환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러니 문학자 게오르기는 세상의 가장 철학적인 국기라고 했고 물리학자 닐스 보어는 태극이 자기의 양자역학 이론을 나타내는 문양이라고 그의 예복에 태극문양을 넣었다고 하지요.


북한 홍람오각별기 문양 설명도 해주시지요.


임채욱 선생: 흰색줄은 광명발전을 말하고 빨강색은 끓는 피를 상징하고 파랑색은 화평을 도모하고 원안에 있는 오각별은 민족의 진로와 역사적 방향을 제시한다고 합니다.


태극기는 우리가 다 알다시피 조선조 말에 제정됐는데 북한 인공기는 언제 만들어 졌습니까?


임채욱 선생: 광복되던 다음 다음해인 1947년 11월 중순에 작업이 시작됩니다. 북조선인민회의란 데서 헌법제정위원회를 만들면서 그 안에 한 무리의 미술가들을 소속시키면서 이른바 국장과 국기를 도안하도록 맡깁니다. 그렇지만 이들이 붉은 색, 파란색, 흰색 줄만 그려두고 원안에 그려 넣을 것을 몇 달이 지나도록 마무리 못하고 있을 때 김일성이 그 안에 별을 넣을 것을 지시합니다. 그것도 오각별입니다. 별은 별인데, 오각별을 강조하는 것은 뉴지랜드나 오스트랄리아처럼 육각형 별이 아니라 소련 국기의 오각별과 같다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미술가들이 도안을 잘하지 못하고 헤맬 때 김일성 지시로 완성됐다고 해서 북한에서는 이 깃발을 김일성이 만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깃발이 1948년 2월 헌법초안을 심의하면서 통과시키게 됩니다. 그리고 9월 8일 정식으로 채택하고 다음날 북한정권 창립일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참여한 미술가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는 밝혀지고 있습니까?


임채욱 선생: 누구라고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애국가 경우는 작사, 작곡자가 누구라고 밝히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여러 미술가들과 도안사 들이 참여했고 결과적으로 김일성이 크게 관여한 것이니 딱히 누구라고 할 수도 없겠네요. 알려지기로는 주동적으로 이끈 사람은 신해균(1913~ ? )이라고 하는데 이 사람은 상해임시정부 내무총장, 법무총장 등을 맡았던 해공 신익희의 조카라고 합니다. 또 한 사람 김주경이란 미술가도 도안 과정을 증언하고 있어서 참여자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인공기에 대해서는 구소련 당국이 만들어 줬다는 설도 나왔지요. 북한도 깃발에 태극무늬를 넣으려했으나 소련당국이 모스크바 디자인제작소를 시켜서 만들어버렸다는 설이지요.


북한에서는 인공기 제정 이후에는 태극문양을 쓰지 않겠네요?


임채욱 선생: 그렇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그런 문양을 쓰다가는 안 되겠지요. 인공기를 채택할 때도 반대가 많았어요. 정재용이란 대의원은 태극기를 사용해야 정통성을 살린다면서 반대하기도 했으나 그 때 헌법제정위원장이던 김두봉이 태극기의 태극은 주역에서 온 것으로 그것은 비과학적인 것이라는 등 몇가지 이유를 들면서 입을 막아버렸습니다.

그러나 인공기를 만들어 두고도 1948년 5월까지는 태극기를 사용했습니다.


태극기 문양인 태극에 대해서는 어떻게 봅니기까?


임채욱 선생: 태극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은 지금도 하고 있지요. 태극이 기(氣)를 말하는 것이라고 유물론적 해석을 하지요. 그러면서도 태극문양을 이용도 하지요. 중국에 있는 북한식당을 보면 대문에 태극문양을 넣고 청사초롱도 달았는데 한국 여행객을 끌기 위해서지요.


국기는 한 나라 상징이기 때문에 서로가 존중해 줘야하는데 남북한 관계에서는 그것이 어렵지요?


임채욱 선생: 그렇지요. 남북한은 유엔에 가입한 개별국가가 틀림없지만 서로는 한반도의 유일합법성과 정통성을 주장하면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면을 보이게 되지요. 그래서 상대방 국기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난 사례가 많지요.


그런 사례를 한 번 볼까요?


임채욱 선생: 지금이야 국제행사에서 상대방 국기를 게양하는 것을 받아들이지만 2000년대 이전에는 어려웠지요. 쌀을 싣고 간 한국선박 ‘씨 아펙스’호 태극기를 내리게 하는가 하면 2000년에 들어와서도 서울에 공연차 온 평양학생소년예술단이 서울 선화예술학교에 가서 교실에 걸린 태극기를 떼 내라고 요구했고 이를 받아들인 사례도 있지요. 이보다 앞서 평양하늘에 태극기가 날리는 것을 막으려고 한 북한의 탁구회담 제의도 말해볼게요. 1979년 4월 제35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평양에서 열리게 되어 있는데, 두 달도 안 남은 때 북한은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제의했지요. 명분이 그럴 듯하니 남쪽에선 거절하지 못하고 응했는데 네 차례 열린 회담에서 국기는 한반도 지도에 고려라고 쓰고 뒷면에는 고려탁구단이라 하자고 제안해서 결국 회담은 결렬됐지요. 이것은 당초부터 단일팀 구성이 목적이 아니라 회담결렬을 빌미로 한국의 참가를 저지하는데 있었고 북한은 결국 성공해서 평양하늘에 태극기가 날리는 것을 막았지요.


최근에는 북한도 국제행사에 태극기를 걸고 했지요?


임채욱 선생: 처음으로 평양하늘에 태극기가 걸린 것은 5년 전 9월 세계역도대회에서였지요. 국제관례상 게양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작년에도 여자축구대회에서 태극기가 걸리고 애국가가 연주됐지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2002년 9월 부산아시안대회 때 이미 인공기가 걸리고 인공기로 응원도 펼쳤지요.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