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문화산책

남북한의 전통 춤

북한 인민군 창건 83주년을 맞은 지난 4월 25일 개선문 광장에서 열린 경축무도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00:00/00:00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 북한에서는 전통이라 해서 다 계승해야 된다는 것이 아니지요. 전통문화도 , 이어받을 것, 보존해 두기만 할 것, 없애버려야 할 것 등으로 구분하고 있지요.

훈풍이 부는 계절의 여왕 5월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남북한 전통 춤을 보기로 하지요. 전통춤은 한국춤 또는 조선춤이라 합니까?

임채욱 선생: 남쪽에서는 한국춤이라 하고 북쪽에서는 조선춤이라 하지요. 전통춤이라 하지만 그 갈래는 여러 가지로 나뉩니다. 궁중에서 추는 정재(呈才)라는 춤, 종묘제례 행사 때 추는 일무(佾舞)라는 춤, 절에서 불교의식을 할 때 추는 범무(梵舞)라는 춤, 무당들이 추는 무당춤, 민간에서 놀이할 때 추는 민속춤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갈래마다 춤 작품은 여러 개씩이 있지요.

종류별로 대표적인 춤 작품을 소개해 본다면?

임채욱 선생: 궁중에서 추는 정재에는 검무나 처용무가 유명하고 종묘제례 때 추는 일무에서는 팔일무라는 춤이 있지요. 범무에는 바라춤이나 나비춤, 법고놀이가 알려져 있고 무당춤은 씻김굿이나 단오굿이 유명하지요. 또 민간의 민속춤에는 강강술래나 놋다리밟기, 그리고 여러 종류의 탈춤을 꼽을 수 있겠군요.

이런 전통춤들이 오늘날 남북한에서 그대로 계승되고 있습니까, 아니면 변형을 보입니까?

임채욱 선생: 남쪽에서는 대체로 그대로 전승되는 면이 있고 북쪽에서는 변형된 형태로 계승되고 있다고 하겠지요. 남쪽에서 그대로 전승된다고 했지만 사실 전통시대 그대로는 아니겠지요. 작품에 따라 다르겠지만 형식은 전통시대 모습을 따르지만 내용은 다를 수가 있지요. 북쪽에서는 이게 심해서 춤사위 같은 형식도 많이 달라지고 내용도 변형된 게 있습니다.

구체적 작품으로 비교해 볼 수 있습니까?

임채욱 선생: 검무와 칼춤을 비교해볼까요? 남쪽에서는 검무라 하고 북쪽에서는 칼춤이라 합니다. 검무나 칼춤이나 무용의상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치마저고리, 쾌자라는 전복, 전대라는 군인혁대, 전립이라는 모자가 사용됩니다. 음악은 검무에서는 보통빠르기장단, 빠른 타령장단, 몹시 빠른 타령장단, 느린 타령장단이 다 있는데 칼춤에서는 안땅장단이라 해서 보통속도 장단만 주로 쓰이고 있습니다. 물론 칼은 기본으로 단검을 주로 사용하는데 북쪽에서는 단검뿐 아니라 긴 칼, 장검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짧은 칼, 단검을 사용하는 것은 전통시대 그대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종류작품도 비교해 주시죠.

임채욱 선생: 남쪽의 강강술래와 북쪽의 달맞이 춤을 한 번 볼까요? 두 춤은 사실 비교가 되기 어렵습니다. 강강술래는 전래 춤이지만 달맞이는 전통시대부터 있었다기보다 분단 후 북쪽에서 새로 창작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러니까 전통작품끼리의 비교가 아니지만 북쪽에서 고구려 여인들의 달맞이 풍습에서 모티브로 해서 창작했다니까 한 번 비교해 보지요.

강강술래는 팔월추석날 밤이나 정월대보름날 밤 여인들이 손에 손을 잡고 춤추는 원무지요. 풍년을 기원하거나 복을 가져오기를 소망하는 춤이지요. 우리나라 춤 가운데 유일한 집단무용이라 할 수 있는데 선창자의 노래에 맞춰 왼쪽으로 도는데 처음에는 진양조의 느린 가락에서 시작해서 중모리, 중중모리 장단을 거쳐 자진모리 장단으로 옮겨갑니다. 의상은 기본적으로 흰색입니다. 북쪽의 달맞이 춤은 손에 손잡고 추지 않고 남자나 여자가 줄을 서서 꽃이나 소품들을 사용해서 추는 춤인데 고구려 사람의 달맞이 풍습에서 가져온 작품입니다. 달맞이를 통해 노동의 즐거움이나 보람을 표현하려는 것입니다. 의상은 여자는 분홍치마, 하늘색 저고리이고 남자는 고구려 무사복으로 하늘색 바지에 연분홍 저고리를 입습니다. 음악은 느린 4박무용곡이나 빠른 2박무용곡입니다.

같은 차원은 아니지만 남쪽의 무당춤과 북쪽의 쟁강춤도 비교해 볼 만합니다.

네, 한번 비교해주시죠.

임채욱 선생: 무당춤은 접신, 그러니까 신을 접하려는 뜻으로 추는 춤이지요. 사람에 얽힌 이런 저런 문제들을 풀려고 신에게 해결을 비는 춤이라서 화려한 복장과 장식을 하고 힘차게 추는 춤입니다. 소품도 부채와 방울이 사용되고 장단도 굿거리, 자진굿거리, 도드리타령이 쓰입니다.

한편 북쪽의 쟁강춤은 무당춤을 변형시킨 춤입니다. 유명한 최승희가 무당춤을 바탕으로 새로 창작한 춤인데 그 딸인 안성희가 1951년에 재 창작하고 뒤에 이를 여러 사람이 추는 군무로 다시 만든 것입니다. 쟁강 춤이라 이름 붙인 것은 팔에 소리나는 쇠팔찌를 끼고 쟁강쟁강 소리를 낸다고 해서라고 합니다. 쟁강춤 의상은 흰색저고리에 공작색 치마를 입고 감색나는 쾌자를 걸치는데 빨간색 갓모양 모자를 씁니다. 장단은 휘모리 장단에서 덩더쿵 장단으로 다시 휘모리 장단에서 엇모리장단을 거쳐 휘모리 장단으로 돌아오는 형식입니다.

북한에서는 무당춤도 쟁강춤 형태로 변형시킨다든가 하듯이 전통춤도 재 창작하는 것이 많겠군요.

임채욱 선생: 그렇습니다. 북한에서는 전통이라 해서 다 계승해야 된다는 것이 아니지요. 전통문화도 이어받을 것, 보존해 두기만 할 것,  없애버려야 할 것 등으로 구분하고 있지요. 그래서 무당춤 같은 것은 내용면에서는 없애야 하는 대상이지만 형식면으로 필요하다면 그대로 두라는 원칙에 따라 재 창작하게 되는 것이라 보면 됩니다. 선대통치자들이 무당춤도 우리 감정에 맞는 것이 있으면 버리지 말고 그 형식만은 계승하는 게 좋겠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지요. 종교적인 성격의 전통문화에 대해 가령 불상조각도 좋아서 그대로 두는 게 아니라 새 세대들이 모르는 것보다 불교의 허위성을 깨닫게 하는데 도움 되니까 그대로 두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남북한에서 지금 전통춤이라는 것도 분단 이전에 추던 전통춤 그대로는 아니라는 관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군요.

임채욱 선생: 그렇지요. 검무나 칼춤을 예를 들더라도 분단이전에도 그것이 지방마다 다르고 시대마다 조금씩 다르게 변형돼 왔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분단이후에는 통치 이데올로기에 따라 북한에서는 당성을 살리는가, 계급성에 맞는가, 인민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맞춰 전통문화를 새로 창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변형시킨 면이 크지요. 그러니까 형식은 전통춤이지만 내용은 사회주의적 성격을 띄지요.

끝으로 남북한 전통춤의 특징을 요약한다면 어떻습니까?

임채욱 선생: 대체로 남쪽 전통춤은 장중하다면 북쪽 춤은 발 놀림이 빠르고 손목 놀림도 많다고 합니다. 춤사위가 이렇게 다르고 작품의도도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성면에서는 다른 예술분야보다는 남북한이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그것은 춤이 몸짓 언어라서 그러리라고 봅니다. 사실 전통무용을 보는 관점이 다르지 춤사위 자체야 달라져야 얼마나 달라지겠습니까?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통일문화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년의 날과 청년절  (0) 2019.09.21
부처님 오신 날, 4월 초파일  (0) 2019.09.21
남북한 속독교육  (0) 2019.09.21
서울냉면, 평양냉면  (0) 2019.09.21
애국사상가 신채호  (0) 2019.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