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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애국사상가 신채호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8일 대전 중구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를 찾아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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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단재에 대해서는 북한에서도 애국문화 활동가, 애국사상가로 봅니다. 남북한에서 다 같이 호의적 평가를 받는 인물입니다

상해임시정부 100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1919년 봄 3.1운동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을 때 이승만은 미국에서 애국활동을 하고 있었고, 김구는 중국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하지요? 이 두 거인은 이해 4월 11일 상해에서 세워진 임시정부에서 중심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 상해임정을 반대하는 사람이나 세력가운데 신채호라는 인물이 있는데 오늘은 신채호 씨는 어떤 인물인지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신채호 씨는 어떤 인물인지요?

임채욱 선생: 네, 신채호는 언론인이고 역사가며 독립운동가라 하겠는데, 한마디로 애국사상가이지요. 상해임정이 세워지던 그 때 39세 나이로 임정수립에 참여하는데 곧 이승만의 외교를 통한 독립운동을 반대하고 무력에 의한 독립투쟁을 하자고 주장합니다.

지난 시간에 말씀했습니다만 독립운동에는 무력도 필요하고 외교도 필요하고 돈도 필요하니까 힘 있는 사람은 힘으로, 지식 있는 사람은 지식으로, 돈 있는 사람은 돈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지요?

임채욱 선생: 네, 그렇게 말했지요. 그런데 이승만은 외교노선만 내세웠다고 알려지지만 실상 나중에는 김구에게 무력항쟁을 준비하자고 비밀 편지까지 보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게 1940년 2월입니다. 이승만을 외교노선만 주장한 편협한 사람으로만 봐서는 안 되지요.

다시 신채호로 돌아와서 그는 독립운동사에 어떤 족적을 남겼습니까?

임채욱 선생: 신채호는 호가 단재인데, 행동하는 독립운동가 이기도 하지만 본래 유학자이고 역사가며 언론인이었습니다. 그는 대한제국 시기 교육활동과 언론활동을 통해 애국 계몽활동을 했고 3.1운동 이전에 이미 만주 땅과 러시아 땅을 오가면서 독립운동에 헌신하는 한편 무엇보다 우리나라 역사를 연구해서 민족의식을 고취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이 점이 중요하지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임채욱 선생: 그는 1914년 백두산을 오르고 고구려 광개토대왕릉을 답사합니다. 그 결과로 우리나라 역사를 전과 달리 고구려와 발해 중심으로 이뤄진 역사로 쓰게 되지요. 말하자면 민족주의적인 사관으로 우리 역사를 쓴 것이라 평가하지요. 신채호가 민족의식을 고취하려 했다고 했는데 그는 역사 서술뿐 아니고 민족의식을 북돋우려고 <을지문덕전>, <이순신전>, <꿈하늘> 같은 영웅을 기다리는 문학작품도 썼습니다. 그가 집필한 글은 아주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단재 신채호전집> 9권이 있는데 북한에서도 단재가 쓴 원고가 5000쪽 정도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단재를 어떻게 봅니까? 독립운동가로 평가합니까?

임채욱 선생: 단재에 대해서는 북한에서도 애국문화 활동가, 애국사상가로 봅니다. 남북한에서 다 같이 호의적 평가를 받는 인물입니다. 단재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도 애국사상가로 보지만 북한에서도 아주 좋게 봅니다. 김일성도 단재 신채호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민족의 얼을 빼기위한 일제의 동화정책을 반대하여 견결히 싸운 애국자들 가운데는 신채호도 있었습니다. 신채호는 권위 있는 력사학자인 동시에 이름난 작가, 정론가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정말 글을 잘 썼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일성은 신채호가 “후대들에게 우리민족의 유구한 애국전통과 찬란한 문화를 소개하고 조국애를 고취할 일념 밑에 국사서술에 많은 시간과 정력을 바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김일성이 이렇게 평가했다면 북한 학자들이야 이 말대로 동어반복 하듯이 언급하겠지요?

임채욱 선생: 훈고학(訓詁學)이란 게 있습니다. 중국에서 당나라 시대에는 새로운 유교사상을 내기 보다는 이미 있는 유교경전에 주석을 다는데 온갖 노력을 다했지요. 그걸 훈고학이라 하는데 북한의 학자들은 김일성 말에 주석을 다는 정도가 아니라 김일성이 한 말을 인용한 다음 그에 이어 자기 생각을 전개하니까 신채호도 당연히 애국사상가이며 애국활동가이며 애국작가가 되는 것입니다.

애국계몽활동가인 신채호는 역사저서 외에 문학작품도 쓴 작가이기도 했군요?

임채욱 선생: 김일성이 단재 신채호를 두고 글을 잘 썼다고 말했는데 영웅사관을 피력한 작품도 있고 시도 지었지요. 앞에서 백두산에 오른 일도 있다 했는데 그 때 지은 한문시를 소개해 볼게요. 제목은 <백두산 가는 길>입니다. 인생 사십년 뿔뿔이 갈렸는데/ 병과 가난 잠시도 안 떨어지네/ 원통하다, 산도 물도 다한 곳에서/ 마음껏 노래 통곡 그마저도 어렵네/ 남북으로 허둥지둥 세월만 갔네/ 와도 별수 없고 가도 또한 그럴 뿐/

알겠네 만사는 제 뜻으로 자르는 것/ 가련하다, 이리저리 눈치 보며 남 따르던 꼴.

신채호의 애국정신은 뚜렷하군요. 왔다 갔다 하는 일 없이 애국 한 길에만 매진했군요.

임채욱 선생: 단재는 이런 일화도 남깁니다. 해외로만 떠도는 그에게 서울에 살던 아내가 생활고를 호소하자 정 어려우면 아이들을 고아원에 맡기라고 답장을 쓴 사람입니다. 삿된 일이나 비굴함을 받아들이지 않던 인물이지요. 면암 최익현이나 매천 황현 같은 올곧은 선비를 닮은 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얼마 전 한국 대통령은 “남과 북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함께 공유하게 된다면 서로의 마음도 더 가까워 질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했는데 불발이여서 유감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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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서는 통일문와산책 함께 하고 계십니다.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넘으면서 남북은 그동안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며 각기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남한은 서양으로부터 다양한 물질문화를 받아들여 식생활에도 큰 변화가 있었으나, 북한은 서양 문화에 인색했던 관계로 아직도 민족 고유 음식과 전통 음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탈북 여성들이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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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오랜 전통으로 자랑하는 구름 찰떡을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팥은 씻어 일고 물을 넉넉히 붓고 삶습니다. 잘 삶아진 팥을 뜨거울 때 으깨어 설탕(50그람)과 계핏가루를 넣고 고물을 만듭니다. 대추는 깨끗이 씻어 씨를 빼내고 2-3쪽으로 썰어 놓으며, 밤은 껍질을 벗겨 2-3쪽으로 썰은 다음 쪄서 준비하고, 호두 살은 크게 썰어 놓습니다. 참쌀가루에 대추, 밤, 호두, 설탕(50그램), 소금을 넣고 섞은 다음 물을 뿌려 버무리고 시루에 올려 찝니다. 찐 떡은 달걀만큼씩 떼 고물을 묻힌 다음 네모난 그릇에 담고 뜨거운 설탕물을 뿌리며 서로 붙도록 손으로 눌러 놓습니다. 떡이 썰 수 있도록 굳어지면 편으로 썰어 그릇에 나란히 예쁘게 담습니다. 북한의 구름 찰떡 만드는 법 같이 배워 봤습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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