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기념관 (워싱톤의 볼거리)

베트남전 기념관 (워싱톤의 볼거리)  서정 곽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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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기념관은1982년 11월 13일 세워졌지만 가장 논란이 많았던 건축물이다. 흔히 상상할 수 있는 동상이나 하얀대리석 건축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멀리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거기에, 설계자 마야린은 21살 밖에 안된 여자 대학생(예일) 신분에 아시안(중국계)?인 것에 사람들은 당혹해 했으며 국회에서도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내무부장관 ‘제임스 와트’는 건축허가를 취소하겠다고 말하기 까지 했다. 베트남 참전용사였던 ‘탐 카하트’(Tom Carhart)라는 자는, 마야 린의 설계를 절대 인정할 수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결국 3등 입상 작품이었던 ‘세명의 군인’ The Three Soldiers동상을 함께 세우는 것으로 결론을 맺었다.
1984년 제막된 세명의 군인 동상은 미국의 유명 조각가 ‘프레드릭 하트’ Fredrick Hart가 조각했다.
백인, 흑인, 히스패닉 한명 씩 조각된 작품은 기념관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형상이다.

베트남전 기념관은 전국적으로 공모한 1,441점의 작품들 중 선정된 건축물이었다.
후보중에는 미국 최고의 설계사들과 미국 굴지의 건축회사도 다수 있었다. 선정되기만 하면, 미국 건축 역사에 남을 수 도 있기 때문이었다. 심사는 매우 솔직하고 공정했다. 엄정한 심사를 위해, 후보의 이름대신 작품이 들어온 순서 번호를 사용했다. 그렇게 해서 뽑은 당선작이 바로 ‘마야 린’(Maya Lin) 의 작품이다.

1981년, '린’은 설계를 시작하기 전 기념관 부지를 찿아 워싱톤을 찿았다. 무수한 희생자와 가족들의 아픔, 그리고 치유. 이 세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그녀는 기념관을 설계했다고 한다.

246피트의 검은색 화강암은 베트남전에서 희생된 57,661명의 군인 이름들을 한명씩 새겼다.
대리석의 한쪽 끝은 링컨기념관, 또 다른 한쪽은 워싱톤 기념탑을 가리킨다.

1992년, 메모리얼데이. 말썽많았던 기념관이 세워지고 10년의 세월이 지난 후, 수많은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렸다. 참전용사들과 희생자의 가족들은 진정으로 ‘린’에게 감사를 전했다. ‘린’은 이 짧지만, 겸손하고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연설이 끝났을 때,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 그녀에게 경의를 표했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희생자의 이름들이 새겨진 기념관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희생자 가족이 아니어도 숙연해진다.
사람들도 많은 시간을, 기념관 앞에 머물며 상념에 젖는다.

베트남전 기념관은 세월이 흐르면서, 오히려 더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다.
2007년에는 AIA(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에 의해
미국에서 10번째로 유명한 건축물로 발표됐다.
1위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2위는 ‘백악관’이었다.
베트남전 기념관과 함께 서있는 ‘세명의 군인’ 동상은… 순위에 없다.

베트남전 기념관(Vietnam Veterans Memorial) www.nps.gov/vive

사진 설명:
1 ~ 8: 베트남전 기념관(Vietnam Veterans Memorial)
9: 조각가 ‘프레드릭 하트’ Fredrick Hart의 ‘세명의 군인’ 동상 (The Three Soldiers).
10. 조각가, 건축가겸 조경예술가 ‘마야 린’ Maya Lin.

사진, 글  서정 곽노은
nounkwak@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