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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영웅칭호 남발하는 북한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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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전쟁시기 지리산빨치산에서 종군작가로 활동 중 사망했다는 김사량에게 뒤늦게 '공화국 영웅'칭호를 수여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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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SER: 북한만이 사회주의가 남게 된 거에요. 그래 그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영웅을 막 줬는데 150명이 넘는 인민에게 영웅칭호를 줬는데 한 해 동안 / 영웅칭호 이제 뭐 개나 소나 받느냐 이렇게 조롱할 만큼 김정은 체제가 하사하는 그런 영웅 칭호가 상당이 남발된 것으로 / 수령과 지도자에 대한 세상에 유례가 없는 우상화를 하다 보니 인민에게 미안했던지 인민들에게도 영웅칭호를 남발하기 시작하지요.

임채욱 선생은 자신의 서울문화 평양문화 통일문화 책 영웅, 영웅관에서 영웅의 조건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영웅이란 본래 비범한 사람을 말한다. 비범한 사람은 군자, 현인, 성인들처럼 도덕적으로 인격이 뛰어난 위인도 있고, 영재나 준재들처럼 능력이 뛰어난 위인도 있다. 영웅은 이 둘을 다 갖춘 사람을 일컫는다. 흔히들 영웅호걸이나 영준준걸이이니 하는데 이때의 영(英)은 보통 사람 만 명, 준(俊) 천 명, 호(豪)는 백 명, 걸(傑)은 열 명을 당해 낼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그러니까 영웅이나 호걸은 흔할 수 없다. 영웅호걸은 대개 영웅 서사시에 등장하는 반신반인(半神半人)의 모습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 영웅은 시대적 산물이므로 그 개념의 내포와 외연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라며 골프 영웅도 있고, 야구 영웅도 있고,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는 일에 온몸을 던지는 환경 영웅도 있다고 했다. 영웅숭배론을 썼던 토마스 칼라일은 세상에는 영웅이 가득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영웅이 많은 세상이 좋은 것일까? 단재 신채호 선생의 생각대로 모든 국민이 영웅이 되어야 하고, 북한에서처럼 모든 주민의 영웅화가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하고 의문표를 붙였다. 그렇다면 오늘날 남북한에서 영웅칭호를 어떻게 붙여주고 있을까?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은 북한에서는 보통사람보다 조금 열심인 사람에게 영웅칭호를 준다고 지적합니다.

임채욱 선생: 수령과 지도자에 대한 세상에 유례가 없는 우상화를 하다 보니 인민에게 미안 했던지 인민들에게도 영웅칭호를 남발하기 시작하지요. 영웅에 관한 한 북한은 세계가 눈여겨볼 정도로 온갖 영웅을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 본래 영웅은 반신반인, 다시 말해서 반은 사람이지만 반은 신과 같은 모습의 비범한 존재였지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보통사람보다 조금 더 열심인 사람이면 영웅칭호를 줍니다.

임채욱 선생은 북한에서 영웅 칭호를 남발한 예를 들려줍니다. 625 때 미군 비행기에 부딪혀 부서진 은행나무에도 영웅칭호를 내렸다고 들려줍니다.

임채욱 선생: 열네 살 나이로 산불을 껐다든가, 보는 사람도 없는 막장에 들어가서 착암기를 들고 일을 했다든가, 건설 장에서의 열성적인 노동을 한 것도 다 영웅이 되는 길이지요. 그러니 영웅이 양산돼서 1995년 경우 한 해에 154명이나 되는 영웅이 태어났으며 이듬해인 1996년에는 그 어려운 경제사정 속에서도 청년 영웅 동상을 100여 개를 세웠습니다. 그리하여 주민 모두가 북한체제를 지키는 영웅이 되자고 선동하기도 하는데 그 연장선에서 강원도 이천읍에 있는 나이가 800년 되는 은행나무에도 영웅칭호를 내립니다. 왜냐고요? 6.25전쟁 때 미군 비행기가 이 나무에 부딪혀 부서진 것을 기린다는 이유라는군요.

한국에서 방영되는 채널 A 텔레비전 방송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한 한 탈북 여성이 북한에서의 영웅칭호 남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탈북여성: 이런 영웅이 막 시작한 게 80년 후반부터 세계적으로 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요. 북한만이 사회주의가 남게 된 거에요. 그래 그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영웅을 막 줬는데 150명이 넘는 인민에게 영웅칭호를 줬는데 한 해 동안.

자유아시아방송 정영 기자는 북한에서 2013년에 교통보안원 이경심 씨가 영웅칭호를 받게 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정영: 이경심 씨에게 공화국 영웅칭호가 수여됐다. 이런 소식은 정말, 외부사회에도 놀랍지만, 내부사회에도 굉장히 놀랐던 그런 사건이었는데요. 이경심 씨가 영웅칭호를 그것도 공화국의 최고 영예인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게 된 과정을 보면 2013년이었지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평양시 모란봉 구역 이 일대를 지나가려 했는데 교통이 너무 혼잡해서요. 교통질서를 잡을 수 없는 그런 상황까지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때 사거리에서 근무를 서던 교통보안원(교통순경)이지요. 이경심 씨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나가는 방향과 반대 방향에서 마주 오는 무궤도 전차를 봤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게 고의적인 살해 의도는 아니었지만, 막 질주하니까? 김정은 일행이 탄 차 쪽으로요. 그러니까 이경심 씨가 달려가서 무게도 전차를 막았다. 막아서 김정은의 안전을 담보해 줬다. 그렇게 됐는데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공교롭게도 그 장소에서 이 광경을 봤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높이 평가를 해줘라. 이렇게 지시를 내리면서 일순간에 공화국 영웅이 됐는데요. 그러니까 북한에서는 공화국 영웅도 김 씨 일가의 어떤 안전, 호위사업, 이런 측면에서 상당이 많이 나가고 있는데 수령의 안전을 목숨으로 담보했다. 그 소행 자체가 공화국 영웅 칭호 감이다. 그렇게 평가가 됐습니다.

임채욱 선생은 남한에서는 스포츠 분야에서 영웅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잘못된 영웅 만들기의 예도 들려줍니다.

임채욱 선생: 한국에서는 스포츠 분야에서 영웅이 많이 태어나고 있는데, 1999년 여름 야구선수 이승엽은 국민 타자답게 홈런으로 영웅이 되었지요. 그밖에는 대중문화 분야에서 영웅 만들기가 있는데 노래 부르는 실력은 별로인데도 텔레비전 영상에 맞게 화려한 의상을 걸치고 나와 우리말을 희롱하는 노래를 부르는데도 우상으로 영웅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요. 그리고 수많은 정치인들이 자기가 무슨 소영웅이라도 된 듯이 영웅의 이름을 더럽히는 꼴을 보이고 있지요. 이들 정치인들이 따지고 보면 대중문화의 영웅보다 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없는 주제에 정쟁만을 일삼으니 한국국민은 보다 큰 영웅을 기다리는 이른바 영웅 대망론 심리를 보이기도 합니다.

임채욱 선생은 남북한에서의 영웅 만들기에 대한 잘못도 지적합니다.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 사실 이상의 미화분식(美化粉飾)(낡은 것, 뒤떨어진 것을 그럴듯하게 꾸며 본질을 가림) 으로 영웅을 만들어 내고 있다면 한국에서는 매스컴이 무슨 ‘꺼리’를 만들기 위해서 아직 성장 중에 있는 어린 선수나 예능인을 영웅으로 만들었다가 하루아침에 내팽겨치는 일도 다반사로 하고 있지요.

자유아시아방송 정영 기자는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영웅칭호가 남발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정영: 북한에서 영웅칭호는 상당이 높은 명예 칭호이기 때문에 아무나 함부로 안 주거든요. 그런데 625전쟁 때 공화국 영웅이 많이 배출되긴 했지만, 그때는 전쟁 시기였고, 그리고 또 전시 시대였기 때문에 좀 많은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일 시대에는 영웅 칭호를 잘 안 줬습니다. 그래서 영웅의 가치가 좀 있었는데 김정은 시대에는 영웅이 무더기로 나오더라고요. 이런 걸 보면서 아! 김정은 체제는 상대적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 체제보다 공고화되지 못했기 때문에 측근들이 어떤 충성심 이런 것을 유발 시키기 위해서 그런 영웅 칭호라는 것을 자꾸 주는데 기존의 영웅들은 이렇게 불평을 한데요. 영웅칭호 이제 뭐 개나 소나 받느냐 이렇게 조롱할 만큼 김정은 체제가 하사하는 그런 영웅 칭호가 상당이 남발된 것으로 그렇게 보여집니다.

임채욱 선생이 들려주는 진정한 영웅은 어떤 사람일까?

임채욱 선생: 앞으로 남북한에서 새로운 영웅은 통일을 이룩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서서 큰 성과를 내는 사람일 것입니다. 아무튼 충무공 이순신을 영웅 자리에서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가짜영웅을 고발하는 것도 영웅다운 행동일 것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이 영웅만이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영웅의 존재는 세상의 큰일에 관여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옳은 영웅은 세상에 나올 가치가 있는 존재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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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획,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