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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우리 땅의 사찰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새해 기해(己亥)년이 밝은지 어언 한달이 지났습니다. 새해 기풍으로 우리나라 산사를 찾는 여행을 꿈꿔봅니다. 오늘은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산사여행을 한 번 해보지요.

임채욱 선생: 산사여행은 일상에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주지요. 이 땅의 가람(伽藍)인 수많은 사찰들, 절집들은 대부분이 산속에 있어서 우리를 산으로 이끕니다. 작년에 한국은 7곳의 절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됐습니다. 이 절집들과 북한 땅에 있는 절집들을 한 번 만나볼까요?

그럼 먼저 그 7곳 가람은 어떤, 어떤 절집들, 사찰입니까?

임채욱 선생: 자, 그럼 꼽아보겠습니다. 충청남도 공주에 있는 마곡사①, 충청북도 보은에 있는 법주사②, 전남남도 해남에 있는 대흥사③, 같은 전라남도 순천에 있는 선암사④, 경상남도 양산에 있는 통도사⑤, 경상북도 안동에 있는 봉정사⑥, 같은 도 영주에 있는 부석사⑦ 이렇게 7곳입니다.

한반도 수많은 사찰 중에서 이 7곳만이 선정된 이유가 특별히 있습니까?

임채욱 선생: 아시다시피 경주에 있는 불국사나 경상남도 합천에 있는 해인사도 유명한데 이 사찰들은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돼 있습니다. 이번에 세계문화유산이 된 7곳 사찰은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를 담고 있고 산이라는 지형에서 지은 절집인데도 배치가 특별하고 주변 경치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는 점이 유네스코 심사에 통과된 것입니다. 이 사찰들은 대개가 7세기에서 9세기에 세워진 것들입니다.

이들 가람들을 하나하나 돌아보기 전에 한 가지 알고 싶은 점은 북한에도 이런 조건에 맞는 절들이 많을 텐데 왜 북한에 있는 절들은 선정되지 않았을까요?

임채욱 선생: 그것은 절이 지은 지 오래된 역사성도 중요하지만 현재도 승려가 있고 그 절을 찾는 신앙인이 있느냐 하는 산사문화를 중시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에 있는 절집들은 이점에서 미흡하다고 봐야지요.

이따가 북한 가람들도 찾아보기로 하고 그럼 7곳 가람들을 찾아 한 번 떠나볼까요?

임채욱 선생: 시간 관계상 자세히 묘사하지 않겠습니다. 공주 마곡사는 절 안에 계곡이 흐르고 주변풍경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예로부터 ‘만세에 망하지 않을 땅’이란 소리를 들었고 전란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진 곳에 위치해 있지요. 이 절에는 만고의 애국자 김구선생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습니다. 김구는 명성황후를 죽인 사건에 가담한 일본군 장교를 죽이고 감옥에 갔다가 탈옥해서 이 절속으로 와 있었지요. 다음 보은 법주사입니다. 이 절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목탑, 나무로 된 탑이 있습니다. 팔상전이란 이름의 이 목탑은 우리나라 탑들이 대개 석탑인 거와는 달리 드물게도 목탑이라서 더 눈을 끕니다. 속리산 휘도는 바람에 팔상전 추녀끝 풍경소리는 속세의 번뇌를 훌훌 털게 합니다. 다음 해남 대흥사로 갑니다. 이 절에도 냇물이 절을 가로질러 흐릅니다. 이 냇물을 가운데 두고 절집들이 남북으로 나뉘어 배치돼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활약한 서산대사와 사명대사를 기리는 영정이 모셔진 표충사가 있어서 이 절의 격을 높여줍니다. 네 번째 절은 순천 선암사입니다. 조계산 자락에 있는 이 절에는 65개 동이나 되는 건물들이 있었으나 6.25때 많이 불타고 지금은 20개 여동만 남았으며 절 입구에 있는 승선교는 보물로 된 다리입니다.

자 이제 경상도에 있는 절로 넘어갈까요?

임채욱 선생: 네, 양산 통도사로 가보지요. 통도사는 영취산에 있지요. 영취산은 인도의 부처가 설법한 산 이름이지요. 통도사가 있는 산이 마치 영취산과 닮아서 부쳐진 이름인데 통도사 가장 큰 특징은 대웅전에 불상이 없는 것입니다. 불상대신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지요. 진신사리는 부처의 진짜유골을 말하지요. 그래서 통도사는 불보(佛寶)사찰이 됩니다. 다음은 봉정사인데 봉정은 봉황이 머물렀다는 말입니다. 봉황은 아무데나 앉는 새가 아니지요. 봉정사는 절 크기가 작아서 보류가 될 번했는데, 고려시대에 지어진 극락전이 있고 통일신라시대 건축양식도 남아있어서 이런 점이 평가를 받았습니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가장 한국적인 절을 보겠다고 해서 안내된 절이지요. 마지막으로 부석사로 갑니다. 부석사는 소백산맥이 픔은 극락세계와도 같습니다. 법당인 무량수전은 우리나라 전통건축의 백미라고 하는데 그 기둥이 배흘림기둥이라고 하지요. 가운데가 볼록하게 보이는 것이 배흘림이지요.

자 그럼 북한의 산사도 찾아봐야지요.

임채욱 선생: 우선 금강산으로 갈까요? 천하명산인 금강산에는 8만이 넘어 8만 9천개가 되는 절집이 있었다고 알려집니다. 많이 없어졌지만 금강산 유명한 절은 유점사, 장안사, 표훈사, 신계사입니다. 유점사는 금강산 제일의 가람이었으나 6.25때 파괴됐지요. 최근에 남쪽 불교계 사람들이 북쪽 관계기관 사람과 만나서 절을 복구하는데 돕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장안사도 광복 때는 6전 7각을 가진 절이었으나 현재 절집이 불타고 없습니다. 이 절은 원나라 왕후가 된 고려여인 기왕후가 금을 보내서 절집을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표훈사는 금강산을 유람하는 명나라 사신들이 머물기도 하는 절이라서 나라에서도 전답을 내려주기도 했는데 15세기 한 때는 승려가 무려 150명이 될 때도 있었습니다. 이 절은 금강산 깊숙이 내금강 만폭동에 있어서인지 6.25때도 피해가 없었습니다. 끝으로 외금강 쪽에 있는 신계사를 가보지요. 이 절도 6.25때 훼손됐는데 지금은 남쪽 불자들이 도와서 복구가 돼있습니다. 신라 법흥왕 때 지어졌는데 김유신장군이 나라를 위해 기도를 올린 절로 유명합니다.

그 밖에 다른 절도 가보지요.

임채욱 선생: 서산대사가 꼽은 우리나라 4대명산은 금강산을 포함해서 묘향산, 구월산, 지리산입니다. 이 중 금강산은 봤으니 북한지역에 있는 묘향산, 구월산에서 찾아볼까요? 묘향산에는 보현사란 유명한 절이 있지요. 서산대사는 묘향산을 가장 쳤지요. 금강산은 아름다우나 웅장하지 못하고 지리산은 웅장하나 아름답지 못하고 구월산은 아름답지도 웅장하지도 못하지만 묘향산은 아름답고 웅장하다고 평했는데 지금 북한에서도 묘향산을 굉장히 높이 치고 있지요. 북한 통치자가 외국에서 받은 선물을 보관하는 국제친선전람관도 이 산에 세웠고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보존고도 세웠지요. 다른 절과는 달리 6.25때 불탄 보현사 대웅전은 1976년 일찍 복구됐고 절은 북한의 국보로 지정됐지요.구월산에는 패엽사가 유명하지요. 신라말 서역에 다녀온 승려가 가져온 패엽경이 있는 절이지요. 34개 말사를 거느린 대본산 절이였지요. 그밖에도 이른바 31본산에 해당하는 안변 석왕사, 함흥 귀주사, 황주 성불사, 평원 법흥사, 평양 영명사를 찾아가야 되는데 시간이 없습니다.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습니다. 이은상 작사 홍난파 작곡의 가곡의 무대인 성불사나 저녁 종소리를 읊었던 영명사는 가고 싶은 곳의 하나입니다.

앞으로 북한에 있는 가람도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릴 수 있는 날이 있겠지요?

임채욱 선생: 광복될 때 북한지역에는 400여개 이상 되는 절이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 온전한 것은 북한 주장대로라면 주민의 문화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을 텐 데, 그것도 좋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되려면 실제 신앙생활과 연결돼야 합니다. 절집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이점 북한 당국자가 유념했으면 싶습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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