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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돼지해의 소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설 명절 잘 쇠었습니까? 설 명절은 전통적인 명절이고 민족최대의 명절이어서 남북한 주민들도 즐거운 날을 보냈으리라 생각합니다. 통일문화산책 오늘도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돼지해의 소망에 대한 이야기 나눕니다.

임채욱 선생: 한국에서는 최대 5일을 즐길 수 있는 기간이었지요.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공항은 몹시 붐볐다는데, 인천공항은 하루 20만 명 이상이 비행기를 탔다고 하지요. 돼지해라서 돼지를 주제로 한 행사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강원도 원주에 있는 돼지문화원에는 돼지달리기 경주도 있었고 경상북도 경주 불국사에서는 황금돼지상을 세워 많은 관람객이 찾게 했지요. 전라북도 전주에 있는 한옥마을에서는 다채로운 전통문화공연이 열렸는데 수십만 명 인파가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또 경상북도 안동 하회마을에서는 그네뛰기, 널뛰기, 투호던지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윷놀이 등 전통놀이 체험마당을 열어서 관람객을 즐겁게도 했고 전라북도 정읍에서는 설맞이 천하장사 씨름대회가 열렸습니다. 곳곳에서 전통 민속놀이 한마당이 열렸습니다.

북한주민들은 설을 잘 쇠었겠지요?

임채욱 선생: 작년에는 설이 선대통치자 생일인 광명성절과 겹치는 바람에 설다운 설을 못 쇠었지요. 광명성절 축하행사에 설 명절이 묻히는 바람에 설이 없었지요. 올해는 평양 개선문 광장이나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인민문화궁전 등에서 줄넘기,제기차기, 팽이돌리기, 연띄우기 등을 즐기는 소년소녀가 있었고 어른들은 널뛰기, 윷놀이를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좀 여유가 있는 주민들은 옥류관도 찾고 창전해맞이 식당 같은 유명음식점에서 떡국, 불고기, 온반탕, 신선로, 녹두지짐, 용봉탕 등의 음식도 먹고 하루를 즐겼다고 하지요.

‘수령의 명령을 관철하기 전에는 죽을 권리도 없다’라는 분위기 속에서 살아 온 북한주민들이 올해는 좀 나아진 모습을 보이는군요.

임채욱 선생: 북한주민이 음력설을 쇠는 것은 15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선대통치자 김정일이 1989년 1월 전통을 귀중히 여기고 보존해야한다면서 음력설을 쇠자고 말합니다. 그러나 경제사정상 일반주민들이 쉽게 응하지 못하자 2003년부터 양력설대신 음력설을 기본명절로 정합니다. 이제 질곡을 벗어나서 좀 여유롭게 살면 그 아니 좋겠습니까.

올해가 기해년 돼지띠 핸데, 돼지해라는 것도 음력 초하루부터라고 봐야지요?

임채욱 선생: 그렇습니다. 한해, 한해 무슨 개띠 해다, 돼지띠 해다 하는 것은 사실 음력 기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력 새해 초하루부터 음력 새해 초하루 사이에 태어나는 사람도 음력기준으로 무슨 띠라고 말하는 편이지요.

올해가 돼지띠해라면서 한국에서는 황금돼지해라고 강조하고 있지요? 띠에도 색깔이 있습니까?

임채욱 선생: 네, 있습니다. 동양문화권에서는 동서남북, 그리고 중앙을 두고 5방이라 하는데 다섯 방향이지요. 이 5방이 다 해당되는 색깔을 갖지요. 동쪽은 푸른색, 남쪽은 붉은 색, 중앙은 노란색, 서쪽은 흰색, 북쪽은 검은색인데 이를 오방색이라고 합니다. 이 오방색은 동쪽의 푸른색, 남쪽의 붉은 색, 중앙의 노란색, 서쪽의 흰색, 북쪽의 검은색 순서로 돕니다. 그래서 돼지도 푸른색 돼지로부터 시작해서 붉은색 돼지, 노란색 돼지, 흰색돼지, 검은색돼지로 되는데 돼지해는 12년 만에 오지만 노란색 돼지해는 60년 만에 옵니다. 그건 10간(干)과 12지(支)를 조합하기 때문입니다. (전에 이 시간에 10간 12지를 설명한 일이 있습니다만) 올해가 기해년인데 기는 갑 · 을 · 병 · 정 · 무 · 기 · 경 · 신 · 임 · 계, 하는 10간 중 6번째에 해당하고 해는 자 · 축 · 인 · 묘 · 진 · 사 · 오 · 미 · 신 · 유 · 술 · 해 하는 12지 중 마지막 12번째에 해당합니다. 붉은 돼지다 노란돼지다 하는 오방색은 10간에 매기는데 갑을은 푸른 색, 병정은 붉은 색, 무기는 노란색, 경신은 흰색, 임계는 검은색으로 됩니다. 그러니 기해년은 노란색 돼지가 되는데, 노란색은 5방색 중 가장 좋은 색으로 칩니다.그래서 제일 좋은 색이란 좋은 뜻으로 황금돼지라고 하는 거지요.

실제 황금돼지해는 어떻습니까, 어떤 띠 해는 어떻고 또 어떤 띠는 어떻다 하는 것이 근거 있습니까?

임채욱 선생: 그 동물이 가진 속성이나 상징성으로 한 해를 점친다고나 할까, 바램을 나타내는 것이지요. 그렇다보니 어느 동물이나 다 좋은 부분만 돋보이게 하는 것이지요. 쥐띠, 뱀띠도 다산을 가져온다고 좋은 쪽으로 보는 것 아닙니까? 돼지는 대체로 풍요, 다산, 행운을 몰고 가져온다고 말하지요. 재물이나 복의 상징으로 치는 것이지요. 돼지꿈을 꾸려고 한다든가, 고사를 지내거나 굿을 할 때 돼지머리를 놓는 것도 신이 기쁘게 받아들이는 제사음식이라고 보기 때문이지요.더군다나 황금돼지라면 풍요, 다산, 행운이 더 크고, 더 많고, 더 좋은 것으로 기대하게 마련이지요. 실제로 한국에서는 말띠보다 돼지띠 인구가 높다는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돼지띠가 어떻다, 황금돼지해다 하는 말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임채욱 선생: 그럼요. 띠에 대한 관념은 다 가지고 있지요. 좋은 띠 나쁜 띠 가리면서 결혼 때도 어느 정도는 본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갑자, 을축 하는 간지개념은 학자들이나 알까 일반 주민들은 잘 모른다고 보겠습니다. 그러니 올해가 간지로 기해년이다 하는 것은 잘 모르겠지요. 달력에도 밝히지 않으니까 일반주민들이야 알 리가 없지요. 하지만 이 분야를 공부하는 해당 학자들은 황금돼지해다 하는 것도 다 알 테지요.

북한주민도 새해가 되면 점을 본다고 알고 있습니다.

임채욱 선생: 네, 북한주민도 점을 본다고 합니다. 토정비결을 보는지는 몰라도 사주를 가지고 점을 치는 일은 흔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굿도 한다고 합니다. 사주나 토정비결로 점을 치는 행위는 역술이고 굿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무속행위라고 합니다. 역술이나 무속은 다 해독을 끼치는 것으로 봅니다. 북한당국은 당연히 막으려고 애를 쓰지요.

한국에서도 새해가 되면 점도 치고 토정비결도 보는 일도 많지요?

임채욱 선생: 한국에서야 점을 친다고 누가 막습니까? 굿을 한다고 말립니까? 한 통계로는 한국에 역술가는 30만명, 무당은 15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역술시장은 연간 4조원으로 약 37억 달라 규모라고 합니다.(영국주간지 에코노미스트, 2018년 1월)

사람의 운명을 예측하려고 점을 친다는 것은 비과학적이긴 하지요. 하지만 일 년 운수를 내다보면서 미리 대비한다는 지혜를 무조건 무시할 것까지는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남이나 북이나 역술이다, 무속이다, 이런데 매달리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임채욱 선생: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고 봅니다. 결국 기해년 돼지해의 소망은 불안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리라 여겨집니다. 남쪽주민들이야 전쟁위협 없는 것을 가장 바라겠지요. 북쪽주민들은 뭐 바라겠습니까? 생활이 윤택해진다면 그 이상 좋을 게 있습니까? 윤택해진다고요? 우선 먹는 문제에 걱정 없고 장마당에 가서 가지고 싶은 것 사보고 손 전화 가지고 요즘 많이 늘어난 택시로 출퇴근 하는 정도라면 아주 윤택한 생활이겠지요. 이런 것들이 비록 온 사회에 혁명적 학습기풍을 세우기 위한 된바람 속에 살더라도 북한 주민들이 꿈꿔보는 돼지해 소망이 아닐까 싶습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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