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을 억제하고 위를 튼튼히 해주는 모과(Chinese Quince)
워싱톤 이은애 교수 칼럼 (식품영양 전문가)
모과(Chinese Quince)를 처음 본 사람들은 세 번 놀란다고 한다. 못생긴 모양새에 한 번 놀라고, 생김과는 다른 향내에 두 번 놀라고, 이렇게 좋은 향에 맛이 너무 고약해서 세 번 놀란다고 한다. 이렇듯 울퉁불퉁한 모양의 모과는 생김새만 볼품없을 뿐만 아니라 맛 역시도 시고 떨떠름한 게 거부감을 들게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과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모과만이 가진 상큼한 향기와 싱그러운 빛깔, 그리고 사람에게 이로운 다양한 효능 때문이다. 원산지가 중국으로 알려진 모과는 약 5퍼센트의 당질을 함유하고 있으나 주로 과당의 형태이다. 모과가 가진 이 과당은 다른 당분에 비해 혈당의 상승을 막아주는 효력이 높다. 체내의 당분 흡수를 더디게 할 뿐만 아니라 이미 흡수되어 있는 당분을 발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모과에는 다량의 칼륨(K), 칼슘(K), 철분(Fe), 인(P) 등의 미네랄과 소량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모과의 떫은맛은 탄닌 성분이며 신맛은 사과산을 비롯한 유기산이다. 유기산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피로물질을 제거함과 동시에 우리의 입맛을 북돋아주기도 한다. 중국의 고대 의학서 《본초강목》에 따르면 ‘모과는 주독을 풀어주고 가래를 없애주며, 속이 울렁거릴 때 모과를 섭취하면 가라앉고 이것을 구워 섭취하면 설사에 효력이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소화촉진의 작용이 좋아 설사 후에 오는 갈증 해소와 폐와 위를 튼튼히 하는 데 널리 쓰였다. 한의학에 의하면 신맛은 간장과 연계되며, 간장은 근육을 주관한다. 그러므로 신맛을 풍부히 함유하고 있는 모과는 신경통, 관절통, 팔 다리의 근육이 저릴 때, 그리고 다리가 붓거나 무릎이 시큰거릴 때, 습기로 인해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을 때 효력이 있다. 또한 감기, 기관지염, 폐렴 등에 의한 기침처방전에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모과를 지나치게 과잉 섭취하면 신맛에 의해 뼈와 이에 장애를 가져올 수도 있다. 위산이 많거나 변비증 등이 있는 사람 또한 과잉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모과는 과육에 석(石)세포가 많으며 매우 단단하고 떫어서 생식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주로 모과수, 모과정과, 모과죽, 모과편 등으로 가공하거나 모과에 풍부히 함유한 펙틴을 이용해 잼이나 젤리로 만들어 섭취한다. 그리고 설탕이나 꿀에 절여 먹기도 하고 모과주, 모과차 등으로 식용한다. 건과는 예로부터 민간요법으로 기침약으로 쓰이곤 했다. 모과의 껍질에는 향미 성분인 정유분(精油分)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모과차, 모과주로 가공할 때 껍질을 벗겨내지 말고 깨끗이 씻어 껍질째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을의 분위기를 물신 풍기는 모과 특유의 향기는 마음을 안정되게 해주는 효력이 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방이나 자동차 안에 모과를 두는 경우를 종종 본다. 상식- 모과숙 : 껍질을 벗기고 푹 삶아 꿀에 담가 삭인 것. - 모과정과 : 모과를 삶아 꿀과 물을 섞어서 끓여낸 것. - 모과죽: 모과를 말려 가루를 내고 좁쌀, 찹쌀 등을 뜬 물에 쑤어 생강즙을 섞은 죽. - 모과편: 모과를 푹 쪄서 껍질을 벗기고 속을 뺀 다음 가루로 만들어서 녹말을 섞고 꿀을 넣어 끓여 넣어 만든 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