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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남북한 사회문화분야 교류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현재 북한의 도발이 계속 악순환 되는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는 인도적 교류도 잠정적으로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개성공단이 누구의 말처럼 남북한 간의 옥동자이고 통일의 상징적인 장소라 하더라도 대남관계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당연히 폐쇄돼야 하지요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개성공단을 중단시켰습니다. 한국의 여당은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이고 야당은 재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남북한 간에는 정치분야, 경제분야 교류는 물론이고 당분간 사회, 문화분야 교류도 이어지기 어렵게 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인도적 대북 지원도 현 상황에서는 잠정 중단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북한이 중국 등에서 운영하는 식당을 남측 국민이 이용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서울의 박성우 기자 보도 먼저 듣습니다.

박성우 기자: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한국 정부는 17일 인도적 대북 지원도 현재로선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치군사적 상황과 상관없이 인도적 지원은 지속한다는 원칙마저 재검토된 셈입니다. 통일부는 "북한의 영유아나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해야 한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엄중한 상황”이 형성됐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현재 북한의 도발이 계속 악순환 되는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는 인도적 교류도 잠정적으로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설명 드리겠습니다.

유엔 기구 등을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도 정 대변인은 “유엔의 대북제재 논의가 끝나면 유엔기구들도 그 방침에 따라서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그에 맞춰 검토해 볼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남측 정부는 북한 당국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행위는 대북제재 차원에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중국 등에서 영업 중인 북한 식당을 남측 국민이 이용하지 말아 달라는 게 당부 내용의 핵심입니다. 정준희 대변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인해 매우 엄중한 상황이 됐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자금이 들어가는 여타 행위를 자제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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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오늘은 개성공단 중단이 남북한 사회문화교류에 미칠 파장과 영향에 대해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최근 남북한 간에 이뤄지고 있는 사회문화 분야 왕래나 교류는 어떤 것이 있었습니까?

임채욱 선생: 네, 작년 연말에도 남북한 간에는 사회분야 인적 교류가 있었지요. 12월 23일 개성에서 남쪽의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단체와 북쪽의 조선민주여성동맹 대표들이 만나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여성들의 모임’이란 이름으로 만났는데 호소문을 내기를 ‘동족 사이의 반목과 불신이 아니라 민족의 화해와 단합이며 적대와 대결이 아니라 나라의 평화와 자주통일이라고 주장했지요.

또 11월 초(11.9~10)에는 금강산에서 한국종교인평화회가 북한 종교인과 함께하는 ‘금강산 남북종교인 공동모임’을 개최했지요. 이 모임을 위해 한국에서는 7대 종단 수장들을 비롯해서 남측 종교인 148명이 금강산으로 갔지요. 이보다 앞서 10월 말(10. 25)에는 정의구현사제단이 북한의 조선카톨릭협의회 초청으로 방북해서 ‘평화통일기원 미사’에 참석하기도 했지요. 또 12월 초(12. 1~4)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평양의 장충성당 보수를 위한 협의와 앞으로의 교류협력방안을 위해 실무자 방북시키기도 했지요.

그럼 문화분야 인적교류는 어떤 것이 있었습니까?

임채욱 선생: 가장 주목되는 것이 남북한 역사학자들이 개성에 있는 고려왕궁인 만월대를 복원하려고 힘을 합치고 있는 사업이지요. 2007년 남쪽학자들의 제의로 이뤄지고 있는 이 사업은 이제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지요. 그다음으로는 남북한 언어학자들이 힘을 합쳐서 작업하는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인데, 이 사업은 2006년부터 평양, 개성, 금강산에서 편찬회의를 열고 있는데 지난 10월에도 남쪽 학자 38명이 금강산으로 가서 회의를 열었지요. 이 겨레말큰사전은 총 33만 개 낱말을 수록할 예정으로 2019년에 마치도록 돼 있지요. 특히 지난번 금강산 편찬회의에서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는 뜻에서 ‘남북겨레말 동질성 회복을 위한 공동선언’도 발표했지요.

이러한 남북 사회문화 분야 교류도 중단될 수 있겠네요?

임채욱 선생: 그렇지요. 개성공단이 누구의 말처럼 남북한 간의 옥동자이고 통일의 상징적인 장소라 하더라도 대남관계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당연히 폐쇄돼야 하지요. 북한은 이를 빙자해서 다른 교류도 중단시키려 하고 한국정부도 당분간 자제시키려고 하겠지요. 하지만 종교인들이 만나고 여성단체 대표들이 만나는 것과 달리 역사학자들이 만월대를 발굴하고 겨레말을 편찬하는 사업은 계속됐으면 합니다. 남북한 간에 문화분야 교류를 한다는 것은 자기들 쪽에는 없는 문화분야의 특이하고 특색있는 면들, 상대방의 특색요소들을 확인하고 이것들을 문화가치로서 배우고 보완하는데 의미가 크지요. 북한에도 남한에 없는 좋은 문화요소들이 많지요. 가령 국악기를 개량하고 말다듬기 사업을 통해 우리말을 순화하는 작업을 꾸준히 한다든가, 미술에서 보석화를 개발한 것이든가, 단군을 민족의 시원으로 강조하는 것이라든가 아주 많지요. 또 북한도 한국에서 배워 갈 문화분야 내용은 하늘에 별처럼 많겠지요.

이러한 교류와 접촉은 상호이해와 접근을 가져오겠지요.

임채욱 선생: 그렇지요. 지금 한국에서도 북한에서 하듯이 행사에서 맞박수를 친다든가, 어휘사용에서 북한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든가, 국악악기를 개량한다든가 하는 것들은 다 북한의 영향이지요. 이런 현상들은 학문적으로 문화변용현상(Acculturation)이라고 하지요. 본래 문화변용은 우세한 쪽의 문화가 소프트웨어 형태로 상대방에게 전파되기 마련이지만 남북한 간에는 분단으로 인해 상대방에 대해 워낙 관심과 흥미를 갖다보니 서로서로가 은연중에 따라 하고 배우게 된 것이죠. 문화변용은 결국은 문화의 동질화로 변화돼 갈 것입니다.

이론상으로야 문화변용현상으로 동질화돼 간다지만 그게 단기간에는 가능할까요?

임채욱 선생: 물론 이념상 서로를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단기간에야 그렇게 되겠습니까? 남북한 간 문화적 차이를 한마디로 말하면 자연스러움과 억지라고 보고 싶습니다. 남쪽문화 행태는 대체로 자연스러운 바탕에 있다면, 북한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억지라도 이끌어 가는 것이지요. ‘의도된 억지이끔’이지요. 지금 해외에 북한 근로자들이 많이 일합니다만 이들에게 가령 그들 지도자가 다가가서 어떠하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조국의 발전을 위해 일한다’든가 ‘수령님의 심려를 들어드리려고 노력한다’라고 외치겠지요. 하지만 한국의 경우 서독에 파견된 광부들과 간호원들은 1964년 12월 이들을 찾은 박정희 대통령에게 울면서 ‘고국으로 데려가달라’고 매달렸지요. 일이 워낙 힘드니까 격려차 찾은 대통령에게 그렇게 말한다는 것은 사람의 자연스런 감정의 발로지요. 북한근로자들은 그러한 자연스러운 감정 발로를 못한다는 게 남북한 차이지요. 그러나 긴 시간의 흐름으로 볼 때 결국은 동질화 돼 간다는 가능성은 배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학자들의 학술적인 행사나 교류사업, 이런 문화분야 교류와 달리 가령 종교인들이 나 여성대표들의 교류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임채욱 선생: 이런 면은 있지요. 북한에서 신은 사람들이 환상적으로 만들어 낸 것으로 보지요. 기독교의 야웨, 불교의 부처, 이슬람교의 알라가 모두 만들어 낸 신이라고 말하지요. 이런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협력을 하겠다고 나서는 남쪽 종교인들은 대체 뭣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기기도 하네요. 그래서 가령 남쪽 종교인들이 김일성, 김정일이 어디로 갔을까, 지금 어디에 있을까를 이른바 종교인이라고 하는 북한 사람에게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까요? 일단은 인민들과 영원히 살아계신다고 대답하겠지요. 하지만 다시 물으면 대답을 피하겠지요. 종교에서 말하는 내세(來世)를 부인하니까요. 일찍이 종교와 주체사상을 결합시켜서 신 중심의 세계관을 사람 중심의 세계관으로 바꿨으니까요.

그래도 만남은 계속돼야 좋겠습니까?

임채욱 선생: 북한은 가만히 보면 남쪽을 향해 정주고 뺨 때리는 짓도 예사로 하고 칼 들어댔다가 곧 웃는 얼굴로 다가서는 모습도 보이는 협상태도를 보이는 면이 있지요. 하지만 사람이 늘 다니던 길도 자주 안 다니면 있던 길도 없어지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자주 만나지 않으면 통하던 길, 통로가 없어지겠지요. 이런 뜻에서 민간의 교류는 이어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북한 간 평화를 정착시키거나 통일을 추진하는 일에서 양쪽 정부는 남북한 주민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하는 형식을 만들어 주고 주민들 간에는 접촉과 교류를 하면서 내용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뜻에서 보면 당장은 효과가 의심되는 종교인 교류나 여성들 간의 교류도 전혀 무의미하진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