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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남북한 음악과 미술교과서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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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남쪽에서 음표라 하는데 북쪽은 소리표, 남쪽에서 2중주라 하는데 북쪽은 두에트, 남쪽에서 전자오르간이라 하는데 북쪽은 전자풍금, 남쪽은 칸타타라는데 북쪽은 교성곡이라 합니다. 또 이런 것도 있지요. 남쪽에서 굿거리라고 가르치는데 북쪽은 굿거리장단이라고 가르칩니다.

통일부 통일교육원에서 나온 학교통일교육지침서를 보면 교과별 권고 사항을 통하여 예체능 교과에서의 통일교육도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음악과와 미술과의 통일교육은 남북한의 문예 정책에 대한 이론적, 제도적 측면보다는 남북한의 미술 작품이나 음악을 직접 감상해봄으로써 동질성과 이질성을 정서적으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남북한 국어교과서와 지리교과서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살펴 본 일이 있습니다만. 통일문화산책 오늘 이 시간에는 음악과 미술교과서에서 보이는 차이를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임채욱 선생: 네. 대한민국 국립국어원이 발간한 <남북교과서 학술용어 비교연구>라는 자료를 가지고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 연구에는 남북한의 초등, 중등, 고등학교 것을 망라해서 비교했는데 음악, 미술교과서도 앞서 본 국어나 지리교과서처럼 역시 다른 부분이 많다는 것입니다. 용어 중에서 일단 서로 대응되는 용어가 관심을 끄는데 음악에서는 157개가 나타나고 미술에서는 49개가 나타납니다. 음악에서 나타나는 대응용어 157개를 비교해보면 같은 것이 89가지, 다른 것이 68가지로 같은 것이 더 많았습니다. 미술에서도 대응되는 용어 49개중 같은 것이 30가지로 다른 것보다 많습니다. 일단 같은 것이 음악이나 미술에서 더 많다는 것이 어떤 희망을 갖게도 합니다만 좀 더 검토해봐야겠지요.

음악에서 같은 용어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임채욱 선생: 우선 음악교과서를 보면 남쪽에서 사용한 음악용어 총수가 1647개인데, 북쪽은 481개로 큰 차이가 납니다. 이 원인은 여러 각도로 검토해봐야 할 사항이라서 여기에선 언급할 수가 없군요. 다만 북쪽기준으로 볼 때 사용된 용어 전체 481개 중 겨우 18%정도가 남쪽과 같다는 것이지요. 그럼 같은 용어를 한 번 볼까요? 다행히 국악용어에서 같은 것이 눈에 띄는데 꽹가리, 북, 징, 가야금, 단소, 소고, 민요, 타령장단, 중중모리, 계면조 같은 것이고 또 타악기, 박자, 반주, 독주, 쉼표, 실내악, 2중창, 4중창, 합창, 관현악, 경음악, 음정, 음계, 화음 등과 같이 한자어로 된 말도 같습니다. 또 외래어 중에서는 그랜드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트롬본, 팀파니, 하프, 오페라, 리듬, 바리톤 같은 것은 같이 쓰입니다.

말 형태 때문에 다른 것도 입습니까?

임채욱 선생: 말 형태 때문에 다르게 나타나는 것도 있는데, 가령 남쪽에서 장구하고 하는데 북쪽에선 장고라고 하는 것, 남쪽에서 자진모리라고 하는데 북쪽에선 잦은 모리장단이라고 하는 것이 보입니다. 어찌 보면 다른 것이라 말하기 어려울지 모르겠군요. 또 다르게 쓰는 용어 중에는 고유어를 쓰느냐, 한자어를 쓰느냐, 아니면 외래어를 쓰느냐 하는 선호하는 것에 따른 차이도 있는데 이런 것들입니다. 남쪽에서 음표라 하는데 북쪽은 소리표, 남쪽에서 2중주라 하는데 북쪽은 두에트, 남쪽에서 전자오르간이라 하는데 북쪽은 전자풍금, 남쪽은 칸타타라는데 북쪽은 교성곡이라 합니다. 또 이런 것도 있지요. 남쪽에서 굿거리라고 가르치는데 북쪽은 굿거리장단이라고 가르칩니다.

음악분야 교과서 용어를 살펴 본 결과로 어떤 견해를 가질 수 있습니까?

임채욱 선생: 국악분야에서는 같은 용어가 많아서 다행이고 음악분야 전반적으로 봐서 설혹 다르게 쓴다 하더라도 이해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을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설혹 그 용어가 합당치 않더라고 오래 동안 서로 사용해 온 것이므로 당장 손댈 필요는 없겠지요. 이런 자료들을 잘 가지고 있다가 통일 될 때 용어통일작업이 이뤄지도록 해야겠지요.

그럼 이어서 미술분야 용어를 살펴보지요.

임채욱 선생: 앞에서 미술교과서에서 서로 대응되는 용어는 49개라고 말씀 드렸는데 이 수치는 북한 미술교과서에서 나온 전체 용어 257개에 비춰보면 19%밖에 되지 않고 이 대응되는 용어 중에서도 같은 것은 30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미술 분야 용어는 음악보다 훨씬 더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이지요.

같이 쓰는 미술용어 30개는 대개 어떤 것들입니까?

임채욱 선생: 공간예술, 조형예술, 금속공예, 삽화, 판화, 구도, 구상, 명암, 색상, 습작, 질감, 흉상, 조형미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럼 다른 것은 어떤 것입니까?

임채욱 선생: 통계상 다르다고 하기는 하는데 따져보면 표기상 차이만 나는 것도 많지요. 그것은 문법상의 차이인데 남쪽에서는 두음법칙 때문에 양감이라 하면 북쪽에선 두음법칙을 무시하니까 량감이라 하고 남쪽에서 율동이라 하면 북쪽은 률동이라 하는 차이가 있지요. 그런 게 많은데 이건 통일 후 문법통일에 따라 당장 해결될 문제지요. 그리고 용어에서 고유어를 선호하느냐, 한자어를 선호하느냐, 아니면 외래어 그대로 쓰느냐 하는 차이에 따른 것도 있지요. 석판화라고 하면 돌판화라고 하던가, 목칠 공예라고 하는데 굳이 나무공예라고 한다든가 목판화를 나무판화라고 하는 것들이지요. 이런 것들은 알아먹기 어렵지는 않은데 어떻든 통일은 안 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미술용어에서 남북한 차이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임채욱 선생: 미술용어에서 북한은 외래어 사용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음악에선 그래도 외래어를 그대로 쓴 것도 많았는데 미술용어에선 잘 없다는 것은 아마도 미술이 음악보다 정치선전에 더 활용되고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한마디만 더 보태겠습니다. 교과서 분석 팀의 지적 가운데 남쪽 교과서 상에는 안 쓰였지만 북한교과서에서 쓰인 미술용어 중 현재 한국에서도 쓰는 용어를 77개나 찾아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풍경화, 초상화, 출판미술, 석고조각, 도안, 유리공예, 자화상, 판금공예, 구성미, 균형미, 동물화 등등 기초용어에선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