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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남북한의 전국노래자랑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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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한국의 전국노래자랑대회는 시작 된 지 36년이 넘었고 북한 노래자랑대회도 올해로 30년이 됩니다.

 

백과사전 위키백과에 ‘전국노래자랑’은 매주 일요일 낮 12시 10분에 KBS 1TV로 방송되는 시청자 참여 음악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국 각 지방을 돌면서 주민이 참여하는 순회공연 형식. 공개녹화 방식이며 시 / 군 / 자치구나 축제위원회 등의 요청을 받아 녹화유치를 하는데, 1차 예선과 2차 예선을 거쳐 선발된 지역 주민들이 노래를 부르고 끼도 선보인다. 진행 형식은 노래자랑 형식이며, '딩동 댕동', '땡' 하는 심사위원의 실로폰 소리로 합격 / 불합격을 결정한다. 일부 출연자는 노래 외의 퍼포먼스(행위예술), 장기, 특산물 등을 선보이며 웃음을 선사한다. 그리고 5명의 초대가수가 출연하여 흥겨운 무대를 선사하며, 출연자들의 노래자랑이 끝나면 인기상·장려상·우수상·최우수상 수상자를 선발하고 있다. 그리고 12월 마지막 주 일요일 총결선 특집 방송으로 마련하게 된다. 여기서 잠시 전국노래자랑의 진행과 노래 잠시 들어봅니다.

 

연말이면 어느 분야이건 결산을 하게 되지요? 남북한 전국노래자랑대회 같은 것도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통일문화산책 오늘도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남북한의 노래자랑대회에 대해 알아봅니다.

 

임채욱 선생: 네. 한국에서 전국노래자랑은 KBS 프로그램의 하나이고 북한 노래자랑대회도 조선 중앙텔레비전방송 프로그램이지요. 연말 결선대회는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겠지요. 한국의 전국노래자랑대회는 시작 된 지 36년이 넘었고 북한 노래자랑대회도 올해로 30년이 됩니다. 그러니까 둘 다 장수하는 프로그램이라 하겠군요. 그런데 전국노래자랑 대회라지만 양쪽은 명칭도 다르고 진행방식도 다르지요.

 

남북한 간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주시지요.

 

임채욱 선생: 남쪽은 ‘전국노래자랑’이고 북쪽은 ‘전국 근로자들의 노래경연’이지요. 진행방식은 남쪽이 직업과 관계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동시에 경연을 한다면 북쪽은 노동자, 농민, 사무원, 가정주부, 대학생, 가족을 나눠서 부문별로 경쟁을 합니다. 그래서 노동자 부문 1등이고 사무원 부문 1등이 나오는 것입니다. 남쪽이 대개 개인 단위로 출연하는 데 비해 북쪽은 가족단위로도 출연한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남쪽에도 가족단위 출연이 없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는 개인단위로 나오지요.

 

그런데 북한 경우 근로자 노래경연인데 가정주부나 대학생 부문이 있다는 것은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 근로자는 개념상 전 인민입니다. 노동하는 모든 사람은 근로자이기 때문에 인민을 구성하는 모든 부문을 포괄해서 근로자 노래경연이라고 부친 것입니다.

36년이 되고 30년이 되었다니 둘 다 대단한 장수프로그램이군요.

임채욱 선생: 지금 KBS의 전국노래자랑은 무려 1830회에 가까운 횟수를 자랑한다면 조선 텔레비전의 근로자 노래경연은 30년이 됐다지만 이제 15차 경연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시군 단위에서 예선을 하는데 근로부문별 그러니까 앞에서 말한 노동자, 농민, 사무원, 가정주부, 대학생 그리고 가족단위 경연을 거쳐 선발되면 다시 지역 준결승을 합니다. 지역준결승은 동부지역, 서부지역, 북부지역, 그리고 평양으로 나뉘는데 동부지역은 함경남북도와 강원도, 서부지역은 평안남북도와 황해남북도, 북부지역은 양강도와 자강도가 됩니다. 예선에서 준결승을 거쳐 평양에서 열리는 결승까지 가는데 한 4~5개월 걸린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KBS의 노래자랑은 매주 여는 것을 다 합해서 1830회가 된다면 북한방송은 연말 결승대회를 기준으로 15차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건 2년에 한 번 꼴로 열렸다는 것을 말하지요.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남쪽처럼 한 방송국 프로그램이 아니라 당적 차원에서 관심과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이지요.

 

가족단위로도 출연한다는데 합창곡을 부릅니까?

 

임채욱 선생: 중창곡을 부릅니다. 언젠가는 32명의 가족이 나온 일도 있습니다. 74살 할아버지를 위시해서 4살 된 증손자까지 다 나왔다는군요. 볼만했겠지요?

출연자들이 부르는 노래는 물론 다르겠지만, 가창력 면에서는 아주 뛰어났다고 봐야겠지요?

임채욱 선생: 남쪽에서는 대중가요 위주로 부르는데 대중가요 중에는 민족 항일기 시대의 흘러간 노래도 있지요. 북쪽에서는 지정곡과 자유곡을 부르는데 지정곡은 혁명가요나 선전가요가 많고 자유곡은 민요라든가 정책가요가 많지요. 그러니까 자유곡을 부를 땐 <선군 아리랑>, <강성부흥아리랑> 같은 곡이 많이 불려 지지요. 가창력을 두고 말하면 남쪽에도 나올 수 있을만한 사람들이 나오니 노래야 잘 부르겠지요. 참 남쪽 노래자랑에는 한국인의 아내가 된 필리핀이나 우즈베키스탄 여성도 등장할 때가 있는데 가창력은 좀 떨어져도 열심히 부르는 모습이 흥미를 보태고 관심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그리고 송해 선생이 평양에서 노래자랑 사회를 봤는데 북한 쪽 출연자들은 노래를 얼마나 잘 부르는지 놀랬다고 합니다.

 

송해 선생이 사회를 본 남쪽의 ‘전국노래 자랑’이 평양에서도 열렸다고 알고 있습니다.

 

임채욱 선생: 2003년 8월인가, 특별기획 ‘평양노래자랑’이란 타이틀로 평양 모란봉공원에서 열린 일이 있지요. 조선중앙텔레비젼과 공동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이였지요. 출연자들은 북한 주민이였고 악단 반주, 카메라 작업도 북한 방송팀이 맡았지요. 한국의 송해와 북한 여성아나운서 사회로 나왔는데 북한 출연자들은 평양자랑, 행복한 생활, 통일염원과 하나의 민족을 주제로 한 노래를 주로 불렀고 강한 신념을 지닌 인간을 기리는 노래도 가끔은 보였지요. 한국가수는 초대가수로 등장했지요.

 

송해 선생님의 말씀대로 북한 출연자들 노래수준이 매우 높다면 심사기준도 음악성에 비중을 크게 두는 모양이죠?

 

임채욱 선생: 몇 달에 걸친 경연에서 선발된 출연자들이니까 가창력은 매우 뛰어났지요. 특히 고음처리가 잘 되는데 이는 김일성이 일찍이 탁성이 많이 나는 판소리를 물리치고 높은 음을 내는 서도창을 북한 음악의 기본으로 하라는 말을 따라 고음으로 부르는 노래가 많습니다. 그런데 북한 심사기준을 보면 가창력도 중요하지만 가사의 사상성을 중시하는 면도 무시 못 합니다. 송해선생이 사회를 본 노래자랑에서는 억제됐지만 북한가요는 전반적으로 선동선전적인 요소가 있고 김부자 찬양조가 있지요. 오락성 위주의 남쪽 노래자랑처럼은 안 되더라도 남북한 주민 대합동공연무대를 마련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싶군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