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5.16 군사 쿠테타 소식과 6군단
다) 쿠테타에 가담한 군단 포병에 철수 명령 하달
나는 군단으로 도라와 홍종철 대령을 불러 미 군단장이 알려준 이야기를 전해 주면서 내가 군단장으로 있는한 나의 지휘에 어긋나는 일이 있어서는아니된다는 주의와 함께 그를 집으로 도라가게 하였으나 작전 참모의 직책은 회복시켜 주지 아니하였다. 주요 참모들을 소집하여 포병의 귀환 문제를 논의하였다. 군단 정면 방위를 위해 포병의 복귀는 시급한 문제이었다. 포병 단장인 문재준 대령은 강직하고 정직한 성격으로 유능한 지휘관이었다. 평소에 나라 되어가는 형편에 대한 분개를 토로한 적은 있었으나 쿠테타에 관해 기미를 나에게 준 적은 없었다. 나라에 대한 개인의 생각과 상관에 대한 복종심과는 별개 문제이었으리라. 부대 복귀 명령을 부 군단장 박창록 준장으로 허여금 육본에 가서 중대장 이상을 소집하여 하달시켰다. 그 당시 상황하에서 이런 명령을 쿠테타 참석 지휘관들게 전달한다는 것은 생명을 거는 일이었으나 묵묵히 나의 지시를 받아 준 박장군의 용기와 군인 정신에 감사하였다. 박장군은 그 일로 후일 구속되었다가 강제 예편되었다. 군인들이 득세하는 동안 아무일도 하지못한 박장군에게 나는 평생의 빗을 느끼고있다. 나는 또 군단 전차 대대장 이성재 중령에게 허가없는 부대의 서울 이동을 제지토록 지시하였다. 생도 육사 10기 생으로 유능 했던 그도 후일 5.16 세력에 의해 구속되었다가 일찍이 강제 예편되었다. 나는 Ryan 장군에게 이야기 한 것같이 그날의 잠자리를 본부 중대장 이병간 대위 숙소로 옮겼다. 본부 중대장이 벼풀어 준 삼엄한 경비를 받았으나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한채 날이 밝았다.
라) 활용되지 못한 군의 통수체제와 비상계획
5월17일이 되었다. 육군본부에서 회의가 열린다고 들었다. 참모들의 공기도 들떠 있었다. 나의 매부인 육사 교장 강영훈 중장도 회의에 참석하였다 한다. 나는 야전군 사령관에게 군단장 회의를 건의키 위해 수차래 전화를 시도하였으나 전화를 받아주지 아니하였다. 적어도 국가 비상시국에 군단장의 의견이라도 통합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야전군 참모장인 황현친 장군에게 그 뜻을 전하며 화를 냈다. 자기도 연락을 못한다는 것이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그 당시 참모들 이야기론 5군당장인 박림항 장군은 혁명에 동조적이라 하였다. 그는 박정희 장군과 같은 만주군 출신이니 그러할 수 있었을 것이다. 1군당장 최석 장군은 학병출신으로 5.16날 아침 군 사령관실에 모였을 때부터 혁명을 허용해서는 않된다는 의견이었다. 나는 같은 학병 출신인 2군단장인 민기식 장군에게 수차레 전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아니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국가 위기시 야전군 내의 중요 지휘관들의 견해가 개진되지 못한채 국가가 위임한 막강한 군사 지휘체제가 무용지 물이 됬다는 사실은 쿠테타의 성패와 관게없이 군의 고위 지휘관의 한 사람으로 허용될 수 없는 통수력의 결함이라 생각되었다. 육군 참모 총장이 반란군의 압력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는 야전군 사령관에게 자동적으로 군의 통수권이 부여된다고 생각되었다. 장도영 참모총장도 예하 군 사령관들과 국가 위기를 같이 고민한 증거가 있는 것 같지 않다. 군사 쿠테타 성공의 이면에는 이런 군의 통수 능력 장애의 원인이 컷으리라 생각된다. 군의 지휘 계통뿐 아니라 정치적 통수 계통도 낳을 것은 없었다. 국무 총리는 수도원에 잠적하여 8군 사령관의 접촉 노력을 불가능케 했으며 대통령은 유혈을 희망치 아니한다는 일반 논리로 국가 위기시의 군사력 사용을 실질적으로 불가능케 만들었다. 국가를 위해 군이 유혈을 기피한다는 말은 어쩌면 군사력을 쓰지 못하게 하는 말이된다. 공산 혁명이라도 쉽게 달성할 수 있었으라라 생각하면 참으로 나라를 위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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