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글모음

“두 개의 무신론 광고” - 와싱톤한인교회 김영봉목사

“두 개의 무신론 광고”

얼마 후, 와싱톤 부근을 운행하는 지하철에 다음과 같은 광고가 나붙을 것이라 합니다. “Why believe in a god? Just be good for goodness' sake”(왜 신을 믿는가? 그냥 선을 위해 선해지십시오.) 신으로부터의 보상을 바라고 선행을 하려 하지 말고, 선 자체를 위해 선행을 하자는 뜻입니다. 이 광고는 전미 무신론자 협회(American Humanist Association)에서 제작한 것입니다. 영국에도 유사한 단체가 있습니다. British Humanist Association이 그것인데, 이 단체에서는 이미 런던 시내의 버스에 다음과 같은 광고문을 붙였다고 합니다. “There's probably no god. Now stop worrying and enjoy your life”(아마도 신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걱정을 버리고 인생을 즐깁시다).

이 광고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몇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 무신론 운동이 이제는 하나의 종교가 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최근에 베스트셀러로 팔린 몇 권의 무신론 변증서로 인해 무신론 운동이 큰 힘을 얻은 것 같습니다. 이 협회가 머지않아 종파와 같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신을 믿지 않는 것도 하나의 믿음입니다. 과연 이 믿음이 무신론 변증자들의 주장처럼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하고 인류를 더 복되게 할지, 잘 관찰해 볼 일입니다.

둘째, 기독교만 두고 말하자면, 이 두 광고는 기독교를 오해하고 있습니다. 기독교가 축복을 미끼로 하여 선행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오해한다면, 그것은 큰 오해입니다. 물론, 그렇게 가르치는 사람들이 없지 않습니다만, 그것은 기독교의 본질과 다릅니다. 기독교가 선행을 가르치고 격려하는 이유는 그것이 하나님의 본성이며 또한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선하게 사는 것이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모두 행복하게 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성숙한 신앙인은 보상을 바라고 선행을 하지 않습니다.

셋째, 영국 무신론자 협회의 광고는 기독교의 본질을 더욱 왜곡하고 있습니다. 기독교는 하나님의 심판보다는 하나님의 사랑을 더 강조합니다. 기독교인들이 의롭고 선하게 살아가는 이유는 하나님의 심판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고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예수님도 심판에 대해 말씀하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위협하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그 사랑의 능력으로 선하게 살도록 격려하셨습니다.

넷째, 영국 무신론자 협회의 광고가 보여주는 가장 치명적인 오해는 종교가 인생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된다는 인식입니다. 종교가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구속하여 불행 속으로 밀어 넣는 것 같이 오해합니다. 물론, 기독교가 그렇게 왜곡된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의 본질은 인생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하게 하는 것에 있으며, 기쁨과 즐거움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참된 기쁨과 즐거움을 회복시키는 것에 있습니다. 하나님께 구속되는 것이 진정으로 자유 하는 길이며, 하나님 안에서 사는 것이 진실로 인생을 만끽하는 길입니다.

미국과 영국의 무신론자들이 알지도 못하고 목소리를 높여 외치는 것을 보려니 가슴이 답답합니다. 그건 그렇고, 여러분, 해피 땡스기빙! (2008년 11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