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다룬 영화에는 항상 탈북자 출신 김규민 감독이 있었습니다. 2005년 영화 국경의 남쪽 조감독을 시작으로 상업영화 시장에 뛰어든 뒤 2007년에 영화 크로싱 2010년 포호속으로 등 상당수의 북한 소재 영화와 드라마의 스텝으로 김규민 감독은 참여한 바 있습니다.
김규민 감독은 자신의 영화 ‘겨울나비’ 상영차 미국 방문 중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중학교 때 한국 라디오를 들어 본 것이 오늘의 자신이 있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북한동포들에게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북한 이외의 소식을 듣고, 북한이 말한 것과 자유세계가 말한 것이 무엇이 다른지 직접 체험하는 것만이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감독은 통일이 되기 전까지는 북한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영화를 만들 것이라면서 통일이 되면 남북한사람들이 함께 극복해가는 코미디 영화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목요대담 오늘은 탈북자 출신 김규민 영화감독의 남한에서 삶과 영화세계의 이야기로 함께합니다.
김규민 감독은 자신의 학창시절 한국의 라디오를 들었던 이야기 들려주며 북한 동포들도 북한의 방송만 들을 것이 아니라 자신이 출연한 자유아시아방송에서 전하는 이야기도 들어 직접 비교해 봤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 중학교 2학년인가 3학년 때부터 한국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사실 들은 이유가 국가에서 듣지 말라고 하니까? 반발심에서 들었고, 내용이 좋아서 들었다기보다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너무 듣기 좋아 듣기 시작했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저의 많은 것을 바꿨거든요. 저는 이유야 어떠하든 간에 어떤 방법을 통하든 간에 머뭇거리지 말고 밖에서 들리는 많은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방식, 방법 그런 걸 떠나서 북한에서 말하는 것 말고요. 왜냐하면 그건 한 사람이 계속 말하게 되면 그걸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지거든요. 이 사람 말이 진실이라고 믿더라도 그러면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말하는지를 들어보기 위해서라도 세상 밖의 이야기, 북한이라는 그 작은 그 땅덩어리 내에서 이야기 말고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들려오고 있는 이야기 특히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나오는 이런 말들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해도 한 번 들어보시는 게 어쩌면 본인들이 모르고 있던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는 그런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약 북한에 있는 동포들이, 나의 형제 자매들이 제 말을 듣는다면 제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해도 괜찮으니까 한 번 거짓말을 어떻게 하는지 자주 들어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김 감독은 자신의 경험으로 북한 영화 외에 한국이나 다른 세계 어느 나라에서 만든 영화라도 북한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새로운 것이 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 그런 것은 한국에서도 많이 만들어지고,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아무리 작고 보잘 것없는 영화들도 북한에서는 정말 엄청나게 새로운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북한에 있을 때 정말 재미나게 봤던 영화는 홍길동, 명령027호 이런 영화들 굉장히 재미있게 봤었고, 최근에는 북한에서는 아니지만, 한 여대생의 일기라는 작품도 봤었는데 그런 영화들에 비하면 솔직히 한국이나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어느 구석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도 북한사람들에게는 정말로 새롭고 참신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왕이면 질 높은 영화들과 좀 재미있는 영화들을 보는 것이 아마도 좋겠지만, 저는 어쩌든 간에 해외에서 만들어진 뭐 한국에서 수없이 만들어진 영화들이 북한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새롭고 신선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영화들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 감독은 북한영화와 한국 등 세계 영화와 비교도 해 줍니다.
: 북한 영화부터 말씀드리면 북한영화는 일단 시나리오를 써서 그것이 합격이 되고 합견된 걸 가지고 모든 걸 국가에서 조정(control)합니다. 어떤 개인의 창작적 기능이나 개인의 어떤 능력 이런것들이 그렇게 많이 발휘된다고 말할수 있기는 쉽지 않거든요. 어떤 고정관념보다는 반드시 지켜야 될 룰(rule)이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에서의 영화 한국도 그렇지만 전 세계 대부분의 영화들이 어쩌면 그 룰을 깨는게 새로운 모습으로 접근되는 것인데요. 영화 찍을 때요. 그런데 북한 같은 경우는 반드시 지켜야 될 룰 한마디로 수령 찬양 당 찬양 이런 것이 반드시 지켜야 될 룰이기 때문에 어차피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그렇지만 한국영화나 전 세계 영화들을 시나리오도 수십 번 바뀌고요. 다 찍으면서까지 시나리오가 끊임없이 바뀝니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도 수없이 바뀝니다. 이게 과연 바람직한지 틀린 지 이런 것을 수없이 바꾸고 그런 것들의 끊임없는 변화가 발생한다는 게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대부분 나라들의 영화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교한다면 북한은 변할 수 없는 룰 때문에 고정적 일수밖에 없고, 한국이나 세계적인 영화 등은 끊임없이 변화면서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그런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김 감독에게 어떤 작품들을 구상하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 일단 마음에 드는 것은 제 대뷔작이니까? 겨울나비라는 작품이 제일 마음에 들고요. 착각이라는 단편영화가 사실은 겨울나비의 원조격 이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참 오랜 세월 준비해서 만든 영화여서 마음에 들고, 앞으로도 겨울나비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이거든요. 다음 작품으로는 사랑에 선물이라고 가족을 위해서 몸까지 팔면서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노력했던 그런 여자가 결과적으로는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는 그런 비극을 다루는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3만여 명 시대를 맞아 북한의 2천5백만 북한 동포를 위해 영화를 만든다면 어떤 영화가 좋은지 설명해 달라고 했습니다.
: 만들 수 있는 영화가 있다면 자유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만약에 만들 기회가 되고 만들어야 된다면 저는 자유가 얼마나 소중하고 자유가 얼마나 위대한지 배고픔보다 사실은 제가 한국에 왔을 때 가장 지금도 마찬가지지만은 한국에 와서 가장 행복하게 생각하고 내가 대한민국에 참 잘 왔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맛있게 먹고 이러는 것은 별로 다가오지 않고요. 지금도 매일매일 끊임없이 느끼는 게 자유입니다. 저는 그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하고 자유를 위해서 얼마 끔 싸우는 게 가치 있는 것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만약 만들다 면은요. 또 그런 영화를 만들어야 되고요.
김 감독의 남한살이는 어떠하냐고 물었습니다.
: 한국사회에서 영화감독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사실 저뿐만 아니고) 대부분 사람들이 힘듭니다. 힘든 이유가 일반 회사처럼 출근해 일하며 살면 힘들지 않는데 이 영화감독이라는 것은 북한에서처럼 누군가가 정해주지 않고 모든 것을 내 힘으로 해결해서 행동해야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힘들 수 밖에 없지만, 그러다 보니까 여러 가지 희노애락이 있고 힘들 때도 있고 슬플때도 있고 좌절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서 하나하나 씩 나의 작품을 만들어 가고 나의 이야기를 영화 화면에 담아갈 때 느끼는 희열이 있고, 행복감, 만족감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이고요. 한국사회라고 해서 그렇게 모든 게 쉽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쉬운 사회는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한 것은 내가 무슨 일이든지 최선을 다하게 되면 성공할 확률이 북한보다는 1,000배는 높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규민 감독에게 통일되기 전과 통일된 후 영화감독으로서의 포부도 들려달라고 했습니다.
: 일단 제 꿈은 통일되기 전까지는 북한의 실상을 전 세상에 알리는 영화를 계속해 찍고 싶습니다. 물론 다른 제의도 들어오고 있기도 하지만, 일단 개인적 욕심으로는 북한 관련된 영화를 계속 찍고 싶고요. 통일된 다음에는 지금도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북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도 보고, 한국 영화도 본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그걸 보고 같이 울고 웃는 걸 보면 동질감이 있다는 거에요. 그래 통일됐을 때 많이 틀린 점도 있을 거고, 수없이 다른 점이 있겠지만, 어떤 그런 다른 점과 그런 것들을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그런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 그런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통일된 다음에는요.
목요대담 오늘은 탈북자 출신 김규민 영화감독의 남한에서 삶과 영화세계의 이야기로 함께 했습니다. 지금까지 인터뷰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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