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정착한 한 탈북 원로가 자유아시아방송에 자신이 나서 자라온 북한의 부조리한 모습을 글로 담아 보내왔습니다. 방화라는 예명으로 글 제목은 ‘로봇인’입니다. 그는 글의 소제목으로 그 첫째가 ‘배급의 아이콘’ 참담한 인간의 제1인권인 식권의 유린을 그렸으며, 그 둘째는 ‘언론의 아이콘’에서는 증폭된 독재자의 나발과 개 짖는 소리뿐으로 비유했습니다. 원로 탈북인은 계속해서 사상의 아이콘, 감각의 아이콘 등으로 북한의 실상을 글로 정리했습니다. 아이콘의 의미는 특정한 사상이나 생활방식의 상징입니다.
특집방송 오늘은 한 탈북 원로가 글로 증언한 북한의 실상 ‘로봇인’을 두자례 나눠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로봇인’ 저자 -방화-
20세기의 전자 공학이
사람 같은 인간 로봇을 만들었다면
20세기의 북한 정치는
로봇 같은 로봇인 들을 육성하였나니
전자가 인간 지혜의 걸작이라면
후자는 인간악과 폭력의 걸작
중세의 노예주들은
하나의 쇠사슬로 사람들을 예속, 허나
그것은 인간에 의한 인간의 예속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뿐만 아니라
그 야만성 또한 감출 수 없으니
오늘과 같은 문명세기에는 당연히 쓸 수가 없어
그래서 발명한 새로운 예속 방법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아이콘들
그 아이콘대로 동작한 로봇 인이
바로 보이지 않는 굴레나 사슬을 걸친
북한의 현대판 노예들
<그 첫째가 배급의 아이콘>
먹이로 동물도 길들이는데
사람이라고 아니 될 까
그래서 야비하게 착안한
일하면 먹이고 안하면 굶기는
식권이 권력에 종속된 북한식 배급제
그것은 사람들이 자기들의
식욕과 뱃집에 따라 먹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주는 대로 주는 만큼만 먹어야 하는
인간의 제1인권, 식권에 대한 유린이며 또한
그들에게 1호 양식이라는 배급 문건은 하나의 족쇄
그것 때문에 직업이나 거주의 자유도 없어
따라서 배급제도는 먹어야 사는 민중에게는
밥줄에 목매인 폭압제도
그런데 주인 없는 협동동장은 해마다 흉작
여름에는 풀 한 포기 뽑지 않는 건달정부
가을이면 주인 인양 곳식은 몽땅 걷어가니
농민은 결코 농촌의 주인이 아니더라
버려진 고아 같은 논밭의 작물들
해마다 흉작으로 집단격리를 질타
때문에 현명한 중국은 개혁개방으로
은근슬쩍 자본주의를 밀수해 호의호식하는데
시대착오적인 북한은
21세기 지구촌에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사회주의의 꼬리만 잡고 발버둥 치나니
대책 없는 강산에서 배급의 굴레
아사의 올가미로 돌변해
불쌍한 서민들만 잡고 또 잡는다.
아사자 300만도 적다고 보는 건지?
이것이 있어도 없어도 우환거리인
북한의 제1사슬 배급의 굴레
<그 둘째가 언론의 아이콘>
이것은 말의 반도체
찬양하는 말은 통과
불만의 목소리는 차단
그래서 사람들은 굶으면서도
만세만 불러대니 정치하기 참 쉽더라.
죽이 되나 밥이 되나 시비가 없어
떠드는 건
증폭된 독재자의 나발과 개 짖는 소리뿐
헌데 사람들은 입술에 침 발린 소리
아니면 속내를 알 수 없는 침묵
이는 보위부도 풀지 못하는 침묵 방정식의 X
아부하기 싫어서 혹은 목숨은 건지려고
폭발하기 싫어서도 아니고
때를 기다리는 화산의 침묵
하지만 아직은
사회의 광명인 언론은 서산에 지고
어둠 속에서 독재자는 슬그머니
나라의 모든 권력을 제 손 안에
나라의 모든 재부도 제 주머니에 넣은데
웃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흐린다고
그 아래, 졸개 간부들도 똑 같이 비리를 밥 먹듯 하는데
이 모든 부정부패를 덮어 감추는 불핵홀이있나니
그것이 바로 언론의 굴레
<그 셋째가 사상의 아이콘>
마음대로 사색하고 선택하는 머리들을
독재자에게 저당 잡힌 사람들
깡통 같은 머리는 달고만 다닐 뿐
쓸모가 없더라.
주체사상대로
수령이 모든 것의 주인이니
인민이 주인이 될 것은 아무것도 없어
심지어 자기 생명의 주인도 아니더라.
그것은 누구나
수령을 위하여 살고, 수령을 위하여 죽어야 하나니
만인 누군가 살기 싫다고, 자살하면
그를 반역자로 개죽음으로 몰고
가족은 반역자 가족이 된다.
수령이 모든 것을 결정하니
민중이 결정할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복종만 할 뿐이니
유명무실한 머리는
극상 해야 유일사상체계의 녹음장치
이를 위하여 직장인들은
학습총화 준비로 퇴근도 못하고
유일 사상체계 학습에 정신이 나갈 지경
그날 과제를 암기 못하면
집에 가서 아이들 밥을 해야 할 아줌마들 까지도
10시까지 잡아두고 나머지 공부
집에서 엄마를 기다리다 지친 애들은
허기진 배를 안고 잠들고
(혹시 종북 세력들은
배고프면 간식 먹고 자면 되지
라고 변호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북한 애들은 장군님 생일 이외에는
연중 간식이라는 거 모른다. 고)
이렇게 아이들까지 배 골리며 공부하면 뭐해
인간의 본성인 하드웨어가 거절 하는데
그래서 그들의 머리는 차라리
머리칼 농사짓는 텃밭
아니면 모자 걸개가 될 지언정
녹음기 같은 거는 싫다는 거지
모른다는 구실로서
건망증이라는 구실로서
이것이 사상의 굴레
<그 넷째가 감각의 아이콘>
보라는 것만 보이고
들으라는 말만 듣도록
시각과 청각에 굴레를 쓴 사람들
북한 우물 속의 개구리 사촌들
세상을 몰라도 너무나 몰라
듣는 것은 독재가 칭송
보는 것은 우물 밖의 네모난 하늘뿐이니
그들이 어찌 알랴? 세상의 진실을
모를 수밖에 없는 것이
자유로이 보고 자유로이 듣는 자유
자유로이 보고 들을 수 있는 권리를 잃었기 때문
짐승들도 자유로이 보고 듣거늘
하물며 사람은 왜 안 되는 건가?
사람은 시비를 가리기 때문에
원천 봉쇄차원에서
보든 비리를 보지 못하게, 듣지도 못하게 하려는 것
진실의 진리, 정의의 진리
모든 진리를 차단하는 감각의 굴레
모든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 감각의 굴레
특집방송 오늘은 한 탈북 원로가 글로 증언한 북한의 실상 ‘로봇인’ 첫 번째 시간 이었습니다.
다음주에는 두번째 시간으로 조직의 아이콘, 통행의 아이콘 등을 소개해 드립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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