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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서울식 태권도와 평양식 태권도)

사진은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 모습.
사진은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태권도 세계대회는 바로 내일 24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전라북도 무주에서 열립니다. 이번 대회에는 특히 북한 태권도 선수들이 주축이 된 시범단도 참가한다고 합니다.

 

얼마 전 한국 여러 경기장에서 열렸던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축구대회가 끝났는데 곧이어 태권도 세계대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남북한의 태권도 대회’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민족이 창안한 태권도가 온 세계에 널리 퍼지고 올림픽종목으로도 됐으니 대단한 일이지요.

 

임채욱 선생: 세계청소년축구대회는 U-20 월드컵코리어란 이름으로 열렸는데 영국이 우승했지요. 영국은 우리가 알다시피 축구를 만들어 낸 종가라고 하지요. 하지만 세계를 제패한 것은 1966년 월드컵대회 이후 이번이 처음이지요. 참 1966년 월드컵대회에는 북한도 참가해서 8강까지 갔지요. 그때 박두익이란 북한선수는 동양의 진주라고 불릴 정도로 공을 잘 찼지요. 이번 축구대회에서 한국팀도 1983년 멕시코대회에서 달성한 4강을 다시 한번 기대했는데 16강전에서 탈락해버렸어요. 태권도 세계대회는 바로 내일 24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전라북도 무주에서 열립니다. 이번 대회에는 특히 북한 태권도 선수들이 주축이 된 시범단도 참가한다고 합니다.

 

북한 시범단이 참가한다니 아주 뜻있는 일이군요. 참가 규모는 어떤지요?

 

임채욱 선생: 이 시범단은 북한선수만이 아니라 체코, 불가리아, 오스트리아, 영국, 미국 등의 선수들로 이뤄졌다고 해요. 시범단은 국제태권도연맹에 속한 선수들로 선수 22명 정도, 그밖에 관계자들 해서 시범단 전체는 33명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태권도는 전 세계에 한국이 중심이 된 세계태권도연맹(WTF)가 있고 북한이 중심이 된 국제태권도연맹(ITF)가 있지요. 두 단체는 세계 태권도계를 양분하면서 경쟁관계에 있지만 3년 전 상대방 경기에도 출전하고 시범단 경기도 교환하자고 약속했지요. 이번에 무주에 오는 것도 이런 약속에 따라 오는 것입니다.

 

두 단체에 대해서 잠시 소개를 해주시지요.

 

임채욱 선생: 먼저 세계태권도연맹은 1973년에 서울에서 창설됐는데 한국의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부총재도 역임했지요? 이 사람이 주도해서 세계단체로 출발해서 현재 가입회원수는 206개 나라에 이르고 있지요. 태권도는 세계태권도연맹의 노력으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대회부터 정식종목이 됐지요. 다음 국제태권도연맹을 알아볼까요? 국제태권도연맹은 세계태권도연맹보다 먼저 태어났어요. 1966년 9월 서울에서 9개 나라 태권도 대표들로 출발했는데요, 이를 주도한 최홍희(군인· 외교관)가 1972년 이후 한국정부와 정치적 갈등을 겪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캐나다로 망명하면서 이 단체도 캐나다 토론토로 본부를 옮기게 됩니다. 이후 그는 북한을 자주 찾아가서 김일성의 환대를 받으면서 북한 태권도 발전에 기여하게 됩니다. 이런 연유로 국제태권도연맹에서는 북한이 종주국처럼 됩니다.

 

그럼 세계태권도연맹에서 하는 태권도와 국제태권도연맹에서 하는 태권도는 동작이나 자세, 경기규칙 등 모두가 다른 면도 많을 것 아니겠습니까? 쉽게 말해서 서울식 태권도와 평양식 태권도라 할 때 다른 부분도 많을 텐데 이런 점을 좀 말해주시죠.

 

임채욱 선생: 태권도는 기본동작으로부터 품세, 겨루기, 단련, 호신술 등으로 이뤄집니다. 기본동작은 주먹과 손날을 이용한 막기, 지르기, 찌르기, 치기 같은 기술이 있지요. 품세는 상대방 공격을 가상해서 공격과 방어동작을 하는 것인데 종류가 급수에 따라 다 다르지요. 겨루기는 품세를 실제로 응용해서 시합을 하는 것이고 단련은 벽돌을 깬다든가 하는 파괴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호신술은 접근전에서 상대방을 제압하고 역공을 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들이 우리가 말하는 두 단체들이 조금씩 다 다르지요. 물론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 같은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다르다고 봐야겠지요. 복장만 해도 둘 다 흰색을 바탕으로 하지만 디자인에서 다르고 체급 구분도 다르지요. 특히 품세는 많이 다른 것으로 나타납니다. 시합의 경우 경기규칙은 물론 다른 부분이 많지요. 서울식 태권도는 3분 3회전 시합이고(이번에는 2분3회전) 평양식은 2분 2회전입니다. 체급은 서울식은 8개 체급이고 평양식은 5체급입니다.

 

남북한은 서울식세계대회나 평양식 국제대회에서 늘 좋은 성적을 거둬 왔겠지요?

 

임채욱 선생: 초기에는 그랬는데 이젠 각 나라 선수들 기량이 많이 오르고 비슷해져서 한국만 해도 지난 22번의 대회 때 열리기 까지 메달 수로는 1위를 해왔지만 정상을 빼앗긴 대회도 있을 정도로 다른 나라의 추격이 무섭습니다. 한국 다음으로 태권도 강국은 이란이고 그 다음이 스페인입니다. 이번에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태권도 종주국 명예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요. 북한도 평양식 국제대회에서 늘 앞서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서울식 태권도 세계대회가 열리는 무주에는 큰 태권도 경기장이 들어섰다고 알고 있습니다.

 

임채욱 선생: 네. 태권도원이라고 하는데 3년 전에 문을 열었어요. 여러 시설 중에서 태권도 경기를 할 수 있는 전용경기장은 4500석 규모에 6개 경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크기로 돼 있어요. 이번에 170개 국가에서 2000명가량의 선수단이 오고 관람객도 몇 만 명이 될 것이라 합니다. 최대 규모로 열립니다.

 

북한에도 국제시합을 할 수 있는 태권도 경기장이 있겠지요? 소개해 주시죠.

 

임채욱 선생: 네. 태권도전당이란 이름의 경기장이 있습니다. 평양 만경대구역에 1992년 9월에 문을 연 태권도전당은 연견평18000m2인데 잘 꾸며져 있지요. 현판은 김일성 선대통치자가 직접 쓴 것이고 건물모양은 우리나라 전통식이 보태져 있습니다. 이번 9월에 이곳에서도 국제태권도연맹 경기가 열립니다. 무주에서 열리는 대회처럼 국제대회죠.

이번 무주 세계태권도연맹대회에 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이 왔듯이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대회에도 한국선수들이 주축이 된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이 참가할 가능성은 있나요?

임채욱 선생: 아직은 알려진 게 없습니다. 아마 그럴 가망은 있을 것 아니겠습니까? 남북한이 직접 대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제적인 선수단을 조직해서 왕래한다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알려지기로는 한국에서 새 정권이 들어선 가운데 2030년쯤 한국, 북한, 일본, 중국 네 나라가 함께 주최하는 월드컵대회를 열면 동북아시아에 좋을 것 아니겠느냐 하는 의견도 있는 모양입니다. 현재 월드컵대회는 내년 2018년 모스크바, 2022년 중동 카타르 대회가 결정돼 있고 2026년, 2030년 대회도 곧 결정될 것입니다.

 

서울식 태권도와 평양식 태권도가 하나로 통합되는 일은 예상할 수 있습니까?

 

임채욱 선생: 글쎄요. 그런 일이 성사된다면 바로 남북통일이 이뤄지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하지만 남북한이 세계 태권도 두 단체를 주도해 왔다지만 앞으로는 다른나라 선수들의 기량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발언권도 높아지면 우리 맘대로 못하지요. 하지만 지금도 룰에 따라 운영되지만요. 하지만 남북한 태권도 인들이 의견을 내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이지요. 무엇보다 통합 자체가 필요한 일인지 가치판단을 잘해봐야지요. 통합 후의 경기규정 바꾸는 것이야 상호존중의 정신으로 처리하면 되겠지요. 어떻든 그런 논의가 시작되는 날이라도 오면 좋겠군요.

 

태권도가 하나로 통합되고 통일의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임채욱 선생: 태권도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져서 오늘날 세계화된 국제공인스포츠입니다. 우리나라 전통무예 수박이나 태껸에서 발전된 것이지만 온 세계 사람이 사랑하는 스포츠가 됐는데 이게 서울식이니 평양식이니 하고 갈라져 있다는 것은 좋지는 않지요. 남북한 태권도 인들이 나서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국제태권도연맹을 북한이 주도한다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사실 서울에서 창설됐고 현재 본부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옮겨가 있지요. 이런 면에서 한국에서도 이 단체지부를 운영하는 태권도인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국제태권도연맹 식을 굳이 평양식이라고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할 것입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