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풍 :: 통일문화산책(남북한의 씨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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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를 맞아 평양 모란봉에서 민족씨름경기가 열리고 모습.
단오를 맞아 평양 모란봉에서 민족씨름경기가 열리고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단오에는 여자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를 타는 게 알려진 풍속이고 남자들은 씨름을 하는 것이 가장 흔했던 풍속이지요.

한국 고유의 명절 단오를 맞았습니다. 단오는 우리민족의 아주 중요한 민속명절인데, 단오 때는 씨름을 많이 한다고 하지요. 백과사전 위키백과에 씨름은 한국 고유의 운동으로, 두 사람이 샅바나 바지 허리춤을 잡고 힘과 슬기를 겨루어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경기입니다. 씨름은 이미 고대시대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일문화산책 오늘도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씨름에 대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단오 때는 씨름을 했다고 하지요.

임채욱 선생: 그렇습니다. 음력 5월 초닷새 단오는 수릿날이라고도 하지요. 일 년 중 양기가 왕성한 날이고 여름이 시작되는 계절로 들어서는 날이지요. 예로부터 단오행사는 우리나라 남쪽지방보다 북쪽지방에서 더 크게 쇠는데 북한도 한때 단오 날이 휴무일 이였기도 했습니다. 단오에는 여자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를 타는 게 알려진 풍속이고 남자들은 씨름을 하는 것이 가장 흔했던 풍속이지요. 하지만 지금 남북한에는 주민들끼리 이런 놀이를 하기보다는 조직적으로 행해지고 있지요. 그네타기는 지금 북쪽에서 더 성한 편이고 씨름은 남쪽이나 북쪽이나 다 단오에 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씨름이 그네타기와 함께 단오의 대표적인 민속인데 씨름의 역사는 길지요?

임채욱 선생: 고구려를 세운 주몽이 부족의 족장으로 있을 때 씨름경기를 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래됐지요. 고구려고분벽화에도 씨름장면이 나오고 신라 화랑도 무예로써 씨름을 연마했다고 합니다. 고려 때도 어떤 왕은 씨름경기에 직접 친히 구경했다고 하고 조선조에서는 씨름이 대중화돼서 누구나, 어디서나 하는 놀이가 됐지요. 조선시대 씨름경기는 김홍도의 유명한 그림으로도 나타나듯이 수 십 명에서 수 백 명이 모이는 씨름경기도 있었습니다. 일본강점기 시대에도 씨름은 왕성했습니다. 1927년 9월에 서울 휘문 고등 보통학교 운동장에서 제1회 전조선씨름대회를 연 것을 비롯해서 일제탄압으로 중지된 1941년까지 여러 종류의 전국적 규모의 씨름대회가 있었습니다.

남북한의 단오 씨름경기를 소개해 주시지요.

임채욱 선생: 한국에서 올해 단오장사 씨름대회는 단오 전날부터 내일 6월 3일까지 충청북도 보은에서 열리고 있는데, 이런 경기대회가 설날, 추석에도 열립니다. 북한에서는 전 지역 단위 씨름대회가 단오 때가 아니고 9월에 열립니다. 단오에는 지역마다 나름대로 씨름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국단위 씨름경기를 소개해 주시죠.

임채욱 선생: 한국에서 전국적인 규모로 벌어지는 씨름경기는 전국장사씨름대회, 천하장사 씨름대회, 전국씨름선수권대회 같은 것이 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천하장사씨름대회죠. 천하장사 씨름대회는 아마추어 경기가 아니라 직업 씨름선수들이 겨루는 대회이기도 한데 체급별로 태백장사, 금강장사, 한라장사, 백두장사를 뽑지요. 백두장사가 천하장사가 되지요. 그밖에도 곳곳에서 자기고장 특산물을 알리려는 씨름대회도 열리는데 가령 상주 곶감 배 씨름대회, 나주 배 대항 씨름대회 같은 것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열리는 대회도 소개해 주시지요.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는 대황소상 전국민족씨름경기라는 대회가 있습니다. 대체로 추석을 앞둔 9월에 열리는데, 올해 9월에 열린다면 14차대회가 됩니다. 경기장소는 평양 능라도에 있는 민족씨름경기장입니다. 평양을 비롯해서 직할시와 각도에서 나온 100여 명 선수들은 각 단체 5명이 체급별로 겨뤄 우승팀을 결정하는 단체전과 개인별로 우승자를 뽑는 개인전이 있습니다. 개인전을 북한에선 비교씨름경기라고 합니다. 비교씨름경기 우승자는 1톤이 넘는 황소 한 마리와 금으로 만든 소방울을 상품으로 받습니다. 비교씨름경기에는 참가한 단체에서 한 사람씩 참가해서 승자전의 방식으로 우승자를 결정합니다.

남북한 씨름 경기규칙은 같지 않겠지요?

임채욱 선생: 샅바를 매는 방식부터 다릅니다. 경기장이 한국은 모래판인데 북한에선 매트입니다. 또 선수복장도 한국에선 상체를 드러내는데 북한에선 상의를 입습니다.

그럼 남북한 씨름경기 교류를 한다고 가정할 때도 규칙문제가 제기되겠네요?

임채욱 선생: 그건 큰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모래판에서 시합하던 선수와 매트에서 시합하던 선수가 적응 하는 게 서로 다르겠지요. 하지만 남북한 씨름단체 관계자들이 협상하기에 따라 샅바 잡는 방식이나 시합장, 그리고 복장이나 체급 결정 같은 문제는 어느 한 쪽 방식만 고집할 게 아니라 양보하면서 합의하면 되겠지요. 합의사항에 따라 훈련을 하면 될 수도 있는 문제지요.

북한에도 씨름관계 단체가 있을 것이니 남북한 씨름경기 한 판 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임채욱 선생: 북한 씨름단체는 조선씨름협회인데, 현재 내각 부총리 겸 농업상인 사람이 위원장이지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남북한 씨름관계자들이 만나서 의논하면 안 될 것도 없지요. 씨름은 체력, 기술, 투지 세 가지 조건으로 다투는 경기이지만 무엇보다 씨름이 전통경기이고 시합은 하되 다른 격투기처럼 때리는 게 아니고 넘기기만 하는 것이라서 무난하지 않을까 싶군요. 무엇보다 상체를 벗고 겨룬다면 서로 땀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같은 동포라고 느끼면 좋은 일 아니겠어요?

씨름은 다른 나라에도 있지요? 한국은 다른 나라와 씨름교류도 많았겠지요?

임채욱 선생: 터키와 씨름을 교류한 일이 있고 몽골과도 씨름선수들이 내왕했지요. 북한과 한국이 씨름 규칙이 다른 것은 그래도 다른 나라 규칙보다는 가까운 편이지요. 러시아 삼바, 중국의 우슈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도록 노력하듯이 앞으로 씨름도 남북한이 힘을 합한다면 갈 길은 멉니다만 세계적인 운동 종목으로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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