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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삼복철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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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초복, 중복, 말복 이렇게 삼복이라 할 때 복(伏)은 납작 엎드린다는 뜻입니다. 항복할 때 쓰는 복자지요

한여름 더위가 한창입니다. 한국에선 복더위, 삼복더위라고 하지요? 더위에 지치다보면 입맛도 떨어지고 기력도 떨어지는데 이때 우리 조상들은 삼복철 음식으로 개장국을 먹었지만 요즘은 잘 안 먹는다지요 그래서 통일문화산책 오늘도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삼복철 음식 이야기 함께 나눕니다.

임채욱 선생: 마침 중복인데, 개장국, 그러니까 보신탕을 먹는 사람은 아직 많지요. 삼복철 더위에 지치다보면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고 할 정도로 기운이 떨어지지요. 그래서 기력을 회복하려고 우리 조상들은 개고기를 먹었지요. 지금 개고기 먹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지만 먹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고 봐야지요.

삼복에 개를 먹는 관습은 한국뿐만은 아니지요?

임채욱 선생: 물론이지요. 중국이라든가 베트남, 그리고 대만이나 인도네시아 일부지역에서 개를 식용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런데 과거에는 유럽에서도 개고기 식용을 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중국기록에는 사마천이 지은 <사기>에서 진나라에서 복날 개를 잡았다는 기록이 나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기록은 동국세시기에 나오고 17세기 영남지방에 살았던 안동 장씨 여인이 쓴 <음식디미방>(규곤시의방)에 개 삶는 법, 개장국 끓이는 법이 나옵니다. 그리고 18세기 우리가 아는 혜경궁 홍씨 회갑잔치상에도 개고기가 올랐다는 사실도 알고 있지요. 물론 삼복철에 개고기만 먹는 것은 아니지요. 조선시대

책들을 보면(도문대작, 증보산림경제) 보양식에 개 외에도 소, 돼지, 멧되지, 닭, 꿩, 토끼, 양, 염소, 오리, 매, 노루, 자라 등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복날 개를 주로 잡았고 복날 개고기를 꼭 먹어야 되는 것처럼 됐습니까?

임채욱 선생: 초복, 중복, 말복 이렇게 삼복이라 할 때 복(伏)은 납작 엎드린다는 뜻입니다. 항복할 때 쓰는 복자지요. 납작 엎드린다는 것은 진다는 것인데 뭣에 지느냐, 바로 불한테 진다는 것입니다. 어째서 지느냐, 그것은 복날을 쇠를 뜻하는 경(庚), 갑을 병정 할 때 10간 12지의 경을 말하는데 쇠를 뜻하는 경이 들었으니 쇠는 불한테 지는 것입니다. 그럼 불은 뭣이냐? 바로 개고기가 불이라는 것입니다. 개고기는 불의 성분을 가졌기에 개고기로 복날 더위를 이겨낸다는 이치가 되지요. 개는 쇠를 녹이고 겁내게 하고 납작 엎드리게 합니다.

복날은 15일 간격으로 절기를 나타내는 24절기와는 관계없이, 그러니까 입하니, 망종이니, 하지니, 소서, 대서라고 하는 여름철 절기와는 관계없이 가장 더운 때를 표시하려고 만든 날이지요.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단고기라면서 아주 좋아하는 음식으로 여기고 있지요?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 개고기는 아주 선호도가 높은 음식입니다. 개고기 요리, 그러니까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고 해서 단고기라고 하는 단고기 요리가 수 백 가지라고 합니다. 단고기 요리 경연대회까지 연다니 알만하지요. 평양 통일거리에는 600여석 크기의 단고기 집도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개고기 식용 비판을 의식하지 않는 모양이군요.

임채욱 선생: 어느 정도는 의식한다고 봐야지요. 하지만 선대통치자가 “단고기 료리는 우리 인민들이 좋아하는 전통적인 민족료리입니다.”라는 말을 했고 그의 세심한 지도로 단고기 요리가 오늘날처럼 발전됐다는데 이를 무사할 수야 없지요. 남의 비판이 무섭다고 하루아침에 걷어치울 수는 없겠지요. 한걸음 더 나가서 단고기 요리를 해외 우리 동포들도 좋아하고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내세웁니다. 단고기 요리용 식용개를 사육합니다.

삼복철에는 개고기 외에도 해먹는 음식이 있었을 것 아닙니까? 삼복절식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임채욱 선생: 닭고기가 있지요. 중닭을 고아 끓이는 영계백숙이나 팥죽을 먹습니다. 과일로는 수박이나 참외를 먹습니다. 북한지방에서는 개고기 외에도 쇠고기를 끓인 고기국을 보신탕으로 먹었고 미역국에 호박과 고추장을 넣어 끓이거나 미역국에 밀가루 수재비국을 먹었지요. 펄펄 끓는 국을 땀을 흘리며 먹어야 이열치열 보신효과가 크다고 봤지요. 가끔은 시원한 냉국이나 콩국을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개고기 반대 목소리가 높아서 복날 닭 먹는 사람이 개고기 먹는 사람보다 많아졌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압니다.

임채욱 선생: 한국에서는 얼마 전 초복을 앞두고 동물보호단체들이 개 도살을 막고 개식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라고 집회를 열었습니다. 개고기 없는 대한민국을 내세웁니다. 맞불 집회도 있습니다. 식용개를 키우는 육견협회는 개고기 먹는다고 야만이 아니라면서 북한에서도 개고기를 좋아하니까 개고기는 남과 북을 잇는 가치있는 보양식이라고까지 말합니다. 그래서 단고기는 자랑스러운 우리민족의 통일음식이라는 주장도 합니다.

북한에도 애완견을 키우는 가구도 있다는데 단고기 먹는 습관이나 반대의견은 없습니까?

임채욱 선생: 누가 애완견을 잡아먹었다는 말에 선대통치자 김정일이 불같이 화를 냈다는 말은 있었습니다.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한다는 것이지요. 단고기 요리가 민족요리라고 말한다지만 좋아하는 것과 애완견을 잡아먹는 것은 다르니까요. 현 통치자도 그러리라고 봅니다.

오늘 삼복철 음식을 찾다보니 개고기 보신탕 이야기가 주로 됐는데 앞으로 보신탕 음식은 어떻게 될까요?

임채욱 선생: 글세요. 애완견이나 반려견 시각에서 식용개를 보는 것도 문제지만 조상들이 먹었다고 다 전통음식이고 민족음식으로 매김할 것도 없지요. 우리민족은 분명히 식용개(狗)를 먹는 것이지 애완하는 개(犬)를 먹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어떻게 외국인에게 이해시키느냐 하는 것입니다.국내적으로도 식용 개사육을 금지하는 법안이 힘을 받느냐 개식용을 합법화하느냐 하는 치열한 싸움은 한동안 계속되겠지요.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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