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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어르신들

실향민들 “워싱톤일원 실향민들 통일 후에나 고향 방문”

200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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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일원에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은 머나먼 이국땅에서 살면서 최고의 바람은 고향 방문이지만, 자유롭지 못한 고향 방문이라면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RFA PHOTO/이현기

워싱턴 일원의 실향민들은 그리운 고향 땅이지만, 자유롭지 못한 고향 방문이라면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사진은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본 2006년 여름의 북한 땅. 육안으로도 강 건너 집들을 볼 수 있다.

어느 실향민은 고향에는 통일 이후나 가지, 지금 북한에 가 봤자 감시 속에 어떻게 고향을 마음 놓고 찾겠느냐며 고향 가는 희망을 버렸다고 말합니다.

실향민 1: 내가 죽기 전에 통일되면 고향에 가는 거고요. 그렇지 않다면 북한에 가 봤자 통제 때문에 고향까지는 갈 수가 없을 것 같고, 그래서 희망을 버리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북녘땅 고향을 떠나오면서 대학에 가고픈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미국에 이민와 사는 실향민은 당시 대학을 다니지 못한 아쉬움을 이야기합니다.

실향민 2: 어렸을 때에 이남으로 넘어와서 이북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남한에 넘어와 대학도 가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여의치가 않더라고요. 군에서 제대한 후 미국에 와서 살고 있습니다.

‘고향 땅은 직접 가봐야 알지 뭐 아느냐?’라고 말하는 실향민은 하루 빨리 통일만을 바랬습니다.

실향민 3: 보고 싶은 거야 많지요. 친구도 있고 부모도 있고 그렇지만 다들 있겠어요. 없지요. 하고픈 것도 고향에 가봐야 알지 여기서 어떻게 알겠어요. 그렇지 않아요. 실향민들은 빨리 통일되는 것만 바라는 거지요.

‘통일이 된 후에나 고향에 가겠다’는 실향민 이야기에서 고향을 찾지 못하는 슬픔을 찾게 됩니다.

실향민 4: 고향은 통일이 돼야 가지 뭐 가겠어요.

여성 실향민은 어린 시절 소풍을 가던 때가 그립다면서 고향 사리원의 곳곳을 찾아가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실향민 5: 사리원에 내가 다니던 학교에 가보고 싶고, 내가 살던 동네에 가보고 싶습니다. 거기 경암산에도 가보고 싶고, 우리 학교 다닐 때는 장수산, 정방산 등에 소풍 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가보고 싶습니다.

워싱턴 인근에 사는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는 마음 함께 들었습니다.

이어서 고향에 가는 편지 시간입니다.

오늘은 황해도가 고향이신 재미교포 최추봉 씨가 형제 자매를 그리는 시를 소개해 드립니다.

누이야 아우야 우리 다시 만나자

지나간 세월이 너무 길었지

하늘 가 뜬구름 보면서

기다린 세월이 너무도 길었지

우리들의 만남을 꿈속에 뇌이면서

달도 없는 어둔 컴컴한 밤하늘에

은하수를 뿌리듯

눈물을 뿌린 밤이 너무나 많았지

누이야 아우야

이제는 그 숱한 한숨일랑

땅속에 묻고

너와 나 손을 마주 잡고

우린 다시 만나야 한다

산과 물을 넘고 건너서

막힌 장벽을 뛰어넘어

우린 다시 만나야 한다

오작교가 없으면

너와 나의 가슴에

징검다리 놓아서

견우와 직녀처럼

우린 만나야 한다

그 멈추어진 세월

그 막혀버린 산천

우리가 되찾아야 한다

누이야 아우야 우린 다시 만나야 한다


실향민 최추봉 씨의 자작시였습니다.

‘고향에 보내는 편지 주실 분은 서울 중앙우체국 사서함 4100호 자유아시아방송이나 이 메일 nk@rfa.org 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보고 싶을 얼굴’ 오늘은 실향민 1세들의 고향 그리는 마음을 전해 드렸습니다. 제작 구성에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