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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어르신들

실향민들-워싱턴 실향민 2세들 “부모님 고향의 자취 보고 싶어”

200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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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이 모이는 행사에 매년 1세 실향민의 수가 줄고 있어 실향민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1세 실향민의 자리에 젊은 2세 들이 참가해 부모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이어받고 있어 흐뭇한 가족애를 느끼게 합니다.

RFA PHOTO/ 이현기

실향민 시인 이경주 씨가 지난 2일 메릴랜드 주 카더록 파크에서 열린 함경도민회의 날 행사에 참석해 자작시 ’망향’을 낭송하고 있다.

워싱턴 인근에 사는 실향민 2세는 “통일되면 고향을 찾아 부모님의 발자취를 찾고 싶고 부모님이 그리던 고향을 마음껏 느끼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산 가족의 애절한 사연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간절한 소망을 소개하는 ‘보고 싶은 얼굴’ 오늘은 워싱턴 함경도민회에서 만난 실향민 2세의 고향 그리는 마음을 소개해 드립니다.

함경북도 회령이 아버지의 고향이라고 말하는 여성 2세 함 모 씨는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의 고향을 알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함 모 씨 : 부모님이 고향 이야기 많이 하셨어요. 고향에서 나는 과일들 복숭아와 배가 어릴 때 저희 머리만 하다고 자랑하셨어요. 고향의 자취를 보고 싶다는 희망을 항상 품고 계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희 부모님과 선조가 고향에서 어떻게 사셨는지를 알고 싶어하는 마음은 날이 가고 나이가 들수록 더해 가는 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요. 돌아가시니까 애틋한 마음이 더 하네요.

지난 1972년에 미국에 정착하신 아버지가 고향에 한번 가보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아쉽다고 말하는 2세 최 모 씨는 아버지 생각 때문에 도민회 날 행사에 참여한다고 말합니다.

최 모 씨 : 아버님을 뵈면 항상 고향 이야기를 하셨지요. 어머니는 수원이시니까. 덜 한데, 아버지는 항상 고향 생각을 하셨어요. 72년에 미국에 오셔서 2002년에 돌아가실 때까지 한국도 한 번 못 가시고 그렇다고 고향에도 한 번 못 가보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 속에 사셨습니다. 몇 년 전에 제가 태어난 곳에 가 봤더니 저도 고향에 대한 애착이 있는데 아버님이야말로 얼마나 애착을 뒀겠어요. 그러다가 돌아가셨는데 지금이야 고향에 가셨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면 고향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을 하고 아버지를 생각하며 이 자리에 옵니다. 아버지의 고향 친지들이야 이미 작고하셔서 지금은 안 계시지만 2세로서 참석을 하고 그래야 하루 동안이라도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더 하게 되지요.

실향민의 2세가 부모님 고향을 그리는 마음 함께 들었습니다.

지난 5월 2일 함경 도민회 날 행사 때 실향민 시인 이경주 님이 직접 낭송한 ‘망향’ 시 함께 듣습니다.

하늘도 꽁꽁 얼어붙었고
이별의 아픔은 눈이 되어
원한의 파도가 산을 삼킬 듯
생사의 아비규환 속에
사랑하는 부모,형제, 처자식
천형의 생이별
눈물로 담근 흥남부두

내일이면 돌아오리라 생각했던 그날
동산의 진달래 피고지고 어언 60성상
품 속에 안고 나온 젖먹이 환갑 지났어도
아직도 이역만리 타국에서 망향의 눈물을 흘립니다.

지금은 부모님의 유택도 모르고
절기 따라 성묘조차 할 수 없는 불효의 몸
헤어진 처자식의 안부조차 막막한…
고향을 그리워할수록 더 멀리 사라지는 안타까움
뿌리를 잃은 자손들
안타까워 부르짖는 향가(鄕歌) 메아리로 되돌아오고
바람 따라 휴전선을 넘나드는 뜬 구름에 한을 싣고
훨훨 자유로 나는 새들의 나래를 앙모하며
오늘
여기 미국 땅 메릴랜드, 카더록 내셔널 파크에서 우리 모여 실향의 애환을 달래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다시 조상의 은덕을 그리며 신의 은총으로
고향에 돌아갈 날을 기원합니다.
고향을 그리는 한 서린 별들
하나 둘 떨어져 가는데…


실향민 시인 이경주님의 ‘망향’ 시였습니다.

보고 싶은 얼굴 시간에는 실향민의 고향에 띄우는 편지나 아름다운 고향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고향에 보내는 편지나 방송에 참여를 원하는 분은 서울 중앙우체국 사서함 4100호 자유아시아방송이나 이메일 nk@rfa.org 로 연락 주시면 됩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보고 싶은 얼굴’ 제작 구성에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