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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한국인

미 뉴저지 늘푸른 농장 경로잔치 대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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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여명의 한인 노인들 경로잔치가 열리고 있다.(앞줄에 음식을 서브하는 늘푸른 농장 김종일 사장)
 

미국에 사는 한인들도 추석명절이면 해마다 경로잔치를 열어 어른 섬기는 참뜻을 기린다. 올해도 워싱턴 DC를 비롯 미국의 크고 작은 도시에서 경로잔치를 열어 타민족에게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미국 동부 뉴저지 해밀턴에 위치한 늘푸른 농장이 8월 11일 경로잔치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필라델피아, 남부 뉴저지를 비롯 뉴욕과 메릴랜드 등지의 2천여 명의 어르신들이 자리를 함께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참석자들은 통닭 바베큐와 떡, 나물 등을 결들인 푸짐한 식사와 흥겨운 농악대의 공연과 노래자랑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자유아시아방송 지구촌의 한인들, 오늘은 늘푸른 농장 김종일 사장으로부터 경로잔치 소식을 알아본다.

 

올해로 10년째 경로잔치를 연 늘푸른 농장 김종일 사장은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 생각으로 매년 경로잔치를 갖고 있다고 들려준다.

 

김종일: 올해 10회째거든요. 처음에는 뉴욕 플러싱, 뉴저지에 사는 어르신들 소그룹으로 시작해 10회째가 되면서 많은 어르신들을 모시게 되어서 아주 기뻐요. 왜냐하면, 저희 농장의 수확하기 직전에 여러 어르신들을 모시고 올해 농사지은 것을 같이 나누게 된 것에 대해서 굉장히 감사하고 저희 부모님이 한국에 계셔요. 여기 계시면서 여러 해 동안을 고생하시다가 연로하셔서 한국에 가 계시는데 우리 부모님을 생각할 때마다 이곳 연로하신 어르신들도 연세가 드시면 힘이 드시는구나! 하고 생각해보니까? 여러 어르신들을 모시게 됐어요. 그래 올해 10회째인데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하루를 즐기셨고요. 특히 퀸스 뉴욕 뉴저지 상록회 회장님들이 수고하셔서 우리 농장에서 자리만 빌려 드렸을 뿐이지 제가 한 일은 없어요.

 

2000여 명의 한인 노인들이 경로잔치 상을 받고 즐거움으로 하루를 만끽했단다. 김종일 씨에게 어떤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했느냐고 물었다.

 

김종일: 저희는 음식 대접하고 사과, 송편, 포도 등 선물을 드렸을 뿐이고 한미충효회와 뉴저지 상록회에서 다양한 공연 등 프로그램들을 준비하셨었어요. 국악공연과 민요, 각종 노래자랑, 그래서 아주 흥겨운 하루를 보낸 것 같아요. 그리고 멀리 보스턴에서 오신 분도 계시고 메릴랜드에서 오신 분도 계셨고요. 필라델피아, 뉴저지 뉴욕 인근에 계시는 어르신들이 다 그날을 기다리고 하루를 즐겨서 제가 아주 행복한 날이었어요. 그런데 일 년 내내 이렇게 일을 하면서도 경로잔치를 준비한다 하니까? 마음이 덧없이 좋고요.

 

10여 년의 경로잔치를 펼쳐온 늘푸른 농장의 역사가 궁금했다. 김종일 사장은 늘푸른 농장의 역사에는 피와 땀으로 일군 한국인 근면의 산실이라고 설명해준다.

 

김종일: 저희가 84년도에 미국에 처음 도착했어요. 뉴욕에 도착했는데, 한국에서 저희 아버지가 과수원을 하셨어요. 그래 미국 처음 와서 야채가게를 다니다 보니까? 눈에 번뜻 들어온 게 있었어요. 한국 배가 그 당시에는 없었거든요. 한국에서 수입하는 것도 없었고요. 여기서 재배하는 것도 없었고요. 그래서 아 이거 재배해 보면 좋겠다 하고 그 당시 34살이었는데 의욕만 가졌지 이곳에 풍토나 재배에 대한 정보가 없었어요. 그래서 배나무를 북쪽에 심었는데 죽고, 그리고서 남쪽으로 두 시간 반 되는 곳에 심었는데 첫 번에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그냥 잘 됐어요. 우리가 이곳 토양병이 있는 것을 모르고서 그냥 한국처럼 심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의욕만 가지고 했는데 결국은 나무가 죽더라고요. 그래서 아! 너무 낙심이 컸는데 또 우연찮게 하나님께서 복을 주셔서 토양병을 알게 됐어요. 미국에만 있는 (fire bright)토양병이에요. 한국에는 없지만, 그 병에 걸리면 나무가 새까맣게 타 죽는 거에요. 그것을 모르고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하면 되는 줄 알고 했는데 12년 동안은 그냥 공쳤어요. 그래서 또다시 시작하자! 그래서 이쪽으로 온 것이 18년 됐습니다. 경험은 30년 가까이 됐는데 그동안에 이렇게 치이고 저렇게 치이고서 이제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사는 거에요.

 

늘루른 농장에서는 어떤 과일과 채소가 나는지도 여쭤봤다.

 

김종일: 배가 주 종목이고요. 포도, 사과, 복숭아, 자두, 모과, 매실 등 이런 종류의 과일들이 생산되고요. 그다음에 대추 밤 각종 야채도 생산되고 그래서 저희가 지금 생산하는 것이 유전자 조작이 아닌 검정 서리태 콩, 매주 콩, 콩나물 콩 등을 생산하지요. 처음에는 한국 사람들 상대로 했는데 지금은 여러 나라 사람들과 상대하다 보니까? 이것저것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나 저는 한국사람이니까? 한국의 좋은 품종들을 이곳에 뿌리를 내리니까?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외국 사람들도 한국의 모든 종자들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다음에 찰 옥수수 같은 것도 하다 보니까? 각 민족들이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시안 민족은 물론이고, 유럽, 사우스 아메리카 등 이런 분들도 다 좋아하는 거예요. 그리고 한국 음식도 좋아해요. 그래서 야! 뿌듯한 마음으로 한국 뿌리가 이렇다. 한국문화가 이렇다. 하는 것을 은연중에 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요. 그래 타민족들이 좋다고 맛있다고 하면 제가 힘든 걸 잊어버릴 때가 많아요.

 

농장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600에이커 정도라니 1에이커가 1,224평이니 얼마나 큰 규모인지 상상해 볼 수 있다.

 

김종일: 지금 현재는 저희가 농사짓는 게 400에이커에다 저희가 재배 장소가 모자라서 랜트를 200에이커를 했어요.

 

김종일 사장에게 경로잔치 외에도 농장에서 펼치는 행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김종일: 저희가 일년에 몇 번 행사를 해요. 배꽃이 필 때 새봄의 시작을 알린다 해서 배꽃이 넓은 농장에 가득 채우면 정말 가관이에요. 그래 저희가 배꽃 죽제를 4월 20일경쯤 해마다 날짜를 틀리지만, 그 전후로 행사하는데 그때 저희가 음식을 준비하고 선물도 드리고 배꽃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경연을 해 입선하신 분들은 상품을 증정하고 있어요. 옛날 우리 추억에 어릴 때 학교에서 병아리를 기웃기웃 한 것처럼 병아리도 아이들에게 한 마리씩 주고, 또 부모님들에게는 취미로 식 공예도 하고 여러 가지 좋은 우리 전통 행사를 하지요. 이 사진 경연에는 많은 분들이 참여해서 자신이 찍은 작품이나 가족사진 찍은 것 이런 것을 출품하면 시상을 하곤 하지요. 그래 봄에는 배꽃 축제 가을에는 경로잔치를 하고 있지요. 그래 우리 동포사회와 이런 끈끈한 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타민족들도 많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또 우리 문화도 소개도 하고 음식도 소개도 하고요 어떤 면에서는 힘들기는 해요. 몇천 명씩 대접하다 보면 어려움도 있지만 지나고 보면, 뿌듯한 그런 걸 느껴요. 그래서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생활하고 있어요.

 

김종일 씨에게 농장 하면서 희로애락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

 

김종일: 농장을 처음에 할 때는 제가 경험이 없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처음에는 무조건 하면 된다는 의욕만 가지고 34살에 시작해서 그냥 힘든 줄 모르고 2시간 반을 운전해 농장에서 일하다가 다시 주중에 생활전선에서 일하다 보니까? 참 피곤한 생활을 많이 했어요. 저의 3식구 부인과 아들하고, 11살 때 온 아들 지금은 의젓한 아이 아빠가 되어 메릴랜드에서 메디칼 닥터로 있습니다. 우리 3식구가 힘들게 힘들게 일하는 데 결과가 없는 거예요. 그러나 꾸준히 한우물만 파며 3번을 실패했다가 이제는 조금 밥 먹고 살게 되니까? 너무 힘들어지는 거예요. 짜증이 나고요. 근데 여러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그게 다 묻어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게 돼서 정말 감사하고 뭐라고 말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김종일 씨에게 농장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느냐고 물어봤다.

 

김종일: 저희 농장은 뉴저지 턴 파이크 인근에 접해 있어요. 뉴저지에서 한시간, 필라델피아에서 40분 거리에 있는데 지나는 사람마다 저게 뭐하는 곳이지! 저게 뭐지 하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는데 파이프로 아치를 해서 나무를 붙들어 놓았어요. 통로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주렁주렁 달린 과일을 차를 타고 가면서 보면 진짜 가관이 아니에요. 그런데 지나다니는 사람마다 전부 그랬듯이 뉴욕 타임스의 기자인데 기사를 내자고요. 아유 전에 한번 어려운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럴 맘이 없다고요. 그래 사양하고 집에 돌아왔어요. 집에 들어와서 동생들하고 이야기했더니 형님은 농사만 짓는 걸 알았지! 거기가 어딘지 아느냐고 해서 그러냐 그랬는데 또 한번 전화가 왔더라고요. 그래 모른 척 하고 있었더니 그분이 왔어요. 뉴욕타임스 전면에 우리 농장 소개가 크게 났어요. 그래 이 근처에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우리 농장을 지나치면 참 이상하다. 뉴저지 턴파이크를 지나다니면서 저희 농장이 보이는데 보면은 참 저 농장이 무슨 농장일까? 하고 의아심을 갖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아 그럴때마다 어느나라 사람이냐! 이게 무슨 과일이냐? 물을때가 있어요. 그럴때마다 제가 한국 사람입니다. 코리안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 품종의 배이고요. 이것도 한 번 드셔보세요. 그러면은 아이고 처음 먹어본다고하고 그런 때가 있어요. 그럴때마다 야! 한국품종이 참 좋은거다 그리고 여러사람들에게 한국 과일을 선보이고 그러니까? 그런 뿌듯한 의지가 있어요. 그럴때마다 정말 무언가 제가 힘들게 했으면서도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늘푸른 농장 가는 길도 안내해준다.

 

김종일: 저의 농장은 뉴저지 턴파이크 exit 7하고 8A사이에 뉴저지 턴파이크 선상에 있습니다. 그리고 뉴저지 퍼트리에서 한시간 뉴욕에서 1시간 30분 필라델피아에서 40분 메릴랜드에서는 3시간 걸립니다. 중부 뉴저지에서 아주 조용하고 살기 좋은 동내입니다. 편이 시설이 잘 되어있고요. 그런데 주위에는 전부 주택지가 있어서 저희 농장만 달랑 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사는 인근에 한국 과일이 나온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아이 이런 과일도 있었구나 하는 때도 있어요.

 

자유아시아방송 지구촌의 한인들, 오늘은 늘푸른 농장 김종일 사장으로부터 경로잔치 소식을 알아봤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