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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남북한의 새해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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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놀이를 즐기는 평양의 어르신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요즘 한국에서는 대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는 말이 가장 보편적이고 그 밖에 “소원성취하세요”,“건강하세요”,“부자 되세요”라고도 하지요. 북한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표현이 “새해를 축하합니다”인 것 같습니다. /북한주민들이 외부 소식을 접하게 한 기본 중추적인 역할은 탈북자들이 했다고 봅니다.

2016년이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으면서 남북한에서 새해에 나누는 인사를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임채욱 선생: 네. 2016년 새해를 맞습니다. 새해를 맞으면 누구든지 새로운 마음과 각오를 다지고 새해를 시작합니다. 올해는 서기 2016년, 단기로는 4349년, 간지로 따지는 간지 해로는 병신(丙申)년입니다. 병신년은 붉은 원숭이해라는 뜻이지요. 북한에서는 단기는 쓰지 않지만 서기와 더불어 주체연호를 쓰는데 올해는 주체 105년이 되겠네요.

지금 간지 해라고 말씀하셨는데 간지 해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한다면?

임채욱 선생: 간지라는 것은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申), 임(壬), 계(癸), 이렇게 10개의 글자를 10 간(干)이라고 부르고 우리가 쥐띠, 소띠, 하는 12개 띠를 한자로 나타낸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이 12글자를 12 지(支)라고 부르는데서 나온 것입니다. 이 10 간 12 지를 줄여서 간지라고 하는데, 간지 해는 10 간과 12지를 조합하여 60개로 만든 뒤 하나씩 부르는 것입니다. 올해는 10 간 중 세 번째인 병(丙)과 12지중 원숭이를 나타내는 신(申)을 합해서 병신이 된 것입니다. 10간 12지 개념은 우리 동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것으로 신라의 삼국통일 때부터 우리도 늘 사용하던 것이지요. 그리고 원숭이 해인데 붉은 원숭이라고 하는 것은 10 간의 색이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갑, 을은 청색, 병, 정은 적색, 무, 기는 황색, 경, 신은 백색, 임, 계는 흑색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병신년은 적색에다가 원숭이가 합해져서 붉은 원숭이 해가 됩니다.

그럼 이번에는 주체연호에 대해서 말씀 좀 해주시죠.

임채욱 선생: 김일성 태어난 해가 1912년인데 이 해를 주체 1년으로 쳐서 올해는 주체 105년이 되는데, 이 연호가 시작된 것은 김일성이 사망 후 3주기가 되는 1997년 7월에 정해져서 9월부터 사용됐지요. 이때 ‘주체연호 사용규정’을 만들어 모든 문서에는 주체연호를 쓰도록 했는데 주체연호를 먼저 쓰고 서기 연도를 오히려 괄호 안에 넣도록 했지요. 북한 주민들이야 주체연호 사용을 강제해도 어쩔 수 없겠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까지 혼란스럽게 하고 있죠. 물론 김일성 태어나기 전 기록은 반드시 ‘주체연호’를 안 밝혀도 된다고 하고는 있지요. 연호는 본래 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햇수를 나타내기 위해 붙이는 칭호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법흥왕 때부터 사용했어요. 북한이 이런 연호를 쓴다는 것은 김일성을 왕으로 보겠다는 것이죠. 왕조시대 사고의 연장선에서인지 북한은 외국 사절(使節)을 다른 나라의 사신(使臣)이라고 헌법(117조)에 표현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신은 왕조시대에서나 쓰던 용어이지요.

남북한 동포는 다 같이 새해 인사를 합니다. 대체적으로 같다고 봅니다만 혹시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습니까?

임채욱 선생: 네, 새해에는 새해 인사를 나누는데 같은 표현도 있지만 조금 다른 표현도 봅니다. 과거 전통시대에는 새해 첫날 세배를 할 때 대체로 “과세 안녕하십니까”, “과세 잘 했는가”처럼 지난 한해를 통과한 과세에 방점을 뒀습니다만 요즘 한국에서는 대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는 말이 가장 보편적이고 그 밖에 “소원성취하세요”,“건강하세요”,“부자 되세요”라고도 하지요. 북한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표현이 “새해를 축하합니다”인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는 그 밖에도 “새해를 축원합니다”, “새해 건강하십시오”, “새해에 좋은 일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인사도 합니다. 하지만 남쪽처럼 “새해 복 받으세요”란 인사는 없습니다. 복 받으란 말은 안 쓰지요.

남북한에서 새해인사는 비슷한 게 맞군요. 다만 복 받으란 표현이 남쪽에는 보편적인데 북한에선 기피되는군요.

임채욱 선생: 북한에선 복은 조물주가 주는 것이 아니란 관념이 있는 것이지요. 유물론적 관념을 버리지 않고 있는 현상 때문이지요. 운수나 복은 미신이고 숙명적이라고 기피하죠

새해인사로 보면 복 받으란 표현이 없는 북한이 더 진보적인 것 아닐까요?

임채욱 선생: 글쎄요? 복 받으란 말을 반드시 주술적인 뜻으로 볼 것이 아니라 행복하시란 뜻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서양사람들이 Happy New year! 할 때 그것도 ‘복 받으세요’나 마찬가지지요. 복은 아주 좋은 운수나 큰 행운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반드시 인간의 힘을 초월한 하늘의 뜻에 따라 얻어지는 것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복은 건강하게 장수와 부를 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후덕하게 살다가 임종을 하는 것인데 이는 오늘날에도 그대로 필요한 행복이지요.

남북한에서 연하장의 새해 인사는 어떻습니까?

임채욱 선생: 한국에선 연하장에 ‘근하신년’이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일반적이고 북한에서는 ‘새해를 축원합니다’가 주된 인사죠. 북한은 세계청년학생축전을 앞두고 1989년 1월 김정일이 자기는 학생 때 연하장을 많이 보냈는데, 연하장을 보내는 사람이 없다면서 연하장도 보내는 생활풍조를 가지라고 말합니다.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간지로 따지는 병신년이란 것은 음력 정월 초하루가 되어야 해당되는 것 아닙니까?

임채욱 선생: 맞습니다. 간지로 무슨 해다, 하는 것은 음력으로 칠 때 해당되는 것입니다. 새해라는 뜻에서 양력 새해 첫날부터 간지 해를 쓰는데, 엄격하게 보면 잘못된 것입니다.

새해에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살고 있는 탈북 동포들이 북한동포들을 살리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강조합니다. 그래야 한국 정부도 관심을 더 가져주고 전 세계인들도 동참해 북한 민주화의 큰 활력소를 넣어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성민: 북한 동포들이 남조선 드라마를 많이 보지 않습니까? 시디를 통해 보거나, 출판물과 라디오를 접하거나 이런 것들이 그래도 최근의 북한주민들의 의식 변화에 영향을 주었다거나 그리고 북한주민들이 그런 외부 소식을 접하게 한 기본 중추적인 역할은 탈북자들이 했다고 봅니다. 확신을 하고 있고요. 이런 것들이 가만히 따지고 보면 몇 개 탈북자 단체에 의해서 혹은 정말 200명도 될까 말까 할 소수의 탈북자들에 의해서 벌어지고 있어요. 실제로 탈북자 3만여 명이 휴대전화 한 대씩을 가족에게 보낸다고 생각해 보세요. 저들이 라디오에 동참하고 저들이 삐라 살포에 동참하고 이렇게 될 때 그 영향은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혹은 전 세계 정부들에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데에 희망을 갖고 있고요. 보다 적극적인 협력관계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성민 대표는 북한 당국자들 새해를 맞아 국제사회가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가 북한 내의 북한 주민들이나 국제사회로부터 큰 타격을 받을 날도 맞이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성민: 북한주민들이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탈북자들이 노력과 함께 미국이나 유엔이 드디어 북한에 대해서 정의와 원칙에 칼을 빼들지 않았습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면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보내야 한다거나 그리고 미국사회가 북한에게 더 이상 속지 않으려는 입장은 사실 김정은 정권으로 하여금 큰 딜레마에 빠지게하고 충격에 빠지게 할 겁니다. 길은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되지요. 정말 국제사회 원칙에 부응하게 북한사회 변화를 주도적으로 만들건지 아니면 국제사법재판소로 끌려가든지 아니면 민주주의를 바라는 북한주민들의 항거에 부딪칠건지 몇 가지 옵션이 있는데 저는 북한 당국자들이 김정은 정권이 이런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이제라도 개혁개방의 길로 나가야 된다라고 강조하고 싶고요.

자유아시아방송에서 ‘김씨 일가의 숨겨진 진실’을 방송하는 탈북자 김주원 씨는 지난 12월 22일 자 방송에서 북한의 송년회를 회고했습니다.

외국에 나갔던 사람들이 송년회에 참가하면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이 해당 나라들의 대표적인 술 들이었습니다. 중국의 모태주(茅台酒), 러시아의 보드카(vodka), 인도의 올드몽크(old monk)와 같은 이름난 술들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됩니다. 중국에서 가져온 모태주 한 병이 중국 돈으로 1천 위안이라는 말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시가로 계산해도 술 한 병이 155달러가 됐습니다. 먹을 것이 없는 사람들은 소나무껍질을 벗겨 먹고 두부나 술을 만들고 남은 비지로 연명했습니다. ‘망년회’ 라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김정일에게 기생충처럼 붙어사는 하수인들도 가난의 그 세월 온갖 특제품들로 송년회를 즐겼습니다. 수백만 인민이 굶어 죽던 ‘고난의 행군’ 시기 김정일은 자신의 무능력을 감추기 위해 서관희 농업비서에게 간첩 혐의를 들씌워 처형했습니다. 해마다 송년회를 맞을 때면 북한에서 겪던 ‘고난의 행군’이 떠오릅니다. 올해 송년회는 통일된 조국에서 북한의 인민들과 함께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