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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화산책

통일문화산책(북한주민의 수령 신년사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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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북한주민은 새해 첫날부터 학습을 합니다. 매해 그러했듯이 올해도 신년사를 공부하고 외웁니다. / 지난 1월 1일 발표 된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주민들이 예상외의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새해 들어 북한주민들은 수령의 신년사를 공부합니다. 북한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자기 계발을 위한 공부에 열중합니다. 남북한은 다 같이 공부를 많이 하고 학습을 열심히 하는 곳이라고 봅니다. 오늘은 공부하고 학습하는 남북한 주민의 모습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에서 수령의 신년사 공부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임채욱 선생: 북한주민은 새해 첫날부터 학습을 합니다. 매해 그러했듯이 올해도 신년사를 공부하고 외웁니다. 직장마다 신년사 학습열기가 매우 높습니다. 당분간은 업무보다 신년사 학습에 더 매달려야 할 것 같습니다. 잘 못 외우는 사람은 고통이 크겠지만 그래도 억지로라도 외웁니다. 주민들 중에는 물론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고 대충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충했다간 자기가 손해를 볼 터이므로 일단은 열심히 외워야 합니다. 독보회 형식으로도 외우고 문답식으로도 외웁니다. 개별적으로도 외우고 집체적으로도 학습합니다.

북한주민들은 신년사 외에도 정치사상과 관련되는 학습을 늘 한다는데요?

임채욱 선생: 그렇지요. 김정일, 김정은 명언학습, 누구누구 따라 배우기 운동, 긍정 감화교양 같은 형태로 학습을 하는데, 가령 김정일 명언학습이라면, 김정은이 쓴 연설이나 문헌에서 뽑은 말들을 익히도록 하는 것을 말하고 누구 따라 배우기 운동은 김정일 문풍따라 배우기 운동, 숨은 영웅들의 모범 따라 배우기 운동, 정춘실 따라 배우기 운동처럼 모범되는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대로 따라 하도록 하는데 목적을 둔 학습이지요. 여기에서 김정일 문풍 따라 배우기 운동을 보면 김정일이 하는 말의 내용뿐 아니라 억양, 음색 등의 형식까지도 그대로 배우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당이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며 행동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을 요구하다보니 문풍까지 따라 배우라고 하는 것이고 이는 곧 말하고 글 쓰는 것까지 수령을 닮으라고 요구하는 것이 되지요.

긍정감화교양은 무엇을 말하는지요?

임채욱 선생: 긍정감화교양은 각계각층, 여러 분야 북한주민들이 행한 모범적인 노력사례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감화시키려고 하는 교양 방법을 말합니다. 부정적인 현상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조그만 일도 모범이 된다 싶으면 ‘긍정적인 모범’으로 일반화시키는 거지요. 가령 생산현장에서 조그만 혁신을 해도 그것을 미화, 확대해서 모두에게 널리 알리고 대중운동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주민들의 노력경쟁을 끌어내려는 수단이지요.

정치사상학습의 현장을 소개해 보신다면?

임채욱 선생: 북한영화에는 아침 정치사상학습이 시작될 때 그걸 피하려고 동료에게 “난 출장가야 해”하면서 피하는 장면도 있고 ‘사람과의 사업’이 무엇이냐 라는 교육담당자 질문에 답을 못해서 쩔쩔매는 장면도 나타납니다. 또 엉뚱한 대답을 해서 웃음을 사게 하는 사례도 보입니다. 실제 학습을 문답식으로 경연대회를 연 현장을 보면 서로 묻고 대답하는 가운데 승부를 겨루는데, 먼저 한 쪽 출전자가 뽑힌 문제를 가지고 상대방에게 질문하면 상대방이 답변을 하고 이쪽을 대해서도 질문을 하면 이 쪽 사람이 답을 하는 식이지요. 이런 문답식 경연은 지역단위로도, 학교단위로도 하고 전국경연대회도 열고 있지요. 전국경연대회에는 상품도 푸짐하게 걸려 있지요. 그런데 이런 경연대회에 대표로 뽑히면 영광스럽긴 한데 또한 실수할 까싶어 부담도 크기에 될수록 안하려는 경향도 있지요.

북한주민들은 정치사상학습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공부를 많이 하는 것 아닙니까?

임채욱 선생: 북한노동법에는 하루 8시간 노동, 8시간 휴식, 8시간 학습이 규정돼 있지요. 그럼 자는 시간은 언젭니까? 바로 8시간 휴식이 잠자는 시간입니다. 8시간 노동, 8시간 수면, 8시간 학습, 이렇게 되는데 그러면 8시간 동안 공부해야 하는데 누구나 그렇습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하루 최소 2~3시간은 공부를 해야 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정권기관 간부들은 1977년 이래 토요학습회에 정기적으로 참가해왔고 대학교수들도 ‘김일성노작 1만페지 읽기운동’을 전개해 왔으니 가히 학습의 땅이지요. 공부를 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하지만 그 공부가 북한에서처럼 자기발전이나 성취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시책 내용을 익혀야 히는 것이라면 괴로운 일이겠지요. 북한주민들은 겉으로는 정치학습이 신성한 의무라고 말하겠지만 정말 그럴까요? 진절머리를 낼 일이지만 말을 못하겠지요.

북한주민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신년사’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마다 강요에 의해 ‘신년사’를 외우지만 주민들은 신년사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소식인데요. 북한내부소식 김지은 기자의 보도 들어 보시지요.

김지은: 지난 1월 1일 발표 된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주민들이 예상외의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신년사 내용을 따져본 주민들은 새해에도 주민동원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3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당 제7차대회가 열리는 올해 강성국가 건설의 최전성기를 열어나가자’고 새해 아침부터 요란을 떠는데 1년 동안 온갖 주민동원에 끌려 다닐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은 해마다 신년사에서 ‘강성국가’, ‘경제강국’과 같은 거창한 구호들을 외치고 있지만 인민생활은 조금도 나아진 게 없다”며 신년사에서 뭐라 주장하건 인민들은 장마당을 통해 스스로 자신들의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내부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자유아시아방송 ‘북한은 오늘’을 진행하는 문성휘 기자가 북한의 신년사에 관련한 내용을 분석했습니다. 함께 들어보지요.

문성휘: 북한 주민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설 명절 기간에 ‘신년사’를 거듭 청취하면서 기본내용을 외워야 하는 관계로 새해 첫날부터 편안치 못한 하루를 보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새해를 맞는 북한인민들이 김정은의 ‘신년사’ 관철을 위해 한 사람같이 떨쳐나선 것처럼 북한당국은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지방의 인민들은 고단한 노력동원과 끝이 보이지 않는 건설에 지쳐 일찌감치 주눅이 들어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한국에서도 자기계발이나 성취를 향한 개별적인 노력은 대단하지요?

임채욱 선생: 미국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열을 말하기도 하는데, 교육열만 말한다면 한국을 따라올 나라가 없을 정도지요. 대학 진학률을 보세요. 세계적이지요. 거기다가 어지간하면 대학원까지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또 온갖 사회교육의 기회는 또 얼마나 많습니까? 동 단위로 영어, 중국어, 일어를 배울 수 있게 하는 제도라든가 관심과 열성만 있으면 취미분야에서도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돼 있죠.

남북한 학습열기를 비교한다면?

임채욱 선생: 별로 의미 있는 비교는 아닙니다만 일단 남북학생들은 다 같이 공부 열심히 하는데는 세계적이지 않을까요? 한국학생들도 공부하는 시간이 많고 과외수업까지 맹렬히 하는데 북한학생들도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가로등 밑에서도 책 보는가 하면 기숙사 화장실에서도 공부하는 학생들 이야기는 흔한 편이지요. 북한에서는 통치자들이 앞장서서 학습을 강조했지요. 김일성은 혁명을 하려면 학습이 중요하다면서 그 자신 책을 늘 책을 읽었다는데 사망하기 전날에도 소설을 읽었다고 합니다. 김정일도 고등중학교 때 이미 2천권의 책을 읽었다니 사실이라면 대단하지요. 김정일 역시 사람은 일생동안 책을 읽어야 한다면서 학습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의 학습강조는 다분히 의도적인 면도 있지요. 하지만 상대방 학습열기에서 좋은 것을 찾아내려는 자세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