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풍 :: 통일문화산책(남북한 어린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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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성산 유원지에서 열린 국제아동절 기념 행사 모습.
북한 대성산 유원지에서 열린 국제아동절 기념 행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한국에서는 1957년에 ‘어린이 헌장’을 선포하고 1970년부터는 공휴일로 지정돼 하루를 마음껏 즐기는 어린이날이 되고 있지요.

 

백과사전 위키백과에 어린이날(Children's Day)은 여러 나라에서 기념일로 정해져 있는 날로, 이날에는 특별히 부모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어린이가 평소에 가지고 싶어했던 물건 등을 선물해주기도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어린이날이 5월 5일이지만, 북한은 6월 1일 그리고 나라와 종교·문화권 등에 따라 기념일이 각각 다르다고 합니다. 통일문화산책 오늘도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남북한 어린이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남북한 어린이날이 다르지요.

 

임채욱 선생: 네, 푸른 5월에는 어린이를 위한 날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는 어린이날이란 표현은 없고 어린이와 관계되는 날은 6월 1일과 6월 6일이 있습니다.

 

어린이날 표현이 없는 것은 어떤 연유가 있는가요?

 

임채욱 선생: 6월 1일은 국제아동절로 그전 공산권에서 기념하던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고 6월 6일은 조선소년단 창설기념일로 소년단 어린이들의 기념일이지요. 소년단 어린이 나이가 만 7살부터 14살까지니까 한국에서 초등학교 6학년 나이까지에 해당되는 어린이들이지요.

 

국제아동절을 설명하신다면?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 1950년부터 기념했으니까 올해 6월 1일이 67주년 기념일이 됩니다. 국제아동절은 1949년 9월 모스크바에서 공산권 여성단체인 국제민주여성연맹이 6월 1일로 정한 것인데 이 6월 1일은 나치스 독일군이 1942년 6월 체코슬로바키아 수도 프라하에서 수많은 어린이를 학살했다는 사실에 근거해서 이 어린이들을 추모하자는 뜻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조선소년단 창설일은 어린이날이라고 보기가 좀 어렵지 않나요?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 어린이 범위를 몇 살까지라고 정한 건 없지만 6월 1일 아동절에는 유치원이나 애육원, 애육원은 어린 고아를 맡아 키우는 곳입니다만 유치원과 애육원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하는 편이어서 6살에서 만 14살까지의 어린이에겐 기념일이 없는 셈이지요. 그래서 소년단 창설일이 어린이날을 대신한다고 볼 수도 있는 거지요.

 

그럼 소년단 창설일에 큰 행사를 합니까?

 

임채욱 선생: 소년단에 입단하는 어린이에게는 아주 뜻있는 날이 되지요. 입단식 행사는 꽤 중시되는 것인데 붉은 넥타이를 매주고 소년단 뺏지를 달아주면서 혁명을 이을 후비대가 될 것을 강조하는 날이기에 소년단 입단 당사자에겐 이를 뜻있게 받아들이는 날이 되지요.

 

북한에서 유치원이나 애육원 어린이를 위한 국제아동절 행사는 어떻습니까?

 

임채욱 선생: 비교적 성대하게 열어왔지요. 김정은도 매년 애육원을 방문해서 어린이 사랑을 보여주는데 올해도 그렇게 하겠지요.

 

국제아동절이나 소년단 창설 기념일을 한국의 어린이날과 비교하기에는 범주상의 문제가 약간 있겠습니다만, 기왕 말이 나왔으니 한국 어린이날도 설명해 주시지요.

 

임채욱 선생: 어린이날 5월 5일은 처음에는 5월 1일이었어요.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하던 그 시절 일본대학에서 아동예술과 아동심리학을 공부한 방정환(1899~1931)선생은 1922년 5월 1일 여러 동지들과 ‘어린이날’을 제정합니다. 그는 이듬해 1923년 3월에는 <어린이>라는 아동잡지를 창간하고 5월 1일에는 어린이날 기념식을 엽니다. 이 기념식에는 서울시내 소학교 학생 1천여 명이 모였고 기념식 후 200명 소년들은 서울을 4구역으로 나눠서 행진도 했습니다. 행진하는 도중에는 ‘어른에게 전하는 부탁’ 전단과 ‘어린이에게 전하는 부탁’ 전단을 나눠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5월 5일로 된 것이지요?

 

임채욱 선생: 5월 1일은 마침 만국노동자들의 축제일인 메이데이였지요. 그러다보니 좌익활동가들이 이날을 소년운동의 날로만 보지 않고 계급해방운동의 뜻도 겸하는 날로 보게 됩니다. 당초 방정환선생도 어린이를 종래의 윤리적 압박과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을 목표로 했지만 계급해방과 같은 인식은 없었는데 좌익은 무산소년운동을 내세우면서 대립을 벌여갔지요, 이렇게 되다 보니 1927년 5월 1일에는 어린이날 기념행사도 따로따로 열렸지요. 이에 서로 비판을 하다가 1928년 다시 함께 기념행사를 열었지요. 이때는 전국에서 어린이 50만명이 참가했다는 기록을 남기지요. 하지만 1년도 안돼서 또다시 분열하게 됩니다. 무산소년운동을 주장하는 좌익이 소년운동단체를 장악해서 방정환선생이 이끄는 단체인사들을 쫓아내버립니다. 이처럼 좌파와 우파의 주도권 쟁탈 여파로 어린이날 기념행사는 두 쪽으로 쪼개졌고 그 뒤 다시 합해졌다가 하면서 행사만은 1937년까지 이어졌지요. 1937년 이후부터 광복되던 1945년까지는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중단된 것은 당연하고요.

 

그럼 5월 5일은 광복 후에 바꿔진 것이겠네요?

 

임채욱 선생: 그렇지요. 광복 후 어린이날 부활을 말씀 드리기 전에 한 가지 언급할 것은 우리나라 어린이날을 제정하는데 주동이 된 소파 방정환선생은 1931년에 별세를 합니다. 그는 아동교육가였고 아동문학가였으며 아동인권운동가이고 독립운동가였지요. 그가 좌우익의 어린이날을 둔 상징쟁탈전을 보면서 눈을 감았는데 눈을 감는 그 순간에도 소년사랑을 실천했다고 하지요. 광복 후 어린이날 부활을 논의하던 소년운동권은 1946년부터 5월의 첫 일요일인 5일을 어린이날로 바꾸었지요. 이에 대해서는 5월 1일 메이데이를 피해서 정했다고도 보기도 하는데, 5일이 마침 마르크스 생일이어서 좌익에서도 묵인한 것 아니겠느냐는 추론도 있을 수 있지요. 어떻든 1946년 5월 5일 광복 후 첫 어린이날은 서울 종로에 있는 휘문중학교 교정에서 열렸는데 이날 국민의례가 어떠했는지는 알려지지 않는데, 남녀 4명의 어린이가 ‘800만 소년-소녀의 선서문’을 낭독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다시는 집도 말도 빼앗기지 않고 새날 새 조선의 주인으로써 열심히 배우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날 여운형 같은 정치인이 축사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 뒤 어린이날은 계속 이어져 오는 거군요.

 

임채욱 선생: 한국에서는 1957년에 ‘어린이 헌장’을 선포하고 1970년부터는 공휴일로 지정돼 하루를 마음껏 즐기는 어린이날이 되고 있지요. 그리고 5월 1일부터 7일까지를 아예 어린이주간으로 정해서 온갖 기념행사를 하고 있지요.

 

다른 나라도 어린이날이 있다고 아는데요?

 

임채욱 선생: 네. 있는 나라도 있고 없는 나라도 있네요. 미국, 영국, 프랑스는 어린이날이 없다고 하네요. 캐나다는 있고 동북아시아는 대체로 있고 옛 공산권은 6월 1일 국제아동절을 그전처럼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홍콩이나 대만은 중화민국정부가 1931년에 제정한 4월 4일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데 홍콩은 중국영향으로 6월 1일로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좀 특이한데 남자어린이는 5월 5일로 공휴일인데 여자어린이는 3월 3일로 법정공휴일이 아니라고 하는군요.

 

남북한의 어린이날과 국제아동절 행사를 비교한다면 어떻습니까?

 

임채욱 선생: 한국에서 어린이날은 어린이 단체 등 민간부문이 주가 돼서 나름대로 성대하게 준비한다면 북한은 당국의 지도 밑에 민주여성동맹이란 부녀단체가 아주 조직적으로 행사를 실시하고 있지요. 행사내용을 사회주의 보육체계가 우수하다는데 두다 보니 한국 어린이는 썩고 병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들어 가고 있다고 비난하는 것도 매년 빠지지 않지요. 무엇보다 북한에서 국제아동절이나 소년단창설기념일은 공휴일이 아니란 점은 ‘세상에 부끄럼 없어요’라는 구호를 무색하게도 하지요.

“오월은 푸르고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 날 우리들 세상” 어린이날 노래의 한 구절처럼 ‘어린이 날 우리들 세상’이 남북한에서 같아지는 날이 언제 오려나요? 이날이 남북한 (1천만) 어린이가 진정 행복해지는 어린이날이 되겠지요.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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